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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합의문 배경 보니…'자유투' 던진 한국, 대담하게 받은 북한

대미 공조 '밑그림' 위에서 각본없는 드라마 전개된 듯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3.07 08:49:34

[프라임경제] 6일 북한 비핵화 기조를 담은 대북 특별사절단 방북 성과 발표가 나온 가운데, 우리 측의 역할은 단순한 전달자(메신저)가 아닌 주체적으로 미·북 대화 가능성을 타진해 주고 끌어준 파트롱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화를 리드하고 미국과 북한이 서로 비핵화 및 체제안전 문제를 논의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놔준 것은 사실이나, 추가 대화 진척 가능성에 대한 미국의 '전폭적' 지지까지 확실히 담보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후의 외교적 노력이 절실하다는 방증으로도 풀이된다.

7일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에 4월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동을 하기로 한 점과 미·북 대화 가능성을 연 상황에 대해 답했다.

이 관계자는 "4월 정상회담 등에 대해 미국과 조율된 상태에서 우리가 제안한 것인가? 미·북 대화 여건 조성이 어떻게 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가서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판문점에서 회담을 갖기로 한 장소 문제도 사전 준비 내용(계획)이 아닌 현지에서 나와 합의된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숨가쁘게 전개됐고 우리와 북측간 교감으로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은 맞는데, 이 문제에 대해 미국과 사전 조율 내지 양해가 자세히 있었던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큰 틀에서 우방간 협력 공감대가 있고 이번 협상이 미국과 북한간 대화에도 전반적으로 긍정적 요소가 될 것이지만, 우리 측과 먼저 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점 등에서 자유롭게 창의성을 발휘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이것도 여건을 만들어 가는 과정인 것"이라고 평을 덧붙였다. 아울러 "정의용 안보실장도 어제 미·북 회담 여건이 진전됐다고 본다고 하지 않았느냐?"면서 "두 개의 바퀴인데, 우리가 4월말 회담하면 (북한과 미국간) 회담이 충분히 가동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리가 이렇게 (진도를) 나갔을 때 미국 반응이 어떻겠느냐?"는 문의에도 "미국은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비핵화가 필요하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북측이 그에 대해서 답을 줬다"고 답했다.

자세한 것까지 미국과 조율하고 허락을 받아서 협상에 임한 게 아니고 나름대로 성과를 빚어 길을 터 줬으니,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 아니겠냐는 뜻으로 읽힌다.

한편 정 실장의 미국 방문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접견 일정 확정 여부에 대해서는 "내일(8일) 방미한다"면서도 "(면담 일정 확정 문제는) 그건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부분 역시 완전히 밀착된 미국과의 협력 상황이 아닐 가능성과 연결된다는 추측이 나온다. 트럼프의 트윗 역시 미국이 이번 협상에 대해 100% 만족하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읽힌다. 그는 "북한과의 대화에서 가능성 있는 진전이 이뤄졌다"면서도 "헛된 희망일 수도 있지만 미국은 어느 방향으로든 열심히 갈 준비가 돼 있다"고 다소 유보적인 평을 내놨다.

정 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등은 김 위원장에 대해 "솔직하고 대담하더라"라는 인물 평을 전반적으로 한  것으로 이 관계자는 전했다. 우리는 미국과의 우호적인 협력 기조라는 큰 밑그림 위에서 재량을 갖고 나서고, 북한도 대화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는 상황에서 솔직하고 대담하게 서로 '캐치볼'을 한 끝에 이번 비핵화 협상 가능성을 연 것으로 종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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