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따로 경제 따로' 그래도 봄날 맞은 '文의 마이턴'

2018-03-09 10:40:49

- 국내 문제 해결에도 힘 실릴 여지…비포장도로 달리듯 조심할 필요도

[프라임경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평화 노력이 반환점을 돌았다. 우리 측과 북한이 내달 말 정상회담을 판문점에서 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5월 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고 결심했다.

 9일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뒤, 이 같은 내용을 백악관에서 공식 발표했다. 우리 측은 이날 아침 내내 긴장된 시간을 보냈다. 일단 '철강 관세 폭탄'이 결국 현실화됐다.

15일 후 발효된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우리를 제외 대상으로 포함시켜 줄지 그때까지의 줄다리기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이어 북한 관련 중요 메시지 발표가 이뤄졌다.

자칫 경제와 외교안보 양쪽에서 바퀴가 빠지는 상황까지도 예상할 수 있었으나, 기본적으로 북한 문제 해결에 대해 미국이 긍정적 시각을 확인한 결론을 이끌었다. '한반도 운전자론'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핵해결은 美-한반도 총론은 韓…미국 의사 반영된 듯

북한이 핵을 내려놓을 때까지 압박을 지속해야 한다는 미국의 뜻이 이번 발표에서도 감지되면서 모든 게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마냥 설파할 시점은 아니라는 풀이가 나온다.

그러나 우선 우리가 계속되는 북한 문제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 삼아 대화 물꼬를 트고, 이어서 평양에 특사를 파견해 판문점 정상회담 추진까지 협의한 점이 이번 '트럼프-김정은 만남 결정'으로 꽃을 피운 점은 고무적이다.

한반도 운전자론은 미국이 글로벌 대북 제재 대열에서 한국이 민족주의 감정으로 이탈한다는 불만으로 견제한다면 언제든 설 땅을 잃을 수 있는 현실적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우리 고위 당국자들은 평양 방문과 이 과정에서 얻은 북측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하면서 상황 풀이에 대한 우리의 해법 구상을 설득력있게 전달하며 이것에 대한 지지 의사를 끌어내는 데까지 성공했다. 

한반도 운전자론에 미국이 긍정적인 반응과 지지를 확인했다는 '파트너론'은 이번 발표와 곧이어 미국 측 인사의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 문제 보고 추진이 이뤄지는 등 양측이 숨가쁘게 바로 2인3각 경기를 추구한 것으로 충분히 확인된다.

미국은 글로벌 제1 강국으로 외교안보질서에서 자국 정책과 구상을 관철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측의 노력을 무한정 인정, 한반도 운전자론에 모든 것을 맡기기에는 사실상 어려움이 있다.

이에 따라 한반도 평화 구상에서는 우리가 총론을 맡되, 핵무장 해제 등 글로벌 측면에서 북한을 바라봐야 하는 부분에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모델에 맞추는데 우리 측과 미국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정부의 대북 화해 무드 조성 노력이 미국의 화답으로 최종결실을 맺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의 통상 문제, 국내의 경제 현안이나 야권 견제 등만 풀면 정부가 사상 유례없는 업적을 남길 수 있다는 희망적인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야당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나고 있는 문 대통령. ⓒ 청와대

다만 문제는 '경제 및 무역'이다.

'문제는 경제' 국내 여건 녹록찮다 우려도 존재

철강 관세 현실화 등에서 보듯, 미국은 우리를 안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맹국으로 확고부동하게 인정, 배려하는 데 인색한 상황이다.

애를 태우다 철강 예외국으로 지정해주는 '협상 기법'을 트럼프 행정부에서 사용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담대한 해석도 존재하지만, 그렇더라도 캐나다 등이 누리는 위상과는 한결 차등이 있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다른 이슈에서도 우리는 미국과의 보조를 맞추는 문제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환태평양무역협정(TPP) 재가입을 미국이 추진하는 국면에서 일본이 그 수혜 대상으로 부각되는 점과 비교하면, 외교력 격차라고만 볼 수는 없다.

일본 자체의 경제적 펀더멘탈이나 기술력뿐 아니라 미국이 아시아권 전략 구사에서 얻고 싶어하는 게 어떤 역할인지를 미리 고려해 큰 그림에서 장기적으로 투자한 게 나중에 보상되는 큰 그림을 그리는 역량은 배울 필요가 있다.

중국과의 관계 때문에 전략적 모호성을 갖고 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나, 우리는 이미 사드 문제 때문에 전략성 모호성을 운운할 판 자체를 깼다는 우려가 높다.

또 중국이 이미 사드 갈등 와중에 보인 폭력적 외교-경제 관념과 대처법을 고려하거나, 중국에 너무 쏠린 수출 등 비중을 볼 때에도 미국과의 대화 균형과 우방 인식 강화 등은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경제는 국내적으로도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를 깎아먹는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우선 국내 경제 상황이 활황 단계에 접어들지 못해 본원적 체질 변화를 요구하는 문재인식 경제 정책을 펼 여지를 좁히고 있다.

손경식 CJ 회장이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취임사에서 "우리 경제가 거시지표 면으로는 양호하지만 최저임금·내수부진·저출산·고령화·산업 구조조정 지연 등의 문제로 펀더멘탈이 점차 약화하고 있다"고 일갈한 바 있다. 

미투 운동이나 가상화폐 정책 혼선에 대한 반발 등 사회 불만은 언제든 기업 현장 활동의 마이너스화 가능성이나 경제 참여주제들의 정책에 대한 전면적 불신 등으로 전환할 수 있어 해결이 필요하다.

다만 이런 장기 과제들이 짓누르는 상황에서도, 문재인정부가 외교에서의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경제 살리기에 박차를 가하면서 정책 추진력에 힘을 싣는 데 필요한 시간 정도는 벌었다는 중간정산이 가능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지만, 문재인 정부가 그간 구상하고 추진해온 틀이 글로벌 무대에서 전혀 받아들여질 여지가 없다는 충격적인 상황과 직면하는 최악의 경우는 피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반도 운전자론이 빚은 유례없이 빠른 성과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기대되는 국면이다.

무겁기만 한 평화로 가는 문을 연 문재인 정부가 각종 난관을 모두 넘어서 최종적인 주인공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세계에서 보내는 관심이 크다.

문재인정부가 역설하던 '마이턴' 주장에 미국이 미소를 보내면서, 이제 남은 것은 세계적으로 현실 추진 및 성공 유례를 찾기 어렵다는 소득주도 성장론을 확고히 안착시키는 것이다.

혁신성장 등 다른 이슈들을 적절히 안배하면서 GM 군산 철수에 대한 문재인 정부 책임론(야당의 국정조사 추진) 등 닥친 장애물들을 넘을 때다. 문재인의 시대의 본격적 개막이 이제 막 선언됐다.


임혜현 기자 tea@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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