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블 보드] "가맹 계약만 '급급' 분쟁 가능성 숨겼다면…"

2018-03-05 15:27:10

- 외식사업자의 허위·과장 정보제공 관련 분쟁

[프라임경제]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B씨가 소개한 C푸드코트에서 B씨 브랜드 가맹점을 개업한 A씨. 하지만 이미 푸드코트에는 A씨 상품 메뉴와 중복되는 '돈까스' '오므라이스'를 판매해 오던 다른 입점자들이 있었고, 이들의 반발에 C푸드코트가 A씨 영업을 제한해 분쟁이 발생했다. 해당 사례를 통해 이 분쟁에서 중점은 무엇인지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의 판결을 짚는다.

A씨(신청인):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사업자
B씨(피신청인): 카레 등 외식사업 영위하는 가맹본부

▲돈까스커리 이미지컷.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 프라임경제

A씨는 B씨로부터 서울 서초구 양재동 소재 한 건물의 C푸드코트에 카레 매장을 추천받아 가맹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는 B씨에게 가맹비 1000만원과 코너개설비 1500만원, 교육 및 홍보비 600만원, 인테리어 설치와 집기 구입비 등 총 5500만원을 지급했는데요.

그러나 C푸드코트에는 B씨 브랜드와 유사한 메뉴를 취급하는 D씨와 E씨가 있었고, 이들의 반대에 부딪친 A씨는 상품명조차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C푸드코트에서 상품명 A씨의 '돈까스커리' '오므라이스커리' 메뉴 게시와 포스 등록을 거부한 것이죠.

A씨는 "B씨가 가맹점 입지를 중개한 만큼, 업종이 타 매장 업종과 상충해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울 수 있는데도 무리하게 입점을 진행시켰다"며 "허위·과장 정보를 제공한 것"이라고 꼬집었는데요.

이에 B씨는 "A씨 업종이 업종별 분양계약상 지정업종준수의무를 위반한 것이 아니고 푸드코트 내 기득권을 가진 입점자들이 압력을 행사해 A씨 영업을 위법하게 제한했다"며 "C푸드코트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맞섰습니다.

B씨는 가맹본부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가맹점을 입점시킬 때 해당 가맹점이 건물 내 사업성이 있는지, 개설상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지 정도만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데요. 인근 입점자 성향까지 일일이 검토해 분쟁 가능성을 A씨에게 설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습니다.

더불어 A씨는 B씨가 정보공개서에 규정돼 있지 않은 비용을 계약서에 삽입했다고 지적했는데요.

B씨는 이를 인정하면서도 "A씨의 경우 매장에 상주하지 않아 점포활성화를 위해 별도로 본사 조리장을 2개월간 현장 파견하는 데에 당사자가 합의했고 이를 '코너개설비'라는 명목으로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분쟁조정협의회 측은 "본 건은 B씨가 A씨에게 법적으로 업종이 중복된 매장을 중개한 것인지 여부가 허위·과장정보제공행위인지와 관련해 문제될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만약 A씨 업종이 상가분양계약상 업종제한 약정을 위반하는 것이라면 이러한 사정을 사전에 고지하지 않은 B씨와 상가임대인이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게 맞으며, 위반이 아닐 시에는 A씨 손해의 상당부분은 다른 입점자 반발을 고려한 C푸드코트의 관리거절로 야기됐다고 봐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사건조사과정에서 정황상 A씨 점포는 '커리' 업종으로, 다른 입점자의 점포는 '돈까스' 등의 업종으로 지정·분양된 것으로 추정됐는데요. 한국표준산업분류표상 돈까스는 '일식' 또는 '서양식'에 해당하지만, 커리는 '기타 외국식' 음식점업에 들어가므로 업종이 구분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존에 돈까스 업종을 영위하는 D씨와 E씨는 중복되지 않는 업종으로 분류하면서 A씨의 커리 업종을 중복된다고 보는 것도 불공정한 측면이 있는데요.

A씨 가맹점은 다른 입점자와 중복되는 업종이라 하기 어렵고 A씨는 적법한 영업을 할 수 있지만, C푸드코트 측에서 다른 매장의 반발을 고려해 A씨 영업을 위법하게 제한한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B씨가 A씨에게 '계약상' 또는 '법률상' 영업이 불가능한 점포를 중개해 입점시킨 것은 아닌데요. 객관적인 법 위반으로서 허위·과장된 정보를 제공했다고 보기는 어렵겠습니다.

다만 사실상 분쟁 가능성에 대한 위험을 적절히 고지·설명하지 않은 데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는데요. B씨는 사실 C푸드코트로부터 돈까스커리를 메뉴에 게시할 수 없고 포스 관리도 안해주겠다는 사전 통지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분쟁 가능성을 예견했음에도 일단 입점을 진행시키고자 이같은 위험을 A씨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것이죠.

또한, 가맹사업에서의 '영업표지'란 단순한 상호와 간판뿐 아니라 가맹본부의 통일적으로 제공하는 상품명 등에도 내재한다고 본다면 가맹금에는 해당 상품명을 사용하는 대가의 성격도 포함된 것이라 볼 여지가 있는데요.

따라서 A씨가 메뉴의 정식 명칭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면 B씨가 A씨로부터 수령한 가맹금 등의 일부를 반환할 책임이 있다는 판단입니다. 코너개설비 역시 B씨의 직원 파견 실비를 제외한 잔여분은 실질적으로 가맹금의 성격이 있으므로 이 역시 일부 반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데요.

분쟁조정협의회는 "B씨는 A씨가 지급한 가맹비와 코너개설비 합계 2500만원의 50% 금액인 1250만원을 반환해야 한다"며 "B씨는 A씨의 가맹점이 장래에 양도되거나 상품명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월 로열티를 면제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하영인 기자 hyi@newsprime.co.kr

<저작권자 프라임경제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프라임경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