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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커리어, 가치관에 맞게 골라야 한다

 

선현주 코치 | hjsunlab@gmail.com | 2018.01.15 10:03:01

[프라임경제]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아들이 산업기능요원을 마치고 취업을 하려고 하는데, 회사 크기와 직무가 서로 다른 두 회사와 최종 임원 인터뷰가 같은 시점에 잡혀서 고민 중이라며 급히 코칭을 부탁해 왔다.

나는 먼저 코칭을 추천한 친구의 결정을 지지했다. 커리어 코칭이 최종 인터뷰에서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당락이 결정되는 임원 인터뷰에서 지원자가 자신의 답변에 진정성과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진정성과 일관성은 자신이 포기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그 가치와 지금의 선택을 연결할 수 있을 때 자연스럽게 표현되고 남과 비교해서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이어서 친구에게 당사자가 코칭을 받겠다고 하느냐고 물었다. 본인이 원했을 때, 코칭이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친구 아들이 내게 요청문자를 보내왔고, 우리는 일정을 정하고, 나도 준비에 들어갔다. 긴 시간 커리어를 꾸려 온 어른들은 쉽게 이해가 되는 것 중에 한가지가 바로 어디서 어떤 일로 커리어를 시작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중간에 커리어를 바꾸기도 하지만, 그건 노력이 많이 드는 일이다. 그렇기에 코치도 공부가 필요하다. 가장 먼저, 나는 본인에게서 지원하는 회사와 직무(가능하면 부서)에 대한 정보를 받는다. 관련 기사도 찾아보고, 해당 회사의 홈페이지에 나온 정보와 경영보고서도 읽어 본다. 혹시 회사의 채용담당자가 어느 임원과 인터뷰가 진행될지를 알려준 경우에는 그 임원의 커리어도 살펴본다.

다음 단계로는 이력서, 자기 소개서 그리고 본인이 뽑은 예상질문지를 받는다. 특히 예상질문지를 받아 보는 게 중요한데, 코치로써 청년이 자신의 상황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보고 있는지를 감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력서를 보면 질문이 나올만한 점이 예상질문지에서 빠져 있는 경우는 본인이 생각하지 못한 경우도 있지만 내 경험으로는 껄끄러운 경험에 대해 얘기하는 걸 피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인터뷰에서 당황하지 않으려면, 그런 질문을 직면하고 답을 준비하도록 도와야 한다. 어느 정도 양측에 대해 파악하고 나면, 본인과 면대면 코칭에 들어간다.

친구 아들과는 스카이프를 통해 영상 인터뷰가 이루어졌다. 인사가 오가고 내가 물은 첫 질문은 '이 직장에 취업되면 갈 거냐?'였다. 내 경험상, 많은 청년들이 일단 여러 개의 카드를 손에 쥐겠다는 생각으로 인터뷰를 접근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사회로 커리어 전환을 앞에 둔 청년들은 사회경험이 많지 않아서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면접에 경험이 많은 임원은 이직하지 않고 열심히 일할 사람을 찾고 있는데, 뽑아주면 올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다는 지원자의 마음은 진정성을 표현하기 힘들다.

인터뷰에서 '당신은 뽑아놓으면 곧 이직 할 것 같다'며 직설적으로 도전을 받기도 한다. 나의 첫 질문에 '네, 꼭 가고 싶습니다'라고 답을 하면, 그 다음 진행은 아주 수월하다. 왜냐면 자신의 의지를 나타낼 수 있는 스토리라인을 잡고, 그 다음에는 반복 훈련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만일 답변이 '그게,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하면, 코치와 함께 들여다 봐야 할 부분이 바로 본인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다. 다른 임원 인터뷰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그때 받았던 질문과 본인의 답변을 코치가 들어본다. 이때 빛을 발하는 코칭 기술이 '적극적 경청'과 '강력한 질문'이다.

친구 아들의 경우는 두 회사 다 '그게 잘 모르겠습니다'였다. 몇 차례 질문과 답변이 오가고 나니, 본인이 원하는 삶에 대한 그림이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표현되기 시작했다. 친구 아들은 한국이 아닌 해외에 나가서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자신의 전문성에 집중할 수 있는 업무 분위기와 동시에 개인의 시간도 보장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랬고, 업계의 톱 클래스 친구들과 경쟁해 보고 싶은 도전 의식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한국 밖에서도 전문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직무경험이 회사의 이름보다 중요하다는 점에 도달했다.

생애진로라고 번역되기도 하는 커리어는 "개인이 일생에 걸쳐 자신을 이해하고 직업세계를 포함한 주변세계를 이해하는 가운데, 자신의 선택에 적응하고 발전해 나가는 순환적 과정이며, 동시에 생산적 사회인으로써 그리고 행복한 개인으로써 삶을 살아가는 것이 목표이다"라고 정의한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의 코칭은 현재의 선택에 집중하고 그 결정에 책임을 지고 미지의 미래로 나아가는 점에 대해 계속됐다.

그렇게 짧지만 집중적이었던 코칭을 끝내고 얼마 후, 친구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다. 친구 아들은 추후 해외에서 일하는데 도움이 되는 쪽으로 가기로 했다고 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그 청년은 훗날 지금의 어려운 선택이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계속 마주칠 선택 앞에서 자기주도적인 결정을 통해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응원한다. 

선현주 코치 / (현) 코칭경영원 파트너코치 / 썬랩(주) 대표 / (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산학협력실장·겸임교수 / 저서 <취업 3년 전> / 공저 <그룹코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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