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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상승세에 훈풍 불던 정유업계 '흔들'

정제마진 6달러선 붕괴…미국산 원유 도입 확대 가능성

전혜인 기자 | jhi@newsprime.co.kr | 2018.01.15 16:16:40

[프라임경제] 국제유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그동안 고공비행을 지속하고 있던 정유업계도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15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4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각) 기준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4.30달러,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는 69.87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70달러를 넘기도 했는데, 지난 2014년 이후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국제유가 변동 추이. ⓒ 한국석유공사

국제유가는 지난해 12월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감산 연장에 합의하면서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탔다. 이에 더해 리비아 송유관 폭발 사고와 이란 등 주요 산유국에서의 내부 갈등이 공급 차질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유가를 상승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정유업체는 단기적으로 재고평가 이익을 볼 수 있다. 국내 정유업체들이 원유를 사는 시점과 이를 국내로 운송한 후 정제하는 사이에 원유 가격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제품 가격이 올라 차액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정유업계가 지난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이유 역시 원유가 장기적으로 소폭의 회복세를 보이면서 재고마진 효과를 누린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 유가 변동 추이는 기존 보이던 완만한 상승과는 달라 재고평가 이익보다는 정제마진 감소세가 더 두드러지고 있다. 즉 유가의 상승폭이 제품 가격 상승속도보다 더 빠르고 급하게 나타나면서 마진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허리케인 '하비'의 영향으로 주요 업체들이 생산 차질을 겪은 지난해 3분기 배럴당 9달러까지 올라갔다가 최근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정유사들이 이익을 내기 위한 정제마진의 마지노선이 배럴당 4~5달러인데, 이달 들어 6달러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제마진이 하락하면서 그동안 상승세를 타고 있던 국내 정유업계의 1분기 실적도 잠시 꺾일 것으로 관측된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래 겨울철은 난방유 등 수요가 늘어 전통적으로 성수기지만 지난 3분기 하비로 인해 가동률이 낮았던 미국 정유사들의 가동률이 현재 크게 상승하며 공급이 맞춰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는 미국산 원유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OPEC의 감산으로 중동산 원유의 가격이 상승하고 대신 셰일오일 등 미국산 원유의 공급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중동산보다 가격이 내려갔기 때문. 실제로 12일 기준 두바이유는 배럴당 66.29달러를 기록하며 WTI와 약 2달러 가까이 차이가 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미국산 원유의 수입은 1136만 배럴을 기록, 전년 동기와 비교해 80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비록 전체 원유 수입량 중 미국산의 비중은 아직 1% 남짓이지만 고유가가 지속될수록 미국산 원유에 대한 수입 가능성은 더 올라갈 것으로 관측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가격뿐 아니라 운송비 및 원유의 종류 등 여러 가지 조건들을 따져 원유 도입의 경제성을 결정한다"며 "정제마진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는 최대한 원가를 절감하는 것이 수익성을 확보하는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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