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너도나도 '비자금' 스텔스통장을 아시나요?

2018-01-23 14:20:18

[프라임경제] 최근 우리나라의 재계, 정계를 넘어 종교계까지 비자금을 모으거나 횡령한 사람들이 여럿 드러나면서 사회적 파장을 부르고 있습니다.

비자금은 누구나 알다시피 기업이 리베이트, 커미션, 회계조작 등으로 생긴 부정한 돈을 세금추적이 불가능하도록 특별히 관리해둔 자금인데요. 

이런 자금들이 정계와 종교계까지 넘나들고 있는 일은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례들을 나열한다면 연필 셈으로 120다스는 족히 넘을 것이 분명합니다. 

이런 사회 분위기 탓일까요. 최근에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비자금 마련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고 자신의 금융정보가 드러나길 꺼려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스텔스 통장'이란 상품이 인기를 얻는 것인데요. 다행히도 이 통장은 앞서 말한 재계, 정계를 넘나드는 검은 돈을 만들기 위한 방법이 아닙니다. 안심하세요.

이 통장은 배우자라도, 부모라도 본인이 아니면 절대 조회가 불가하고 금융거래가 차단돼 직장인들에게 일명 '비상금 통장'으로도 입소문을 타는데요. 금융사기 등을 예방하는 목적 삼아 출시된 이 통장은 은행에 따라 시크릿뱅킹, 보안계좌, 세이프어카운트 등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 16개 은행에서만 무려 30만개에 달하는 스텔스 통장이 존재하는데요. 이 통장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타인에게 자신의 금융정보가 드러나지 않아 프라이버시가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이 통장은 본인이 직접 은행 지점을 방문해 본인확인을 거친 후에 조회 및 입출금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원칙이 철저하게 지켜지는데요. 

배우자가 공인인증서를 챙겨도, 가족관계증명서를 떼어 가도 본인이 아니면 어느 누구도 조회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심지어 스텔스 통장을 개설한 지점에서만 금융거래가 가능한 경우도 있죠. 

이 정도면 스텔스 통장은 검은 돈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의문도 제기될 텐데요. 스텔스 통장이라 하더라도 금융사기 등 불법 금융거래에 이용되는 경우 금융당국의 처벌을 받기 때문에 쉽게 악용되진 않습니다. 

스텔스통장은 금융보안을 위한 절차일 뿐,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일반계좌와 차이가 없어 추적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스텔스 통장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은행 지점에 방문해 '내 계좌가 조회되지 않도록 설정해달라'고 요청한 뒤 관련 서류를 작성하면 됩니다. 예·적금뿐 아니라 펀드, 신탁, 외화예금 등 모든 금융상품을 스텔스 계좌로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스텔스 통장은 직접 지점에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카카오뱅크나 K뱅크 등 지점이 없는 인터넷 은행에서 서비스가 불가능합니다. 또한 지점 업무가 마감됐거나 주말에는 이용에 제한이 있어 급한 금융거래는 사전에 처리해야 하죠.

비밀계좌를 만들고 싶지만 직접 지점까지 찾아가는 일이 번거롭다면 '계좌 감추기 서비스'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스텔스 통장이 아닌 일반 계좌이지만, 모바일뱅킹이나 인터넷뱅킹에서 계좌를 감출 수 있는 기능인데요. 평소에는 계좌를 숨겼다가 금융거래가 필요할 때 잠시 서비스를 해제하면 됩니다.

이 경우에는 모바일 터치 몇 번만으로 손쉽게 설정과 해제가 가능하고 마이너스 통장도 가능하기 때문에 편의성이 크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대부분 계좌 감추기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보안이 우려되거나 자신만의 비밀계좌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은 고려할 만하겠네요.

이윤형 기자 lyh@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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