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컷] "바뀐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바뀌는 자동차 번호판

2018-03-12 17:41:56

[프라임경제] 버스정류장 옆에 설치된 비닐막을 본 적 있으신가요?

▲서울 강북구 수유역에 있는 추위 대피소. ⓒ 프라임경제

지난날 강북구 수유역 버스정류장 옆에서 버스 모양의 비닐막을 봤는데요. 유난히 추웠던 올 겨울,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는 잠시나마 몸을 녹일 수 있게 만들어진 '추위 대피소'였습니다.

서울의 한 자치구가 처음 설치한 이후 다른 자치구에서도 빠르게 확산되며 서울 안 곳곳에서 추위 대피소를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온기텐트의 이름도 서울 강북구의' 강북따숨터', 중구의 '온기통, 도봉구의 '추위 녹이소', 은평구의 '따스안' 등 다양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추위 대피소의 실내온도와 실외온도를 온도계로 측정해보니 실외온도보다 실내온도가 2~4도 정도 높은 것으로 확인돼 보온 효과도 톡톡했는데요.

천막은 겨울이 지나면 동별로 보관하다가 또 사용할 수 있어 적은 예산으로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거창하진 않지만 시민들의 상황을 적절히 고려한 정책은 큰 호응을 받기 마련입니다. 반면, 비용도 많이 들고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정책이라면 당연히 혹평을 받겠죠. 근시안적 시각으로 오래 유지되지 못하는 정책 또한 많은 비난을 받을 것입니다.

전날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동차 등록 번호판 개선안은 많은 시민들의 냉담한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데요.

현재 자동차 등록번호는 신규 발급이 가능한 번호가 모두 소진된 상태라고 합니다. 이에 따라 번호판을 현행 체계의 맨 앞에 숫자 1자리를 더한 '333가4444' 체계나 한글에 받침을 더한 '22각4444' 체계 중 하나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앞 숫자를 늘리는 방안은 조합이 2억개나 달하며 단속 카메라가 판독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간격이 좁아 답답해 보일 수 있으며 외우기가 좀 더 까다로워 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죠.

두 번째 방안은 모양은 지금과 다르지 않지만 한글 구분이 쉽지 않다는 단점을 지녔습니다. 또한 단속 카메라를 교체하는 데도 7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녹색 바탕에 지역명과 일련번호를 함께 넣던 이전의 자동차 번호판은 2004년 당시 정부가 지역 감정을 완화한다면서 대대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에 지역명은 빠지고 차종을 나타내는 숫자 2자리, 용도를 의미하는 한글, 나머지 일련번호 숫자 4개의 조합으로 현재의 번호판이 만들어졌죠.

개인 승용차의 경우 승합차나 화물차 등을 의미하는 숫자를 제외한 01~69 사이의 숫자 중 2개를 쓰고, 택시나 렌터카 같은 사업용 차량에 쓰는 한글을 제외한 32개 글자 중 하나를 쓴 뒤 마지막으로 4자리 일련번호를 붙이면 2207만여개의 번호판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2006년에는 번호판 바탕을 녹색에서 흰색으로 바꾸고 일련번호를 일렬로 배열한 유럽식 번호판으로 또다시 교체됐는데요.

이에 전문가들은 10여년만의 번호판 교체에 대해 10년 사이 2000만대 이상의 번호판 사용은 예상이 가능한 수치였다며 당시 정책의 실패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만 자동차 번호판이 수차례 바뀌자 애초에 반영구적인 번호판 개발을 하지 못한데 대한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인데요. 잦은 교체로 국민 혼란을 가져왔을 뿐 아니라, 사회적 비용까지 낭비했다는 것이죠.

시민들 또한 '현재 번호판 체계를 사용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변경하느냐. 그 돈은 어디서 나오냐' '저번처럼 개인한테 비용을 부담시킬 거면 나는 반대다' '지금 차량을 다 바꾸려면 예산낭비, 시간낭비다. 신규등록차량부터 바꿔라' 라는 등 부정적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 정부는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받아들여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려함과 함께 다시는 이런 주먹구구식의 정책을 시행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인데요. 무엇보다 시민을 생각하는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고민하는 자세가 가장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예주 기자 hyj@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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