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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의 스포츠세상] '스포츠 강국'에서 '스포츠 선진국'으로

체계적 체육시설 활용 계획 및 다양한 생활체육 프로그램 통한 인프라 조성 관건

김재현 칼럼니스트 | agent007@dreamwiz.com | 2018.01.09 10:39:57

[프라임경제] '스포츠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로 '모든 국민이 스포츠를 즐기는 활기찬 나라'를 선정했다. 삶의 증진과 건강한 나라를 위한 복지수단으로 생활체육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공공 스포츠클럽 증대 및 생애주기별 맞춤형 스포츠 프로그램 등을 통해 누구나 언제든지 생활체육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스포츠 선진국인 미국은 인구 5000명당 1개의 실내체육관이 설치돼 있으나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인구 5만7000명당 1개로 인구 대비 체육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많은 지자체에서 시민들이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과 함께 예산을 들여 체육시설을 증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체계적인 시설 활용 계획과 지역주민의 의견 및 수요를 반영하지 않은 체육시설의 증대는 무분별한 예산 투입과 자생력 부족으로 인한 적자운영이 초래되어 지역주민들은 스포츠시설이 들어서는 것이 때로는 부담스럽고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된다.

인구 수 100만 용인시의 경우 의원연구단체인 'sports city-용인'과 '생체+'를 통해 용인시의 체육 및 관광 발전과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연구 진행을 하고 있으며 인구 대비 비교적 부족한 체육시설을 보완해 스포츠 도시를 조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3200억원을 들여 준공된 용인시민체육공원은 무분별한 체육시설 증대와 과잉투자라는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이미 용인에 스포츠 경기장 종합단지인 용인종합운동장이 존재하고 있고 용인시민체육공원은 교통이 불편하여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당초 용인시민체육공원의 경우 국제대회나 프로축구팀 유치를 통해 체육 랜드마크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활용계획 없이 설계돼 비효율적인 실내구조로 인해 시설의 입점이 어려우며, 예산 부족으로 인해 보조경기장이 들어서지 않아 각종 대회 유치가 불가능해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단순히 각종 대회 및 이벤트 개최를 위한 시설 증대에서 벗어나 1차 수요자인 용인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다양한 커뮤니티 및 시설 활용 계획 수립을 통해 체육 시설 자체를 이용하고 소비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지리, 교통, 인구 특성에 맞춘 프로그램 개발과 스포츠마케팅을 통한 각종 이벤트, 대회 개최를 통해 생활체육 참여율을 증가시켜 지역사회에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SC고양'이라는 브랜드를 창출한 고양시는 지자체 최초로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을 통합하여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동호회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 및 편의시설이 더해진 맞춤형 스포츠시설을 121개소까지 확충했다.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가 융합된 이벤트 유치를 통해 생산된 수익은 생활체육에 투자해 지역주민의 생애주기 특징에 맞춘 다양한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있다. 이는 곧 지역주민들의 생활체육 참여율을 3배나 증가시켜 스포츠 복지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모범 사례다.

캐나다의 경우 2010 밴쿠버 올림픽 때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열렸던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 경기장을 종합 레크리에이션 센터로 리모델링했다. 빙상은 물론, 농구, 축구, 육상, 배드민턴 등 다양한 스포츠 시설 확보를 통해 지역주민들이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또한 지역주민들을 위한 생활체육 유료 프로그램과 시설 부분 임대를 통한 수익 창출로 흑자 운영하고 있으며, 성인 스포츠 리그 운영을 통해 약 10만명의 방문객을 유치했다고 한다.

건축 공법 또한 스피드 스케이팅 날에서 착안한 글루램 V형 아치 형식의 건축방식으로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효율을 감안하여 여러 나라의 건축가들이 벤치마킹을 하기위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스포츠 시설은 유·무형의 가치가 존재한다. 체육시설의 활용 계획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과 생활체육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하는 것, 그로 인한 수익창출 활동이 다시 수요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진정한 '스포츠 도시', 더 나아가 '스포츠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릴적부터 참여한 스포츠 활동의 습관화는 먼 훗날 국적이 다르고 언어가 달라도 서로의 마음을 통하게 하는 좋은 무기가 될 것이다.

김재현 칼럼니스트 / 체육학 박사 / 명지대학교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  (사)한국스포츠마케팅진흥원 이사장 / 대한체육회 마케팅위원회 위원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 저서 <나는 이렇게 스포츠마케터가 되었다> <스포츠마케터를 꿈꾸는 당신에게> <기록으로 보는 한국 축구 70년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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