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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 '폭탄선언' 후폭풍

 

최성미 기자 | webmaster@newsprime.co.kr | 2018.02.07 10:47:19

최영미 폭로에 "용기에 찬사" vs "한 문인이 곧바로 문단권력은 아냐"
최영미 시인, 유명 원로 시인 겨냥해 "상습범"

[프라임경제] 최영미 시인에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이 이틀 연속 폭발적이다.

최영미 시인(57)이 풍자시를 통해 문단의 한 원로시인을 성추행을 저지르는 '괴물'로 표현한 데 이어 방송 인터뷰에서도 "(성폭력의) 상습범"이라고 비판했기 때문.

SNS에는 "최영미 시인의 용기에 감사하다"며 누리꾼들과 문인들의 찬사가 이어졌다.

7일 문단에 따르면 최영미 시인은 잡지 '황해문화' 2017년 겨울호에 청탁을 받고 문단 뒷풀이 등에서 성추행을 저지르는 한 시인을 묘사한 시 ‘괴물’을 발표했다.

시는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Me too/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는 내용으로 시작해 문단 모임에서 겪은 성추행을 고발했다.

이 시가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최영미 시인은 지난 6일 오후 JTBC 뉴스에 출연해 자신의 시에 대해 "처음에 어떤 자신의 경험이나 사실에 기반해서 쓸려고 하더라도 약간 과장되기도 하고 그래서 그 결과물로 나온 문학작품인 시는 현실과는 별개의 것이다. 현실하고 똑같이 매치시키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최영미 시인은 그러면서도 "(시에 언급된) 그는 상습범이다. 한 두 번이 아니라 정말 여러 차례, 제가 문단 초기에 데뷔할 때 여러 차례 너무나 많은 성추행과 성희롱을 저희가 목격했고 혹은 제가 피해를 봤다"고 상당부분 사실에 입각한 시라고 주장했다.

최영미 시인은 이어 "성적인 요구를 거절하면, 술자리든 아니든 간에 그것도 거절할 때도 세련되게 거절하지 못하고 좀 거칠게 거절하면 뒤에 그들(유명 남성문인들)은 복수를 한다"며 "메이저 문예 잡지의 편집위원들이 바로 그들인데 그들이 시 편집 회의를 하면서 그런 자신들의 요구를 거절한 그 여성 문인에게 시 청탁을 하지 않고, 작품집이 나와도 평 한 줄 써주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그녀는 작가로서의 생명이 거의 끝난다"고 설명했다.

최영시 시인은 "그렇게 해서 실제로 문단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결국은 문단에서 자기의 위치를 점하지 못했던 여성 피해자들이 있는가"는 질문에 최 시인은 "여성 피해자들이 아주 많다. 특히 '독신'의 '젊은 여성들'이 타깃"이라고 대답했다.

지난 4일 트위터 ‘문단-내-성폭력 아카이브’에 오른 시 '괴물'은 'En시인'이라고 표기된 인물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져 SNS와 언론 등으로 퍼져나갔다.

많은 언론과 누리꾼이 한 원로시인을 지목하자 해당 시인은 한 언론에 “30년 전 일이라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당시 후배 문인을 격려한다는 취지에서 한 행동이 오늘날에 비추어 성희롱으로 규정된다면 잘못된 행동이라 생각하고 뉘우친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영미 시인의 시와 인터뷰에 대한 문인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혜미 시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Metoo 는 시대의 모멸을 온몸으로 통과한 여성들의 숨비소리 같은 것"이라면서 "문단에 상습적인 성희롱과 여성 작가들에 대한 성적 대상화가 넘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나. 그것이 이제야 수면 위로 떠올랐을 뿐. 나는 #en시인 과 함께 방송을 진행하며 그의 여러 우스운 만행들을 접했고, 'en 주니어'들이 넘쳐나는 한국 문단에서 오래 성희롱을 겪어왔다"고 밝혔다.

이와 반대로 공지영 소설가는 "검찰이나 이런 곳의 피해와 다르다. 문단은 모두 독립적인 구조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썼다.

황정산 시인도 자신의 SNS에 "문단의 적폐라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용기있는 고발에 경의를 표한다"면며 "하지만 사태를 너무 단순하게 설명해서 문단에 대한 오해를 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영미 시인 = 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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