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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백수가 백조되기까지, 앞으로 10년"

 

백유진 기자 | byj@newsprime.co.kr | 2018.01.18 16:23:27
[프라임경제] "역대 최악의 청년실업"이라는 말을 들은 지가 몇 년 째인지 모르게, 해가 갈수록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지난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15세~29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9.9%로 2000년 통계 기준을 바꾼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청년실업자수는 43만5000명에 달했고, 전체 실업자도 102만명을 넘어서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썼죠.

특히 공식 실업통계에서 제외되는 아르바이트생 등을 포함하면 체감 실업률은 22.7%로 역대 최고치였는데요. 올해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지난해 말부터 영세업자를 중심으로 고용을 줄이고 있는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따릅니다.

반면 우리나라와 인접해 있는 일본의 경우에는 대졸자의 취업률이 거의 100%에 달해 이와 비교됩니다. 최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올해 봄 졸업 예정인 대학생들의 취직 내정율은 86%에 달했는데요. 이는 19996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21년 만에 최고치라고 합니다.

한 때 국내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일본 취업 붐'이 불기도 했었는데요. 국내 기업의 경우 소위 '스펙'을 아무리 쌓아도 진입장벽이 높은 반면, 일본에서는 스펙이 그리 높지 않아도 좋은 조건의 기업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죠.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일본 대학졸업자의 취업률은 96.7%에 달합니다. 민간 기업이 제공하는 일자리 개수는 대졸자 기준 1인당 1.73개로 이는 일본의 대학생은 마음만 먹으면 특별한 준비 없이도 누구나 쉽게 취직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처럼 청년층을 중심으로 일본의 실업률이 떨어지고 있는 이유는 저출산 기조가 확산돼 경제활동 인구는 감소하는데 비해, 경제 호황으로 기업들의 채용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일본 인구는 지난 2004년 1억2779만명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그중에서도 경제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수행하는 15세~64세의 생산가능인구는 1995년부터 줄어들고 있었죠. 20년 넘게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서 일본은 심각한 인력난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것인데요.

국내의 경우 아직까지 일본과 같은 인구 감소 추세는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일각에서는 생산가능인구의 수가 지난해부터 줄어들었고 향후 20년 이상은 한 번의 반등도 없이 계속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100세시대연구소는 이러한 흐름에 따라 지금 당장은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하지만 일자리 경쟁은 차츰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생산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청년 인구는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죠.

다만 생산인구의 감소가 실업률 완화로 즉각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는데요. 생산인구 감소를 경험한 19개 OECD회원국의 사례를 보면 생산인구가 감소해 청년실업이 완화되기까지는 대략 10여년 내외의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이 이 주장의 근거입니다.

조사 대상 국가 중 과거 자료가 없거나 비교적 최근 감소가 시작된 나라를 제외한 12개 국가의 평균 실업률은 생산인구 감소 시점을 전후로 꾸준히 상승했다가 경기상황에 따라 최소 5년, 길게는 7년이 흐른 후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상황이 유사한 독일은 생산인구 감소가 시작된 직후 2년 동안은 실업률이 감소했지만 이후 5년 동안은 다시 상승했고, 일본의 경우 생산인구 감소 후 7년째 되는 해까지 실업률이 상승하다 이후부터 낮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100세시대연구소는 국내 역시 10년 뒤 일본과 같은 인력난이 찾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근로의욕을 고취하고 여성인력을 노동시장으로 유인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서동필 연구원은 "인력부족이라는 노동시장 문제의 해결열쇠는 역설적이게도 노동시장이 쥐고 있다"며 "일자리의 양과 질을 높이는 것이 결국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노동시장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선순환 고리의 출발점"이라고 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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