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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이명박 만났다···"문재인 정부는 강도"

'양춘방래' 적힌 난 선물, UAE 원전수주 이슈에는 '침묵'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8.01.03 16:54:01

[프라임경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연이어 예방했다. 보수원로들과 잇달아 환담을 나눈 홍 대표는 현 정부와 여당의 적폐청산 및 6월 개헌추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재확인했다.

그는 특히 이 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좌파정권 들어서 SBS도 뺏겼고 부산 KNN도 회장이 물러났다"며 "(현 정부는)적폐가 아니라 강도"라고 말해 공영방송을 중심으로 한 경영진 교체 및 개혁 작업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해 이 전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뉴스1

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중구에 위치한 김종필 전 총재의 자택을 방문한 뒤 20여분 이상 머물렀다. 이후 오후 2시20분경 이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무실로 이동한 홍 대표는 '양춘방래'(마침내 따뜻한 봄이 온다)라 적힌 난을 선물했고, 배석자들과 함께 5분여 동안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앞서 취재진에게 공개된 두 사람의 대화는 대부분 현 정부에 대한 비판과 야당으로서의 역할론에 무게가 실렸다.

이 전 대통령은 "안보와 경제 등 모든 사회 환경이 가장 어려울 때 (한국당이)야당을 하고 있다"며 "이럴 때 야당이 건강해야 국정에 도움이 되는데, (정부가)야당을 동반자로 생각해야 한다"고 입을 뗐다.

이에 홍 대표는 "쉬울 때 야당을 하면 존재 의미가 없다. 어려울 때 야당을 해야 훨씬 재미있다"며 "운동권 정권인 지금 정부가 능력이 없으니 곳곳에서 부작용이 나올 것인 만큼 올해는 우리가 신나게 야당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 전 대통령이 기자들을 의식한 듯 "야당이 강하게 하려면 정부의 긍정적인 측면도 이야기 해야지 부정적인 면만 얘기하면 협력이 안 된다"고 중재했지만 홍 대표는 "(이 정부에)긍정적인 면이 딱 하나 있는데 쇼는 기가 막히게 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면담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특사파견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태옥 대변인은 예방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이 전 대통령이)외교·안보,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야당 대표를 맡아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맡은 만큼 야당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야당 대표로서 잘해주길 바란다는 주문 겸 덕담 위주로 이야기가 오갔다"고 전했다.

특히 정부와 여당이 6월 지방선거와 개헌투표를 연계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국가 정체성을 언급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명확히 했다.

정 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이 개헌에 대해 어려 주문과 걱정을 했다"며 자유민주주의 시장가치는 국가 정체성과 직결됐는데 그 정체성이 흔들릴지도 모르는 만큼 야당이 개헌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중심을 잡아주기 바란다고 하셨다"고 밝혔다.

한편 UAE 원전 수주 관련 이야기가 오갔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정 대변인은 "전체적으로 배석자가 많고 이야기를 꺼낼 분위기가 아니어서 얘기 자체가 안 나왔다"며 "현 정국에 대한 이야기가 주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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