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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미래에셋대우, 활짝 핀 실적에도 마음은 찌뿌듯

 

이지숙 기자 | ljs@newsprime.co.kr | 2018.02.09 11:45:35

[프라임경제] 미래에셋대우가 연일 호실적을 자랑하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통합 첫 해인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지난달 31일 공시를 보면 작년 당기순이익 5049억, 영업이익 6278억, 세전이익 6647억원을 시현했습니다. 이는 2006년 당기순이익 4461억원  이후 10여년 만에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한 것이라고 하네요.

여기 더해 미래에셋대우는 작년 증권사 처음 연금자산 10조원, 해외주식 4조원, 개인형퇴직염금(IRP) 1조원을 돌파하며 자산규모가 대폭 늘기도 했는데요. 자산규모가 31조원 이상 증가, 투자자 자산도 총 245조원으로 확대됐다고 합니다.

이 같은 작년 실적을 자신감의 원천으로 삼은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이익 목표치로 1조원을 제시하며 한껏 충전된 사기를 뽐내기도 했죠.

그러나 이런 분위기를 모든 임직원이 느끼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회사가 대외적으로 외형확대와 실적확대 등을 발표하며 잔치집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정작 내부 직원들은 축제의 현장에 동참하지 못한 느낌이라네요.

특히 최근에는 신입직원의 계약직 근무 기간이 늘어났다고 하는데요.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대졸 신입사원의 계약직 근무기간은 합병 전 기존 6개월에서 2년으로 늘었습니다.

옛 대우증권은 신입직원에 대해 6개월 계약직으로 근무한 뒤 정규진 전환 절차를 거쳤다고 하는데요. 합병 전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신입사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뽑은 미래에셋대우 신입직원들의 계약직 근무기간은 2년으로 연장됐습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이번 1년 계약직 연장은 한시적인 부분이며, 곧 정규직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응대하네요. 

여기 더해 "수습 3개월 포함해 1년 계약직 이후 결격 사유가 없으면 정규직 전환을 원칙으로 하며, 입사 후 2년 경과 시 매니저로 자동 승진되는 인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말도 보탭니다. 

그럼에도 2년간 직원들의 느껴야 하는 불안함은 어쩔 수 없는 듯합니다. 이 같은 조치는 정부의 국정과제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과도 어긋나는 것이죠.

또한 최근 미래에셋대우가 저성과자 대상 역량 개발 프로그램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합병 전 옛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에서도 진행했던 프로그램으로 이를 통합할 것인지에 대해 검토한 것뿐이라며 현재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진 않다고 알렸는데요. 

이에 노조 측은 "패널티성 정책에 대한 입장은 당연히 반대"라며 "노조에서도 면밀히 살펴보고 있으며 아직 사내에서 실행된 프로그램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제언했습니다.

신입사원의 계약직 기간 확대에 대해서도 "신입사원 검증절차를 강화하겠다는 것인데 합리적이지 않은 사유로 계약기간이 연장되지 않거나 하는 부분 등은 관심을 갖고 본다"며 "사측도 기간을 줄여야 한다고 얘기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밖에도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통합 전 '구조조정은 없다'고 호언장담 했던 것과 달리 미래에셋대우 직원수는 꾸준히 감소하는 중입니다.

박 회장은 대우증권과 합병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금융회사가 합병하면 구조조정을 많이 했지만 우리는 그 부분은 벤치마크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대우증권은 지금까지 잘한 기업으로 이런 기업에 상처를 줄 수 없다"고 말했는데요.

전자공시를 살펴본 결과 2016년 12월말 기준 4812명이었던 직원 수는 작년 9월말 기준 4670명으로 2.95%(142명) 감소했습니다. 이는 경쟁사인 NH투자증권 1.02%(29명) 보다도 더 큰 비율인데요.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같은 기간 오히려 직원이 18명(0.75%) 늘었습니다.

회사는 확대되는 실적에 춤을 추고 있는데 직원들은 이 같은 사내 분위기에 마음이 불편할 수밖에 없을 듯한데요. 부디 활짝 핀 실적처럼 직원들에게도 봄날이 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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