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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관심을 안 주니…" 도로로 나선 '구지인 사망' 알리기

강제개종 피해 심각성에도 부각 안 되자 신천지 신자들 행동 나서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3.02 15:29:37

[프라임경제] 서울 도로에서 '강제개종 반대 운동' 현수막을 단 차량들이 돌아다니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프라임경제

이들 차량은 유사한 내용의 현수막을 붙이고 줄지어 이동하는 방식으로 다른 차량 운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강제개종 강요 반대''강제개종 피해자 구지인을 살려내라' 등 표현을 사용한다. 

고 구지인씨는 1월9일 숨진 인물. 구씨는 전남 화순의 한 펜션에서 가족에게 강제로 개종을 강요당하며 교육을 받았다. 신천지가 이단이라고 생각하는 가족과 갈등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씨는 개종을 거부하며 탈출을 시도했고, 이를 막는 부모의 제압에 의해 결국 질식사했다.

강제개종은 개인의 종교를 억지로 바꾸려는 것으로, 신천지 등 비주류 교단으로 교회를 옮긴 이들이 주로 대상이 된다. 부모들이 자식들을 다시 주류 개신교단으로 복귀시키기 위해 강행하며, 일부 주류 교단 목사 등의 협조와 암묵적 지지 하에 이뤄지는 것으로 신천지에서는 비판하고 있다. 

문제는 인권 침해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인명 피해 등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종교 갈등 내지 이단 논란의 프레임에 갇혀 조명 기회를 얻지 못한다는 데 있다. 구지인씨 사건은 고인 추모 행사가 서울에서 열린 데 이어 1월 말~2월 말 부산·대구·인천·울산 등 각지에서 강제개종 규탄 궐기대회 및 추모식이 진행됐지만 단편적으로 극소수 언론에서만 언급하는 데 그쳤다. 

ⓒ 프라임경제

신천지에서는 지난해 12월 서울시청 앞 광장을 빌려 행사를 진행하고자 했으나 이를 안 보수적인 개신교 신자들이 반발, 서울시에서 결국 광장 사용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각종 불이익을 받고 있다. 12월24일 당시만 해도 경찰 추산 2만5000명이 당초 모임 장소에 가까운 광화문 광장에 모여 행사를 치르는 데 만족했지만, 불이익에 대한 불만 표출은 일회성에 그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구지인씨 사건을 계기로 불만의 결이 달라진 양상이다.

인명 사고로 이어졌음에도 기성 프레임이 일방적으로 불합리하게 작용한다는 판단 특히 언론 주류가 사회적 무관심을 조장한다는 판단 하에 간헐적으로 차량 시위로 도로를 누비는 등 게릴라 전술에 나선 것이다. 직접 일반 시민들에게 강제개종 반대 운동만이라도 알려야 한다는 절박함이 표출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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