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사상 최고치' 공포지수, 지난 일 년은?

2018-02-13 10:18:47

- 작년 이맘때보다 2배 이상 올라…설 기점으로 진정 전망

[프라임경제] 최근 미국 증시의 폭락으로 국내 변동성지수가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작년 이맘때와 비교했을 때 2배 넘는 차이를 보여 국내 증시에 불안감이 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일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날 대비 6.37포인트(39.22%) 급등한 22.61pt를 기록했다. 다음 날인 7일에도 장중 한때 70% 이상 급등하며 23.04pt로 마감됐다. 이는 지난 2015년 8월25일 이후 약 2년6개월 만의 최고치다.

변동성지수(Volatility index of KOSPI200)는 코스피200의 옵션 가격을 이용해 옵션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주식시장의 미래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다. 이 수치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옵션을 토대로 발표하는 변동성지수(VIX)와 유사한 개념이다. 

한국거래소가 2009년 4월13일부터 국내 주식시장에 맞게 고안한 아시아 국가 최초의 변동성지수다. VIX지수는 S&P 500지수옵션과 관련해 향후 30일간의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나타낸다.

주가가 급락할 때 변동성지수는 급등하는 역상관 관계를 보였기 때문에 '공포지수'라고도 불리며, 시황 변동의 위험을 감지하는 중요한 투자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앞으로의 증시가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은 경우 지수가 올라간다.

실제 이달 6일의 지수 흐름은 미국이 10년 만의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과 중국 증시의 폭락에 따른 충격으로 시장에 불안감이 퍼진 데 영향을 받았다.

지난 5일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S&P 500이 동시에 4% 넘는 하락폭을 보이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CBOE의 VIX지수는 하루에만 17.3pt에서 37.3pt로 116% 급등했고, 이에 투자자들은 지수의 급등이 추가적인 지수 하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을 품기도 했다.

VIX지수가 1990년 이후 하루 상승률이 60%를 넘어섰던 것은 2007년 2월이 유일할 정도로 이번 VIX지수 급등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에 영향을 받은 VKOSPI의 폭등 또한 시장에서는 주목할 만한 수치로 보고 있다. 특히 2017년 2월과 비교할 시 두 배 넘게 수치가 오른 부분은 눈여겨볼 만하다.

1년 전 VKOSPI는 지금과 정반대의 흐름을 탔었다. 2017년 2월9일 기준 VKOSPI지수는 10.92pt를 기록했고, 22일엔 9.72pt까지 떨어져 다음 날인 23일 장 중엔 9.71pt까지 내려갔다.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었던 것.

당시 코스피지수가 한 달 넘게 2050~2100포인트의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임에 따라 변동성지수 또한 시장의 견고함을 투영해 매우 안정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당시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화 강세와 더불어 나타나는 최근 증시의 특징은 변동성 둔화"라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트럼프 정부 간 불협화음 등 대외적 여건이 악재로 작용했지만 2016년 4분기 주요 대형주의 호실적이 지수 하단을 지지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해 7월21일에도 VKOSPI가 9.82pt까지 밀리며 2월23일(9.79) 이후 사상 최저치를 찍었다. 장중 9.70pt까지 떨어지며 역사상 저점을 새로 쓰기도 했다.

이 시기의 코스피지수는 2450선을 돌파했고, 코스피200은 이보다 높은 23.76%의 상승률을 마크했다. S&P 500지수도 사상최고치 경신행진을 이어가는 그야말로 주식 '활황'이었다.

미국 VIX지수도 역사상 최저치였었다. 같은 날 VIX지수는 9.36을 기록, 1993년 12월22일(9.31) 이후 가장 낮게 떨어져 증시 상승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낙관론이 최고조에 달했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크게 노출되지 않고 있다"며 "VKOSPI와 VIX가 사상최저치를 향하는 것은 투자자들이 증시가 상승흐름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처럼 1년 전과 너무도 다른 최근 VKOSPI의 흐름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금리 상승에 대한 압력이 강해졌다며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더욱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다가오는 설 연휴로 해외 금융시장 결과에 따라 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높다"며 "이에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투자심리를 고려할 때 리스크관리에 치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 시스템상에 문제가 발생했거나 펀더멘털이 훼손된 상황이 아닌 만큼 단기 바닥권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단기 관점에서는 낙폭이 컸던 만큼 설 연휴를 기점으로 급락세가 진정될 것이라는 관측도 뒤따랐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이전 사례들과 비교하면 VIX지수가 급등한 직후 주식시장이 부진했으나 모두 반등에 성공했다"며 공포지수의 이례적인 급등이 다소 두려울 수 있지만 반드시 하락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국내 증시의 추가 조정이 진행된다고 가정하면 코스피 하단은 향후 12개월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0배에 해당하는 2300선 내외"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2000년 이후 해당 수준이 붕괴된 경우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시스템을 뒤흔든 2008년 금융위기와 2015년 중국발 쇼크 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한예주 기자 hyj@newsprime.co.kr

<저작권자 프라임경제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프라임경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