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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경남은행장 '통합·화합' 리더십 요구받는 자리인데…

 

이윤형 기자 | lyh@newsprime.co.kr | 2018.03.09 18:00:45
[프라임경제] 경남은행 임원추천위원회가 지난달 황윤철 BNK금융지주 부사장을 차기 행장으로 내정하자 황윤철 내정자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최근 경남은행은 모기업인 BNK금융지주가 지난해 엘시티 불법 특혜 대출과 자사주 시세조종 의혹으로 전·현직 경영진 구속 등 사상 최악의 외풍을 맞으면서 조직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수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BNK금융은 신뢰도 확대에 앞서 'BNK투뱅크' 체제 강화에 힘쓸 것으로 보이는데요. 투뱅크 체제는 BNK금융 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각 지역 대표은행으로 브랜드 가치를 확고하게 다지고 업무 표준화 등 시너지 효과를 꾀하는 경영전략입니다. 

이번 차기 행장 내정도 경남은행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결정이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지완 BNK금융 회장은 "내부출신이 경남은행장에 오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행장 인사를 전적으로 경남은행 이사회에 맡기겠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일각에서 황 내정자는 지주 부사장 업무를 수행하며 김지완 회장을 살뜰히 보좌한 것도 평가에 반영됐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그렇지만, 이번 선출 과정은 황 내정자가 경남은행에서 4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경험을 쌓은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진단됩니다. 

실제 황 내정자는 1980년 경남은행에 입행한 이후 창원시청지점장, 지역발전본부장, 마케팅본부장 등을 역임해 '경남은행 39년'이란 이력을 갖고 있죠. 

현재 차기 경남은행장은 빈틈없는 투뱅크 체제를 이뤄내기 위해서라도 노사 간 화합과 통합의 리더십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BNK금융이 투뱅크 체제를 추진하고 있지만, 조직 내 학연·지연에 따른 조직 구조적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BNK금융은 두 은행을 중심으로 8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음에도 여전히 핵심 자회사인 부산은행 중심의 '부산상고-동아대' 출신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요.
 
김지완 회장을 비롯해 오남환 부사장, 신덕수 전무 등 최상층 임원들이 부산상고 출신 인맥을 형성한 것만 보더라도 순혈주의를 지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이런 점에서 경남은행 내부에서는 조직 내 학연·지연을 배제하고 능력 중심의 공정한 인재 채용과 조직 개혁을 통한 전 임직원의 화합을 이끌어줄 인물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이어집니다. 

하지만 이런 요구가 무색하게 황 내정자는 정식 취임 전부터 노조와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데요. 경남은행 노동조합은 지난달 황윤철 BNK금융 부사장이 차기 경남은행장 최종 후보로 내정된 데 대한 공식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노조는 "경남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권한과 원칙을 존중하고, 노조가 특정 후보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것이 자칫 노조가 타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왜곡된 추측과 그릇된 정치적인 행동을 하는 집단으로 비칠 수 있을 것을 우려해 (내정) 과정을 묵묵히 지켜봐왔다"고 제언했습니다.
 
특히 "그러나 황 부사장은 직원들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제시한 공식적인 인터뷰 요청마저 거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직원들의 최소한의 부름을 거부한 황 부사장이 과연 당행의 은행장으로서 적합한 인물인지 당 조합은 강도 높은 검증을 통해 부적격 사유들을 밝혀내고자 한다"며 "직원을 무시하는 잘못된 경영철학을 가진 황 부사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강하게 거부했습니다.

이는 경남은행 노조가 은행장 최종 후보군이 추려지는 대로 각 후보와 개별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황 내정자가 이를 거절한데 따른 반응인데요.

노조가 BNK금융으로부터 벗어난 경남은행의 독립경영은 아직 끝나지 않은 과제라는 생각을 가진 상황에 지주 회장의 신임을 얻은 내정자가 노조의 요구를 거절하자 이 같은 거부반응이 나온 것입니다.

앞서 노조는 "BNK지주 하에서 경남은행과 직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강단 있는 은행장이 필요하다"며 "지주 경영진의 지시만을 이행하는 꼭두각시 같은 CEO를 노조는 절대 용인할 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죠. 

경남은행 차기 은행장은 임추위의 결정에 따라 황윤철 BNK 부사장이 임명될 예정입니다. 오는 20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되면 2년의 임기가 시작되는 것이죠. 그리고 경남은행 앞에 놓인 현안과제들을 해결하면서 지주와 직원들의 신임을 얻는다면 한 차례 더 연임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황 내정자는 아직 노조 반발에 대한 입장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한 입장은 정식 선임 이후에 밝힐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투뱅크 체제 아래 경남은행의 위치 및 브랜드 가치 제고라는 현안과제와 지주 내 계파갈등, 노조와의 관계 속에서 황윤철 내정자가 어떤 자세를 취할지 금융업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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