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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키워드] 조선업계, 비장한 새해 목표 '생존'

원가경쟁력 확보로 일감 확대 절실…안전 중요성도 강조

전혜인 기자 | jhi@newsprime.co.kr | 2018.01.04 11:46:54

[프라임경제] 긴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업계는 무술년 새해에도 여전히 '생존'을 최대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말부터 시작된 수주 절벽이 시간차를 두고 지난해부터 매출 감소로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조선 빅3 △현대중공업(009540) △삼성중공업(010140) △대우조선해양(042660, 이하 대우조선) CEO들은 새해 신년사를 통해 한 목소리로 일감 부족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수주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조선 빅3, 일제히 "원가경쟁력 확보 필요"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지난해 수주는 다소 나아졌으나 여전히 일감 부족으로 건조량이 줄면서 매출이 10조원대로 떨어졌다"며 "올해는 우리가 지금까지 겪어본 적 없는 엄중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왼쪽부터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 ⓒ 각 사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는 지난해보다 높여 잡았지만, 매출 목표는 오히려 2조원 가량 줄어든 7조9870억원으로 설정했다. 이는 조선업 호황기였던 10년 전과 비교해 약 60% 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해양사업은 몇 달 후 일감이 완전히 바닥을 드러낸다는 것이 현대중공업 측 설명.

더욱 문제는 수주량의 감소와 더불어 해외 경쟁업체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선가 역시 과거 호황기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감소하고 있다는 것. 이에 조선사들은 수주를 확대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을 원가경쟁력으로 설정하고 그에 대한 임직원의 노력을 촉구했다.

강 사장은 "지난해 우리의 텃밭으로 생각하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에서마저 중국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며 "건조량이 줄면서 고정비 비중이 높아지고 원자재 가격은 올라 우리의 원가경쟁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생산성을 높이고 자재비 절감을 실현하기 위해 △조선 생산조직의 공정별 운영 및 도크별 선종 전문화 △엔진 주요 기능품 국산화 △전략적 기자재 구매 △설계품질 향상 등 다양한 방법과 함께 긴축 경영을 유지할 것을 시사했다.

올해 새롭게 삼성중공업의 대표이사로 선임된 남준우 사장도 안정적인 일감의 적기 확보를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 원가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대형 해양프로젝트 공정 준수에 기반한 신뢰 회복 △현장 개선활동 적극 동참 △설계 개정 최소화 및 물량 감축을 통한 비용절감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삼성중공업은 올해 경영규모 축소에 대비하고 사업 전반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전체 조직 수를 89개에서 67개로 축소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또 임원 수도 기존 72명에서 50명으로 30% 가량 축소했다.

남 사장은 "향후 안정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며 "지난 2016년 한 마음 한 뜻으로 유상증자를 낸 것처럼 이번에도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하자"고 임직원들의 동참을 당부했다.

조선업계는 기술경쟁력과 원가경쟁력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일감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대우조선이 건조한 세계 최초 쇄빙 LNG 운반선 모습. ⓒ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 역시 "그동안 기술력에 있어서 세계 최고라고 자만심에 빠져있을 때 유럽의 크루즈 전문 조선소들은 새로운 기술로 무장하고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고 있었다"며 "지난해 경험했던 두 차례 수주 실패는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 가격과 기술에서 근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한다는 현실을 가르쳐줬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객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 품질을 확보하고 철저한 리스트 관리를 통해 프로젝트의 수익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정 사장은 회사의 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관리체계 부실에서 찾고 "표준과 절차에 기반을 둔 업무프로세스를 정착하고, 이를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전략과제의 실행을 통해 성과를 창출해 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오는 2020년까지 진행 예정인 구조조정 자구안에 대한 실행 의지도 언급했다.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7조원 규모의 공적 자금을 지원받아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한 만큼 외부와 약속한 자구계획 목표는 반드시 달성해 기업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질적 개선책' 안전 관련 중대재해 절감 다짐

한편, 조선업계는 매해 반복되는 안전사고와 관련된 개선 다짐도 빼놓지 않았다.

강환구 사장은 "지난해 우리 회사는 어려운 사업 환경에서도 과감한 투자를 통해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에 힘쓰고 임직원의 안전의식을 높였다"며 "중대재해를 대폭 줄였고 기본과 원칙을 준수하는 회사 고유의 안전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통합안전교육센터를 건립하고 안전관리체계 내실화를 이뤄내 '중대재해 없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안전교육센터에서 개설될 70여개의 교육 과정 대부분을 관련 자격 취득과정으로 운영하고 실습을 통해 실질적인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거제조선소에서 발생한 크레인 충돌 사고로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한 삼성중공업 역시 안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 삼성중공업은 사고 후 △안전관리 조직 확대·강화 △안전 최우선 경영을 위한 신 안전문화 조성 등의 내용을 담은 안전 실천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발표한 바 있다.

남준우 사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을 대하는 우리의 인식"이라며 "나의 안전은 내가 먼저 챙기고 어디서나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작업하고 나아가 동료가 안전하게 일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에 관한 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와 언제든지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며 "안전 수칙을 지키는 동시에 고위험 작업 관리 등 위험예지활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안전을 실천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의 실천 의식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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