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진's BYE] 포기의 역설 '콩코드 오류'

2018-01-12 11: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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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E(Back Your Effect)는 '당신의 영향력을 다시 찾자'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빨리 붙여 읽으면 '백유진쓰바이'로 읽히는데 이는 중국어의 실패(失败·shībài) 석패(惜败·xībài) 자백(自白·zìbái)과 독음이 비슷합니다. 독일어로 둘을 의미하는 zwei(츠바이 또는 쯔바이)로도 들리죠. 

이 모든 뜻을 포괄한 이 연재는 시대를 잘못 만난 제품들, 판단 착오에 따른 업체의 몰락 등을 살펴 역지사지·타산지석·반면교사 삼아 자신 안에 내재된 두 번째의 자신에게 성공의 이야기를 들려주자는 의미로 기획됐습니다. 

[프라임경제] 프랑스어로 '일치·화합·조화'를 뜻하는 콩코드(concorde)는 영국 항공사 브리티시 에어웨이즈(British Airways)와 프랑스 항공사 에어프랑스(Air France)의 합작품인 세계 최초 초음속 여객기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1962년 콩코드의 공동 프로젝트 개발에 착수한 영국과 프랑스는 해마다 프로젝트 예산에 2800만달러를 배정했습니다. 총 투자금액만 약 10억달러에 달했죠. 

사업 초기 콩코드는 파리에서 뉴욕까지 소요시간을 대폭 단축했을 뿐 아니라 세련된 디자인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경제 불황과 석유 파동이 닥치면서 상황은 악화되기 시작합니다. 탑승인원이 제한적인데다 연료소모량도 많아 기존 여객기와 비교했을 때 비효율적이라는 지적까지 잇따르면서 인기는 점차 하락했죠.

▲콩코드 여객기. ⓒ 구글 이미지 캡처

그럼에도 영국과 프랑스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 콩코드를 포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간 너무나 많은 금액을 투자한데다 '미국과 소련이 우주 기술을 주도한다면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여객기 기술은 유럽에서 갖고 있다'는 자부심을 쉽사리 놓을 수는 없기 때문이었죠.  

그렇지만 2000년 콩코드는 탑승자 109명 전원이 사망하는 폭발 사고가 발생하자 악화된 여론과 누적적자를 버티지 못하고 2003년 운항을 중단하게 됩니다.

여기서 탄생한 용어가 바로 '콩코드 오류'인데요. 잘못된 점을 인정하지 않고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더욱 깊이 개입하는 의사결정과정을 뜻합니다.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음에도 '본전이라도 찾아야지'라는 생각에 처음 결정을 계속 밀고 나가는 것이죠.

이를 경제학에서는 '매몰비용의 오류'라고 합니다. 매몰비용이란 이미 매몰돼 다시 되돌릴 수 없는 비용, 즉 의사 결정을 하고 실행한 이후 발생하는 비용 중 회수할 수 없는 비용입니다. 비싸게 구매했으나 착용감이 좋지 않아 보관만 하고 버리지 못하는 옷이나 신발 등이 대표적인 사례죠.

이 외에도 콩코드 오류의 사례는 사회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요. 먼저 필름카메라로 20세기를 주름잡았지만 디지털카메라로의 변화를 거부해 업계에서 뒤쳐졌던 코닥입니다. 다만 최근에는 비트코인의 핵심기술인 블록체인을 활용해 디지털 사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암호화폐 '코닥코인'을 선보이며 재기에 나서기도 했죠.

소니도 1979년 휴대용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 '워크맨'을 선보이며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우뚝 섰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급격한 디지털화에 대응하지 못해 뒤처지고 말았습니다. 때론 빠른 포기가 필요하다는 콩코드오류의 교훈을 미리 알았다면 이와 같은 위기를 겪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네요.

문재인 정부 들어 네 번째 감사를 진행 중인 4대강 사업에서도 콩코드 오류를 찾아볼 수 있는데요. 당시 정부가 어떤 의도를 갖고 이 사업을 추진했는지는 논외로 둬야겠지만, 이명박 정부가 핵심 정책으로 추진했던 4대강 사업은 2008년 12월29일부터 2012년 4월22일까지 약 22조원의 예산이 투입된 대하천 정비사업입니다. 

4년 만에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을 중심으로 보 16개와 댐 5개, 저수지 96개를 만들겠다는 것이 골자였는데요. 그러나 사업 시작 후 공사비 낭비 논란을 비롯해 여름철 녹조 현상이 심화되고 물고기 떼죽음 사태가 발생하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공사를 중단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주장하며 사업을 강행했는데 이 결과 우리에게 남은 것은 '녹조라떼'라는 오명뿐이었죠. 지난해 11월에는 영국의 유력일간지 가디언이 선정한 많은 비용이 투입됐지만 쓸모는 없는, 이른바 애물단지 '화이트 엘리펀트(White elephant)'에 포함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

영국의 정치인 윈스턴 처칠은 1941년 모교 졸업 축사에서 "포기하지 마라!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절대, 절대 포기하지 마라!"라는 명언을 남겼는데요. 그러나 콩코드 오류는 빠르게 포기하는 것이 더 나은 성공의 길로 이끌 수 있다는 역설을 보여줍니다.


백유진 기자 byj@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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