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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다 같은 증권사? 직원복지도 코스피·코스닥 차이만큼…

주식시장 개장-폐장시간 때문에 유연근무제 실질적 시행 어려워

백유진 기자 | byj@newsprime.co.kr | 2018.01.16 15:47:19
[프라임경제]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대기업을 위시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데요.

워라밸의 대표사례로는 근로자가 여건에 따라 근무 시간과 형태를 조절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가 꼽힙니다. 최근 정부 부처와 일부 대기업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며 사회적인 눈길을 끌고 있죠.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의 경우 유연근무제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네요. 16일 국내 주요 증권사에 확인한 결과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일부 대형사를 제외하고는 유연근무제가 도입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에 대해 중소형사인 A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유연근무제는 제조업체나 관공서 같은 곳에서만 가능한 것 아니냐"며 "제도 도입 안 돼 있고 계획도 아직 없다"고 선을 그었고요. B 증권사 관계자 역시 "증권사에서 유연근무제가 가능하냐"며 회의감을 드러냈습니다.

또 익명을 요구한 C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워라밸에 집중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제조업 중심의 대기업으로 우리와는 거리가 멀다"면서 "금융투자업계는 본인이 한 만큼 가져가는 성과주의가 기본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분위기가 다르며 사실상 복지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냉정하게 짚었는데요. 

장 개시와 마감 시간에 영향을 크게 받는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유연근무제 도입이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입니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운영되고 있어 증권사 직원들은 이 시간에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이 때문에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증권사들도 제도 적용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연근무제를 시행 중인 D증권사 관계자는 "지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경우 장 시작과 함께 업무가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9시 이후 출근하는 것은 힘들다"며 "반면 장 시간과 상관없는 본사 직원의 경우에는 회사와의 협의를 통해 시간 조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대신 증권사들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여러 복지제도 도입을 통해 직원들의 삶의 질을 높임으로써 워라밸에 한 걸음 다가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NH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서울 여의도 본사 2층에 약 330㎡ 규모의 직장 어린이집을 외부 위탁 방식으로 개원했고요,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직원에게는 총 1회에 한해 PC 한 대를 지급하고 있다네요.

미래에셋대우도 푸르미재단을 통해 어린이집 위탁 운영 중이고요. 법정 의무제도인 출산휴가 90일을 사용하면 1개월의 무급휴가가 추가로 제공된다고 합니다. 또 가족 중 돌봐야 하는 사람이 있다면 매년 최대 3개월 동안 유급휴가를 쓸 수 있는 '가족돌봄휴직제도'도 있죠.

삼성증권은 임신한 여직원을 배려하기 위해 출입증을 핑크컬러로 별도 제공하고 출산 후 육아·난임휴직 등을 보장하는 '모성보호제도'를 실시 중이고요. 패밀리데이, 패밀리위크 등을 통해 가족과 함께 문화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함과 동시에 사내 동호회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매년 가족들과 함께하는 스키캠프를 진행 중인데요. 올해 역시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강원도 오크밸리 리조트에서 한국금융지주 전 계열사 임직원 가족 총 14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트루프렌드 2018 한가족 스키캠프'를 개최했다고 합니다. 

유안타증권은 격주 수요일마다 1시간 조기 퇴근할 수 있는 '스위트홈데이'와 근무 5년마다 여행자금을 지원하는 '리프레쉬제도'가 마련돼있고요. 교보증권도 매년 1월 말 초등학생 자녀를 위해 학용품을 전달하고 5월 어린이날에는 과자 선물세트를 보내준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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