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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자본시장파트너 증권금융, 상생·신뢰는 금융관료에게만?

 

한예주 기자 | hyj@newsprime.co.kr | 2018.01.31 18:00:19

[프라임경제] 3개월간 공백을 유지하던 한국증권금융의 사장 자리가 드디어 새 주인을 맞고자 채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정지원 전 사장이 임기 만료 1년을 앞둔 시점에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증권금융은 수장 없는 연말연시를 보냈는데요. 

이후 금융당국의 후속 인사가 늦어진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신임 사장 공모 절차를 진행하지 않던 증권금융은 지난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최고경영자 공개 모집 공고를 올렸습니다.

증권금융은 공직 유관단체로 투자자 예탁금을 관리하고, 증권을 담보로 금융투자업자에 자금을 대출하는 등 공적 업무를 수행합니다. 이런 만큼 아무래도 정부의 입김을 무시하기 힘들 수밖에 없죠. 

증권금융은 전통적으로 금융당국 고위 공무원 출신의 낙하산 인사들이 사장 자리를 독식해왔다는 비판에 시달렸었는데요. 그간 증권금융을 거친 많은 사장들이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로, 퇴직 후에 주요 기관 요직에 재취업한 고위 공무원) 낙하산 출신이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24대인 이두형 전 사장부터 이후 김영과, 박재식, 정지원 전 사장까지 모두 금융당국 출신들입니다.

이 전 사장은 행정고시 22회로 재무부에서 공보관실, 국제금융국, 증권국을 거친 후 금융위원회의 기획행정실 실장을 역임했습니다. 김 전 사장 역시 행시 제 22회로 재정경재제부(현 기획재정부) 경제협력국장, 경제부총리 비서실장,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등을 지냈죠.

박 전 사장 또한 행시 26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FIU 원장 등을 거쳤고, 정 전 사장도 재무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하다 재정경제부 이후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 금융서비스국장, 상임위원 등의 자리에 있었죠. 마찬가지로 행시 27회 출신입니다.

가장 최근인 2년 전 취임 당시 낙하산 논란으로 노조 반대에 부딪혔던 정지원 사장 역시 전형적인 관료의 길을 걸었습니다.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옮기면서는 또 다른 '낙하산 돌려막기냐'는 논란을 일으켰었죠.

가까운 시기부터 짚었지만 사실 이전 19대 한용석 전 사장부터 이상혁, 김거인, 맹정주 전 사장까지 모두 관료 출신이었는데요. 가히 한국증권금융을 '퇴직한 금융당국 출신 인사들의 안식처'라고 부를 만하겠습니다.

이 같은 까닭에 관피아 출신 인사들이 다수 응모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어떤 낙하산 인사가 이뤄질지 금융권이 이목을 모읍니다. 

그렇지만 내정자나 제대로 된 하마평 등이 나오지 않아 이상할 만큼 조용하다는 말이 금융투자업계에 나도는데요. 이미 굵직한 금융권 인사를 매듭지은 만큼 몇 안 되는 남은 자리를 놓고 눈치싸움을 치열하게 벌이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관료 출신 낙하산을 저지하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비관료 출신 사장이 선임될 수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정지원 전 사장의 이동 때부터 증권금융 노동조합의 반발이 거세진 것 또한 관료 출신 정부인사를 막는 요인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내부 출신이나 업계 전문가를 사장으로 들여야 한다는 노조 측의 염원이 어느 때보다 강력하기 때문이죠.

다만 아직 노조 측도 정식입장을 정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자의 질문에 어떠한 답변도 할 수 없다고 응대하네요. 

한편, 증권금융은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조직해 19일 오전 첫 회의를 했는데요. 사추위는 회사 대표 3명, 주주 대표 1명, 외부인사 3명 등 총 7인이며, 비공개로 진행될 계획입니다. 

최고경영자 서류 접수 기간은 29일 오후 1시로 마감됐으며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친 뒤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을 완료할 예정이라네요.

아직까지처럼 관료 출신 외부인이 증권금융의 새얼굴이 될지 업계의 전문가나 증권금융 내부인이 될 지는 아직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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