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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아름다웠던 평창올림픽 "끝난 자리도 향기롭기를"

 

남동희 기자 | ndh@newsprime.co.kr | 2018.02.28 14:38:36

평창동계올림픽이 진행됐던 알펜시아 스키장 내 올림픽 시설. 지난 25일 모든 경기가 끝난 상태라 천, 가리개 등으로 대부분의 시설들이 덮혀있었다. = 남동희 기자

[프라임경제] 지난 25일 평창동계올림픽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저도 늦었지만 마지막 날에는 평창을 방문해 경기장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직접 방문해보니 올림픽 시설과 운영 체계는 훌륭했습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시설과, 체계가 훌륭해 올림픽기간 동안 선수들이며 스텝들 중 누구하나도 불편해하지 않았다"는 칭찬이 괜한 소리가 아니었구나 싶더군요.

많은 이들이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치러진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느라 애쓴 노고가 곳곳에서 보였습니다.

하지만 훌륭한 시설들을 보며 한편으로는 '아깝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이 시설들이 올림픽이 끝나면 대부분 '애물단지'로 전락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올림픽 시설들은 건립비용만 해도 억소리가 나는데요. 개폐회식이 진행된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에 편성된 공사비는 1억900만달러(한화 약 1170억원)였습니다. 고작 몇 번 사용하고 사라지기에는 엄청난 금액이죠.

이 밖에 2009년에 지어진 알펜시아 스키점프대는 한화 약 533억원, 전 세계 취재진이 모였던 국제방송센터는 한화 945억원이 투입됐다고 알려졌습니다.

당연히 '재활용하면 안되나'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올림픽이 끝난 후 경기시설의 경우 일반인이 이를 사용할 가능성은 낮아 수익구조를 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막대한 운영비용을 개인기업 또는 지자체가 부담해야하죠. 적자를 이어가는 건 쉽지 않으니 경기장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긴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다면 개조해서 다른 시설로 활용하는 건 어떨까요. 이것도 쉽지 않습니다. 2012년 하계올림픽을 개최한 런던의 경우도 올림픽 경기장을 현지 팀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했는데, 개조 비용이 건립비용만큼 많이 들었다고 하죠.

평창동계올림픽 메인스타디움도 재활용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올림픽 개최 전부터 폐막식 후 철거해 기념관, 훈련장 등으로 사용하는 방안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현재 평창동계올림픽위원회와 강원도청은 올림픽 시설들을 차후에 어떻게 처리할지로 연일 고심하고 있다는데요.

강원도청 관계자는 "알펜시아에 스키점프대는 올림픽 개최 전부터 철거가 결정이 난 상태라 기존 방침대로 진행될 것"이지만 "이 밖에 메인 스타디움, 크로스컨트리 경기장 등 시설들은 차후 활용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은 2016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후 각종 시설이 도난당하고 뜯겨진 경기장 모습이 잊혀지질 않는데요. 평창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체육계가 평창동계올림픽의 머문자리는 아름다울 수 있게 시설들을 지속 가능한 투자 모델로 발전시켜 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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