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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로 본 카드사 한 해 걷이①] 얼어붙은 수익에 발 동동

 

김수경 기자 | ksk@newsprime.co.kr | 2018.01.04 15:26:41
[프라임경제]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붉은 닭의 해' 정유년이 지나고 '황금 개의 해' 무술년이 밝았다. 카드시장의 머니 트렌드를 주도하기 위한 당연한 움직임이지만 특히나 지난해 악재에 시달렸던 카드사 수장들은 연초부터 더욱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역시 일찍부터 카드업계에 위기론이 대두한 만큼 이에 대응한 전략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작년 마케팅이나 신사업 등에서 불안정했던 부분들을 올해 보완하려는 모습이 눈에 띈다. 이는 각 카드사 사장들의 신년사를 살펴도 쉽게 감지된다.  

◆'비상경영체제 돌입'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수익 성장에 초점·방점"

2일 시무식에서 임영진 사장은 "성장기 외형 중심에서 벗어나 수익 자산 중심으로 영업 정책을 전환해야 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전사 자원을 고수익 자산 중심으로 우선 집중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상품에 대한 투자를 통해 상품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신한카드

지난해 신한카드는 악화된 경영 환경에 적절히 맞서지 못한 채 고배를 마셨다. 신한카드의 작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26% 증가한 7806억원이지만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7.3%가량 줄었다. 별다른 일회성 이익이 반영되지 않은 3분기 실적만 보면 15.7%나 감소했다. 

올해 비상경영체제까지 들어간 신한카드의 수장인 임 사장이 신년사에서 '수익'을 강조한 이유를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이에 임 사장은 수익 성장을 위해 작년에 옮긴 새 보금자리에서 △디지털 혁신 가속 △할부금융과 리스사업 전용 플랫폼 구축 △신사업 기회 발굴 △글로벌 사업 성과 창출 가시화 등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창립 30주년도 디지털'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3위와 격차 확대"

업황이 불안한 와중에도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을 7.6%까지 끌어올린 원기찬 사장은 올해도 작년처럼 '디지털 1등'을 외쳤다.

ⓒ 삼성카드

삼성카드는 지난해 온라인 자동차 금융서비스 '다이렉트 오토', 빅데이터 기반 개인별 맞춤혜택제공서비스 'LINK', CSV(Creating Shared Value) 경영의 일환인 모바일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 등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가시화한 바 있다.

2일 사내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시무식을 한 원 사장은 "2018년 디지털 DNA를 바탕으로 경쟁사와의 격차를 확대해 '디지털 1등을 넘어서는 진정한 일류(一流)회사'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카드는 2016년부터 2위 자리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삼성카드 창립 30주년인 올해 원 사장은 업계 2위를 완전히 굳히고자 △데이터 분석 및 디지털 기반 개인화 마케팅 △온·오프라인 채널 유기적 연계 △도전하는 조직문화 구축 △사회적 가치 창출 등을 추진 방향으로 제시했다. 

◆'위기 극복'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변화한 카드사"

최근 5년 사이 수익이 곤두박질 난 KB국민카드는 올해 수장으로 이동철 사장을 택했다. 이 사장은 KB금융지주에서 국민·주택은행 합병, 뱅크 인터내셔널 인도네시아 인수, 외환은행 인수, 현대증권 인수까지 등 주요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경험이 있는 인물이다.

ⓒ KB국민카드

이 사장의 부임과 함께 KB국민카드는 악화된 카드업계의 수익성 감소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해외시장 진출 및 신 사업 발굴 등을 통해 경영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중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 사장은 시무식 및 취임식에서 "KB국민카드가 수많은 위기에서 보여준 단결력과 추진력은 가장 큰 저력이자 힘"이라며 "1등 카드사라는 성공 DNA를 다시 일깨워 새롭게 변화된 KB국민카드를 보여달라"고 역설했다.

특히 KB국민카드는 이 사장과 함께 신한·삼성카드와의 국내 경쟁보다는 해외 진출에 좀 더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작년 행보에서도 알 수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4월, 8월에 미국 한인가맹점 대상 신용카드 매입사 UMS, 미국 한인은행 BOH와 제휴를 맺었다. 또 같은 해 9월 미얀마 중앙은행에 현지 대표 사무소 설립 인가를 받았다.

이 외에도 이 사장은 디지털 마케팅 회사로 변화하는 전기 마련을 위해 △창의·역동적인 조직 구축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본업 경쟁력 강화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KB금융그룹의 성장에 선도적 역할 수행 등 3대 핵심과제에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포부를 내보였다.

◆'디지털화로 혁신'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금융사업 한계 돌파"

현대카드는 지난해 3분기 19.66% 늘어난 1838억원의 누적순이익을 시현했지만, 다른 카드사와 마찬가지로 8월부터 시작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 탓에 3분기 개별 성적은 12.9% 줄었다. 

ⓒ 현대카드

3일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정 부회장은 "이미 카드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적자가 난지는 오래됐다"고 솔직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지난해 현대카드는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고자 다양한 디지털화사업을 펼쳤다. 지난해 8월 인공지능 챗봇서비스 '현대카드 버디(Buddy)'를 오픈했다. 또 블록체인기술을 활용해 로그인 절차를 간소화한 '통합 로그인' 서비스도 내놨다. 아울러 카드 플레이트의 혁신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같은 기조를 올해에도 계속 이어가려는 듯 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악화된 2018년을 기회로 삼아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는 시기로 만들고자 한다"며 "현대카드는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디지털화)'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갖고 도약의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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