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평창 단일팀 논란에 '비국민' 카드 쓰는 靑

2018-01-22 09:16:01

[프라임경제]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기로 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로 긴장이 감돌던 한반도에 이번 올림픽 참가 이슈로 모처럼 화해 기류가 흐른다는 평이 많다. 

하지만 공동 입장시 한반도기 사용 문제나 마식령 스키장 훈련 사용 문제 등에는 이견이 적지 않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문제도 반발 의견이 적지 않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자 청와대가 공식 입장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한지 우려된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1일 입장문을 통해 "땀과 눈물을 쏟으며 훈련에 매진해 왔던 우리 선수들 일부라도 출전 기회가 줄어드는 것은 아닐까 우려하는 것도 당연하다"면서도 "문재인 정부는 우리 선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 수석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18일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비공식 입장을 밝힌 것과 맞닿아 있다. 이 입장 표명 이후에도 여론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문제의 심각성을 청와대 내부에서 높게 본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하지만 윤 수석은 우리 선수의 피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최소화 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부분은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중재로 이뤄진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합의 사실을 전하며 "북한은 5명의 선수가 경기에 뛸 수 있도록 해달라 요구했지만 우리 대표단은 아이스하키팀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3명으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작은 성과에 만족하자는 절충적 태도나 노력하겠다는 추상적 선언에 불과한 것일 텐데, 이런 입장문이 과연 필요한 지도 의문이다. 5명 들어와서 더 손해볼 것을 흥정을 잘 해서 3명 참가 정도로 막았으니 알아달라는 것일까? 

그렇잖아도 이낙연 국무총리가 '비메달권 발언'으로 선수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문재인 대통령 역시 선수촌 방문에서 딱히 뾰족한 위안성 발언이나 대책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평이 나오는 상황이다.

윤 수석은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평창 올림픽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고, 북한의 올림픽 참가는 평창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지만, 그의 말은 이런 성공이 왜 이 같은 손실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추구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으로 제대로 기능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윤 수석이 말한 " 평창 올림픽에 대한 검색어 유입량 증가는 한국에 대한 관광·음식·숙박·교통·문화 등에 대한 관심까지 끌어올리고 있다"고 주장한 대목은 애교라 치더라도, 끝으로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원치 않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아무도 없다고 믿고 있다"고 전제한 것은 심했다. 

그는 "평창 올림픽이 성공할 수 있도록 야당과 언론도 힘을 모아 달라"고 제언했지만, 이런 주장은 독재정권이 통치하던 시대에도 이미 촌스러운 개념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것이다.

일제가 침략 전쟁과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전시동원 체제에 물심양면 순응하지 않은 이들을 '비국민'으로 몰아세웠던 태도에 다름아니다. 반칙과 특권의 타파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문재인 정부이건만, 평창 문제에 대처하는 태도는 일제 식민통치기구의 논리에서 전혀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임혜현 기자 tea@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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