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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기업, 동네 철물점시장까지 진출 "해도 너무해"

3월 초대형 산업용재·건자재 대형마트 개설···국회서 규탄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8.02.14 12:58:47

[프라임경제] 국내 레미콘업계 1위인 유진기업(023410·이하 유진)이 초대형 산업용재·건자재 대형마트 사업이 출범을 목전에 두고 벽에 부딪쳤다.

미국계 협동조합 에이스하드웨어와 손잡고 오는 3월 서울 금천구에 연면적 2500㎡(약 755평) 규모의 대형매장 개설을 추진하자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극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유진그룹 핵심계열사인 유진은 레미콘과 건설사업을 통해 지난해 1조1000억원대 연매출(연결기준)을 기록했고, 지난 10년간 나눔로또 최대주주로 사업을 이끈 대기업이다. 동네 철물점 수준의 영세소상공인들로서는 생존권이 걸린 문제다.

업계는 한국산업용재협회(협회)를 중심으로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어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등 여론전이 정치권까지 확대되는 가운데 유진그룹의 대응이 관심을 끌고 있다.

협회는 이날 오전 정론관에서 성명을 통해 "16주에 걸친 1인 시위와 여섯 차례의 상생협약 관련 회의를 거쳤지만 유진기업은 '(기존 업주들과)소비자 및 판매품목이 다르다'는 주장으로 일관하며 현실을 왜곡하는 언론플레이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확한 현실과 유진기업의 파렴치한 실태를 알리려 한다"며 유진 측 입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핵심 쟁점은 유진이 취급하고자 하는 품목이 전체 산업용재 제품군의 2%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협회는 유진이 주장한 '제품군 중 2%'에서 매출 대부분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실상 시장 전체를 장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맞섰다.

이들은 "전체 품목을 100으로 뒀을 때 이 중 2%에서 매출의 90% 이상이 나온다"며 "유진은 적은 제품군만 취급해 소상공인의 피해가 없다는 말을 반복하지만 사실상 매출에 직결되는 소수의 품목을 자본력으로 장악해 영세소상공인의 몫을 빼앗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향후 매장 확대 계획을 두고도 입장이 엇갈렸다. 당초 올해 직영매장 20개와 5년 이내 80개의 프랜차이즈 매장 개설을 목표 삼았던 유진은 최근 "계획된 바 없다"며 한 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역시 반발을 누르려는 '떠보기'에 불과하다는 게 상인들 시각이다.

협회는 "유진기업 관계자를 통해 '향후 오픈 준비 중인 대형마트 매장 수가 직영점 20개, 프랜차이즈 80개'라고 전달받았다"며 "매장 확대에 앞서 대기업 계열의 대형마트가 등장하는 사실만으로도 매출이 크게 흔들리는 게 사실인 만큼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유진이 소비자의 편의성과 시장 확대를 진출 이유로 내세우지만 이미 산업용재업계는 20만의 종사자가 전국적인 인프라를 구축한 상태"라며 "그들이 주장하는 상생은 회피책일 뿐이며 실천의지 없는 말뿐"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협회는 지난해 11월 사업조정신청 이후 상생협약회의를 진행하는 한편 금천구 공사현장과 시흥공구상가 등을 중심으로 1인 시위를 병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산업용재 도소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이 가장 큰 목표다.

협회 관계자는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독과점 우려와 소상공인의 비중, 시장 공정성, 자본 대비 노동집약성 등이 중요한 요소"라고 제언했다.

여기 더해 "동네 철물점이 대부분인 소상공인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너무 큰 만큼 대기업의 진출을 견제할 제도적 장치가 절실하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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