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번엔 그랜드캐년 추락…'자유시간 중 사고' 해법 찾아야

2019-01-23 17:01:58

[프라임경제] 지난해 말 미국 그랜드캐년에서 추락 사고로 크게 다친 20대 한국 청년이 귀국하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소개됐다.

청원 글이나 영상 등 지금까지 알려진 바를 종합하면, 그랜드캐년 절벽에서 한 청년이 갑자기 추락했다. 머리를 크게 다친 그는 의식을 찾지 못한 채 여러 번 수술을 받았다. 문제는 치료비가 10억원대에 이른다는 점. 특히 중환자라 귀국길 수송도 큰 숙제거리다. 귀국 비용만 2억원가량 들 것이라는 추론도 나돌고 있다.

무엇보다 귀국 방편과 의료 비용 등의 크기 자체도 문제지만, 길고 험난한 고비가 하나 더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광회사와 사고책임을 두고 법적 분쟁이 불가피하다는 것.

이번 사고와 연루된 관광회사 측은 자유시간에 벌어진 사고라 책임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단 재외 국민의 권익 보호에 국가가 여력이 되는 한 최상의 노력을 기울여야 옳다는 요청은 존엄하다. 그러나 이것이 '혈세'로 귀국 비용 조달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반대 의견도 옳다. 

이 논쟁이 어떻게 결론 지어지든, 그 논의와 결과가 존중되어야 한다. 물론, 항공사 등에서 이런 안타까운 사항에 호의를 베풀어 줄 수도 있겠으나 이런 온정만 우리 사회가 기다리고 있을 수도 없다. 이런 경우가 개별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서는 의미가 있음에도 최종적 해법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서 덧붙이자면 자유시간 중 사고에 대한 책임 부분이고,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다.

하급심 판례 중에는 모 여행사가 자기들이 주관하지 않는 스케쥴, 즉 자유시간 중 사고에 대해 배상 책임을 지는지 판단하고 그 비율을 정리한 예가 있다. 

이 자유시간 관련 시설이 해당국 법령을 준수하지 않고 안전성이 결여된 기계를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행사 측은 조사·검토해야 한다는 게 당시 법원의 판단이었다. 그런 위험을 미리 제거 또는 대비할 수 있도록 조치할 신의칙상 안전배려의무가 여행사 측에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피해자가 이용했던 여행 상품이 다른 상품에 비해 값이 쌀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법원은 주목했다. 자유일정이 포함돼 다른 여행상품에 비해 저렴했던 점, 여행사가 자유일정을 보내는 여행자들에게 개인안전에 유의해 달라고 부탁한 점이 인정된다며 결국 책임은 20%(최종 배상액 역시)로 줄어들었다.

여행자보험으로도 모든 사고가 다 처리되지는 않는다. 자유시간 중 사고로 인한 각종 비용이나 위자료 등에서도 위의 한 판례처럼 사각지대가 있다. 더욱이 그런 사각지대는 클 수밖에 없고, 사회가 발전하고 각종 계약 케이스가 다양화될 수록 그 확대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지금 당국이 검토할 부분은 혈세를 투입해서라도 데려오냐의 대목이 아니라, 자유여행 중 사고와 그 처리를 위한 안전망 마련에 보다 근원적 그림을 그릴 방안은 없는지 찾아보는 데 있다. 언제까지고 계약의 자유라든지 자유일정이 많아서 값이 싸니 책임도 작아진다는 기계적 논리로 여행길 국민의 안전을 바겐세일할 수는 없다.

우리 나라 여행사들이 이런 문제를 어떻게 조율할지 당국이 영감을 제시하야 하고, 해외에서 이런 문제로 우리 국민이 겪는 보호 구멍이 없도록 특히 여행자 방문이 많은 국가의 주재 공관들도 문제점 해결을 위해 주재국 당국과 협력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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