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컷] '배부를 베블런' 구매포인트는 물건 아니라 브랜드

2018-01-19 18: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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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소공동의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 1층에 위치한 샤넬 매장. = 남동희 기자

[프라임경제] 사진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명품관인 에비뉴엘 1층에 위치한 샤넬 매장의 모습입니다. 평균 500만원은 훌쩍 넘는 명품 가방을 파는 이곳은 평일 저녁인데도 3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매장을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샤넬은 지난해 가방 및 잡화의 가격부터 올해 코스메틱 분야까지 총 세 번 가격을 올렸는데요. 품질은 그대로인 제품의 가격을 계속해서 인상해 '배짱 가격 인상'이라는 쓴 소리를 듣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샤테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는 점차 식을 줄 모르는데요. '베블런효과'라는 심리학 이론이 이 이상한 상황을 적절히 설명합니다.

베블런효과는 가격이 오르는 데도 일부 계층의 과시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현상을 뜻하는데요.

미국의 사회학자이자 사회평론가인 베블런(Thorstein Bunde Veblen)이 1899년 출간한 저서 <유한계급론>에서 '상층계급의 두드러진 소비는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고자 자각 없이 행해진다'고 말한 데서 유래해 명품 소비 심리를 설명하는 근거가 됩니다.

최근 몇 년 이런 베블런효과를 가장 잘 이용하는 업계가 있는데요. 건설업계입니다.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를 론칭해 특정단지에만 이 브랜드를 적용하며, 아파트도 명품처럼 소비하도록 유도하고 있죠.

건설사별 프리미엄 브랜드로는 현대건설의 '디에이치(The H)', 대림산업의 '아크로',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써밋' 등이 있습니다. 롯데건설도 지난해부터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를 곧 출시하겠다고 선포한 바 있죠.

이렇게 출시된 일명 명품 아파트 브랜드들은 하나같이 기존의 아파트보다 화려한 외관, 고급호텔과 같은 아파트 내부 서비스, 인테리어, 조경 등을 내세우며 차별점을 강조하는데요. 홍보영상이나 조감도 속 이 프리미엄 아파트들은 마치 아파트인지 상업시설인지 헷갈릴 만큼 화려합니다.

또 강남, 과천, 용산, 성수 등 부동산 가치가 높은 지역에만 이 브랜드를 적용해 마치 소량 생산으로 희소성을 높여 가치를 극대화하는 명품의 원리를 이용하고 있죠.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하는데요. 건설사가 재건축 수주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출시한 것이지 실제 품질 면에서는 기존의 아파트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의견이죠.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건설사 관계자들은 이 아파트들에는 내부 인테리어 마감재, 조경, 전기, 등 수 백가지에 달하는 상품들을 모두 최상재로 사용한다며 펄쩍 뜁니다.

하지만 사실 이 모든 것이 분양가에 포함됐기 때문에 같은 아파트 브랜드라 하더라도 분양가가 다르면 모든 단지들에서 최고급을 사용했다고 보긴 어려울 수도 있죠.

그러니 결론은, 결국 소비자들은 프리미엄 브랜드 아파트의 브랜드만을 먼저 고려해 사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 업계 한 관계자도 이런 사실을 인정하네요. 프리미엄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 간 가격차이는 현격한데 비해 품질 면에서는 뚜렷한 차이점을 제시하기는 힘들다고요.

그럼에도 연일 시장에서 흥행가도를 달리는 프리미엄 아파트들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과시욕이 팽배한 물질만능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남동희 기자 ndh@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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