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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해결 나선 韓, 과제는 패싱 우려하는 중·일 다독이기

당근 제시하며 추가 협의 필요…아베 정쟁과 러 선거 비롯한 속사정도 복잡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3.13 09:20:22

[프라임경제]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을 방문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알리고 협력을 구하는 우리 측의 외교 노력이 분주하다.

평양 특별사절단 파견 성과와 남·북 정상회담 및 북·미 정상회담 추진 내용을 알리는 작업에 대한 주변 국가들의 태도는 큰 틀에서는 호의적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별적인 이해 관계가 다르다 보니 상황 인식과 관심사가 다른 점이 부각될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정부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주변 국가 외교에서 강약 조절에 지속적으로 공을 들일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제기된다. 

시진핑 중국 주석(오른쪽)은 이번 정의용 안보실장 접견에서도 중국식 외교 전략을 한반도 문제 해결에 접목해줄 것을 요청했다. ⓒ AFP-뉴스1

'큰 틀 중심으로만' 챙기지만,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소홀히 하지 않음을 충분히 전달하고 실제 태도로도 보여줘야 하는 셈이다.

우선 중국은 시진핑 주석이 직접 '차이나 패싱' 우려를 타나낸 것으로 보여 큰 관심을 모은다. 12일 오후 시 주석은 중국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을 직접 만났다.

시 주석은 "한반도 정세 전반에서 큰 진전이 이뤄지게 된 것을 기쁘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당초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양회) 일정상 시 주석 직접 면담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유력했으나 일정 배려가 이뤄진 것은 시 주석의 전향적 태도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기에는 시 주석의 자국 중심주의 속내가 반영된 게 사실이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안전이라는 근본적 목표에 집중하면 한반도는 마침내 두꺼운 얼음이 녹을 것"이라면서도 "중국의 '쌍궤병행(비핵화와 평화협정 동시 진행)'과 관련국 의견을 결합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길 원한다"는 주문을 덧붙였다. 

중국을 빼고 미국과 북한 간 글로벌 이슈를 독점하면서 핵 해결 이후 국면을 그릴 때 중국이 소외되는 것을 크게 경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재팬 패싱 등 불만도 숙제다. 한반도 문제 풀이에 주변의 강국이자 미국의 충실한 파트너를 자임해온 일본의 협력을 완전히 배제하고는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

12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서훈 국정원장간 만남은 전반적으로 좋은 분위기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고노 외무상은 서 원장이 북한에 갔을 때 납치자 문제가 거론됐는지 궁금해했다는 것. 

서 원장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은 한반도 비핵화·정상회담 등 대형 이슈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자리여서 납치자 문제는 꺼내지 않았다고 답했다.

일본은 재팬 패싱 가능성도 경계하지만 자국 일반인들이 북한에 납치돼 오래 억류된 상황에 대해 지속적으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이 이를 지나치게 지엽말단적인 이슈로만 바라본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져서는 곤란한 만큼 북한과의 접촉 등에서도 일본에 약간의 선물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일본이 현재 민감한 이유는 또 있다. 아베 신조 총리가 '문서 조작 스캔들'로 공식 사과하는 등 내부적 정치 입지 축소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13일에는 아베 총리를 만날 서 원장이 국내 정치 문제로 경황이 없는 상황인 아베 총리에게 한반도 담론을 어떻게 풀어내고 관심과 협력을 이끌지 주목된다.

한편, 러시아도 대통령 선거 등 자국 일정으로 분주하면서도 한반도 문제에 대한 기본 관심은 거두지 않고 있다.

12일(현지시각)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정 실장이 러시아를 방문하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그를 만나도록 준비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직접 만나 설명하지는 못하더라도 중요 이슈 협의를 놓칠 수 없다는 점에서 차선을 고려 중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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