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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청와대 검증 논란'에 개각 위기 여가부만 기사회생?

일부 개각설, 현역 의원 출마와 맞물려 복잡…사회부조리 특정 장관 책임론에 부담 높아져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3.12 09:25:15

[프라임경제] '미투 논란'이 사회 각 분야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지방선거 등 정계 전반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유력 정치인 개인의 추락 문제로 국한되지 않고 선거 출마 여부 등 각종 구도에 연쇄 파급 효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개각 추진 문제와 미투 문제(강간 및 추행 등 권력형 추문)와 불륜 등 파생형 성도덕 논란이 복잡하게 뒤엉키고 있다는 점도 시선을 끈다.

가장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는 기자지망생 추행설과 맞딱뜨린 정봉주 전 의원의 복당 심사와 후보 적격 문제, 민병두 의원의 부적절한 노래방 행동 논란은 수도인 서울시장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못지 않게 시선을 끄는 충남발 이슈도 서울처럼 미투와 부적절한 성 문제가 섞여 나타난다. 안희정 전 충청남도지사는 불마 며칠만에 현직 도지사이자 차기 대선 유력 주자에서 위력 간음 혐의를 받는 야인으로 전락했다. 6월 선거에서 충남지사직을 염두에 두고 있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역시 불륜녀 공천 논란 등 부적절한 사생활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안 전 지사와 박 전 대변인 이슈는 여성가족부 등 일부 개각 가능성에도 영향을 강렬하게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을 너무 못 하는 부처' 눈총 대상에서 분위기 전환     

정현백 여가부 장관 교체설 등 일부 개각론은 이달 초 화제 대상으로 부각됐다.

가상화폐 강경 규제 발언으로 혼선을 일으킨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함께 유력한 일부 개각 대상으로 입길에 오른 것인데, 정 장관의 경우 미투 사태의 유탄을 맞아 이런 구설수 대상이 됐다는 풀이다. 즉, 미투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퍼지는 상황에서 초기 한 달여간 주무부처인 여가부 역할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나돌았다. 이런 미투 무대책 우려는 국제연합 여성차별철폐위원회(UN CEDAW) 회의 부실 대응 논란 등으로 증폭돼 개각 대상설을 더 키웠다.

하지만 충남발 태풍이 불면서 상황이 다소 미묘해졌다. 우선 안 전 지사의 미투 낙마를 전후에 개각론 회자 상황이 다소 약해졌다는 풀이가 나온다. 이런 변화 조짐은 특히 '안희정 이슈'에 '박수현 시너지'가 더해지면서 더 강해졌다.

우선 안 전 지사 상황과 관련, 6일 청와대 측은 "공식 입장을 낼 계획이 아직 없다"는 태도를 취했다. 그 전에는 미투에 적극적 반응을 보이던 상화에서 대선 유력 주자이자 당선에 일정 부분 협력한 인물이 개입되자 곤혹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뒷말이 나왔다. 결국 문 대통령이 8일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미투 운동 피해자들에게 따뜻한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했지만, 어중간한 봉합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불륜 논란과 공천 비리 의혹은 결국 청와대 인사 검증 문제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 뉴스1

박 전 대변인 논란은 미투보다는 질이 덜 나쁜 문제적 사랑(?) 이슈지만, 청와대의 곤혹감을 더 키운 악재로 보는 견해도 힘을 얻고 있다.

바로 '인사 검증 부실 논란' 때문.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 주요 인사 검증 부실 논란으로 조각 등에 상당한 차질을 빚은 바 있다. 그런데 6일 폭로로 여성 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박 전 대변인이 반격을 시작하며 검증 문제를 건드렸다.

박 전 대변인은 7일 당원에게 보내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나는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사람"이라며 "청와대는 인사혁신처에서 파견 나온 전문요원들이 철저히 인사검증을 한다. 저에게 사생활 문제가 있었다면 검증 초기에 곧바로 드러났을 것이다. 인사검증을 아무런 문제 없이 통과한 사람"이라고 억울함을 표했다.

인사혁신처 요원을 거론했지만, 결국 청와대 고위급 인사 검증망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그치지 않고 추가 폭로와 재해명 등이 얽히면서 검증망 이슈는 하나를 놓친 정도가 아니라 몇 가지를 놓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받을 여지가 생겼다. 박 전 대변인의 전처가 추가 폭로 현장에 함께 나타나 무게를 실어주는가 하면, '4명 이상의 내연녀' 주장 등이 뒤따랐다. 박 전 대변인은 전처와 지역 정치인의 수백억 청탁 의혹을 꺼내들었지만, 성 문제 검증 실패와 비리의 청와대 사정 계통 보고 문제 등 다른 논란으로 확대가 가능하다. '미투 플러스 알파' 국면에서 '안-박 브러더스'가 전환점 역할을 한 셈이라는 평은 그래서 유효하다.

◆힘없는 부처 논란, 청와대에 책임…'힘싣기 필요' 공감대 확산될 듯 

사정이 이런 데다, 일부 개각이 쉽지 않다는 정치공학적 문제도 정현백 낙마 필요성을 희석하고 있다. 현재 청와대와 여당은 현직 금배지 아끼기 국면이다. 개헌 추진 등에서 의석수 하나가 아쉬운 것. 따라서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운명이 엇갈리는 등 복잡미묘한 구도가 형성 중이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왼쪽)과 김영록 농림부 장관. 둘 모두 지방선거 차출론에 휘말렸으나 미묘한 역할 차이가 부각되고 있다. ⓒ 뉴스1

'김영춘 부산 출마설'이 제기됐으나 일단 부산은 '민주당 안정권'이어서 현직 장관이자 의원직을 가진 그가 굳이 차출돼야 하냐는 비판이 일었다. 결국 불출마로 정리됐다. 그러나 농림부 쪽은 사정이 다르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의 전라남도지사 도전 저울질 상황에서 민주당이나 청와대는 이개호 의원 불출마-김영록 장관 차출이라는 연결 해법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복잡하게 상황이 꼬이면서 일부 개각을 준비하기는 해야 하지만, 괜히 불필요한 구설로 청문회 논란이나 정치적 공세 이슈를 공급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필요 역시 높아지고 있다.

정 장관과 여가부 책임론 문제는 불과 며칠 새, 이 상황에서 불가피한 상수 문제에서 자칫 잘못 건드리면 곤란한 '꼬리 자르기' 문제로 애매한 측면이 덧칠됐다. 

특정 부처에서 제대로 초기 대응을 못 했다는 것은 책임 부처 역할론이기도 하지만, 자칫 사회 이슈를 정부와 여권에서 원하는 대로 견인할 수 있다는 오만으로 받아들여져 여론 역풍이 불 가능성이 없지 않다.

미투 더 나아가 나쁜 섹스 문제가 사회 전반에 만연한 상황에서, 일개 부처에서 펼치는 순발력 있는 대응만으로 해결이 될 것으로 보는 것도 무리라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정 장관이 힘을 못 받는 상황 중 일부는 개인 무능 이슈도 있지만,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의 부적절한 성인식 논란 등 정권 초기 상황에서 청와대가 자초한 게 나비 효과를 냈다는 풀이도 뒤따른다. 여성 여권 정치인들과 여가부의 '말발'이 안 서는 탁 보호론이 결국 오늘의 업보로 돌아왔다는 것.

여가부가 그나마 약간 체면치레를 한 것은 12개 관계부처 합동 범정부 협의회에서 직장 성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하는 데서 앞장서는 모습을 보인 정도다.

여기에 '민병두 의원직 사퇴 만류' 등까지 이어지면서 여가부 책임론으로 미투 등 성도덕 논란의 확산과 방향 실종 우려 등을 모두 덮으려는 건 지나치게 정치공학적 시각이라는 문제도 부각된다.  

결국 금배지 하나하나의 무게감에 매몰돼 미투 등 운동 번반에 대한 대처 태도를 엄정하고 공평하게 풀어내지 못하는 등, 청와대와 여권 전반이 책임을 갖고 있으며 청와대의 인물 검증 실패 등 하부적 문제도 여기에 겹친다는 것. 

하필 가장 힘있고 중심잡힌 모습을 보여야 할 시기지만, 2001년 부처가 설치된 이래 이렇게 허약한 상황인 아이러니를 현직 장관이 모두 짊어져야 한다는 논리 혹은 그렇게 해결이 가능하다는 예측은 적당하지 않다는 것. 정 장관이 결국 교체되더라도, 여가부 역할론 등 추가적인 고심은 정치권에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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