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4년중임 포기 언급-3월 데드라인 국회 압박 '개헌 양동작전'

2018-01-10 13:47:53

- 정부에서 안건 준비할 뜻 드러내…향후 직접 발의 결단은 미지수

[프라임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 논의에 속도를 내달라는 뜻을 2018년 대통령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회에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한 뒤 외교 및 안보는 물론 경제와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우선 "헌법은 국민의 삶을 닮는 그릇"이라고 비유하고 "(만든지) 30년 넘은 헌법으로 국민 의사를 정확히 담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1987년 체제'가 수명을 다했다는 문제의식으로 개헌을 통해 새 그릇을 만들어야 한다는 시급함을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 아이디어 등 다양한 2018년 정치 구상을 내놨다. = 임혜현 기자

이어 문 대통령은 "올해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는 지난 대선에서 여러 후보들의 공통된 약속이었다"고 짚었다. "국민투표를 따로 하면 국민의 세금 1200억원을 더 써야 한다"는 경제적 낭비 문제도 부연했다.

질문에서도 지방분권 개헌 등 다양한 각도에서 헌법 이슈가 거론됐다. 문 대통령은 중앙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대통령 4년 중임제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제 소신을 고집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지방분권이나 기본권 개편 등 여러 이슈가 논의되는 상황을 의식한 듯 문 대통령은 "국민투표 찬성을 얻을 수 있는 '최소분모' 속에서 (개헌 추진을) 가야될 것"이라고도 제언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국민의 기본권 등 삶의 질을 위한 개헌 이슈와 중앙권력 구조를 모두 안고갈 수 없는 경우에 대비해 후자를 내려놓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개헌 논의 과정에) 중앙권력구조를 어떻게 개편할 것인가 (개헌 속도를 심각하게 저해할) 갈등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개헌을 미룰 수도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만) 다음에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문제와 시스템적 선호, 정치적 유리와 불리 등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개헌 시간표를 망치면 곤란하다는 인식을 드러내고, 자신부터 이 문제에 대해 일부 포기를 할 수도 있으니 다른 요소들의 개헌을 서두르자고 역설한 셈이다.

일부를 내려놓더라도 빠른 개헌을 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다른 발언에서도 나타났다. 문 대통령은 "지방선거와 동시에 국민투표를 하려면 준비 시간이 촉박한데 청와대와 정부가 생각하는 '데드라인'은 언제냐?"는 질문에 "3월 중에 개헌안이 발의되어야 하지 않겠나?"고 말하고 "그렇다면 개헌특위에서 2월 말에는 합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그게 가능할지 (국회 상황을) 제가 살피겠다"면서 "그게(국회에서의 개헌 논의와 개헌안 마련) 기대하기 어렵다면, 정부가 이에 앞서 준비할 수도 있다"고 강수를 뒀다.

개헌안을 직접 발의하는 것을 지금 선언하지는 않더라도, 논의 기류 조성 등을 위해 개헌안 준비 작업 등을 통해 공론화를 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현행 헌법구조상, 우선 개헌안에 대한 발의가 있어야 한다. 발의는 국회의원 재적 과반수 또는 대통령이 할 수 있다. 국회가 빠르고 국민 의사와 시대적 요청을 잘 반영한 개헌안 준비 작업을 잘 마무리한다면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설 필요가 없는 셈이다. 

다만 국회의 안이든 대통령 발의안이든, 우선 국회 통과를 해야 국민투표에 부의될 수 있다. 정치적 갈등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대통령 직접 발의 형식으로 가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직접 발의 고려 발언을 빼고는 사실상 현재까지 띄울 수 있는 모든 초강수를 다 사용한 셈이다. 기본권 이슈 등 그간 오래 묵어온 다양한 안건들만 제대로 처리된다면, 일부 개인적 정치 선호 시스템 등에 대해서는 내려놓겠다는 제스처를 국회에 보냈다. 아울러 국회의 논의가 빨리 이뤄지도록 국민들의 여론 결집에도 사실적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도 보낸 셈이다.

문 대통령은 직접 발의 과정 착수나 다름없다는 정치적 해석을 우려한 듯 국회에서 개헌안 논의를 마치는 게 상대적으로 낫다는 취지의 발언도 내놨다. 그는 "국회가 의지를 갖고 정부와 협의해 마련하면 최대한 넓은 개헌이 가능할 것이고, 정부(대통령)에서 개헌안을 내놓으면 최소한의 개헌으로 좁힐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




임혜현 기자 tea@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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