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인사이드컷] "지역 이기주의?" 속 터지는 목동 1·2·3 단지 속사정

 

남동희 기자 | ndh@newsprime.co.kr | 2018.03.13 17:02:58

= 남동희 기자

[프라임경제] 얼핏 보면 강연회 같은 이 사진은 '지역 이기주의'로 비치기도 했던 이달 10일 서울 양천구 목동 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목동 1·2·3 단지 주민들의 '조건없는 3종 환원'을 위한 궐기대회 현장입니다.

강단에 선 사람은 양천구 국회의원 황희(더불어민주당)의원이고요. 이날 현장에서는 억울함을 토로하는 주민들의 고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목동 1·2·3 단지 주민들은 지난달부터 거주지역 종 상향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는데요. 이를 놓고 일부 여론에서는 '지역 이기주의'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당사자인 목동 1·2·3 단지 주민들 입장을 들어보면 속이 답답할 만 합니다. 

현재 목동 1·2·3단지는 2종 주거지역, 나머지 4~14단지는 3종으로 분류됩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13층 이상의 고층 건물이 10%를 초과할 경우 해당 지역을 3종일반주거지역으로 분류하는 것이 가이드라인인데요. 

목동 1·2·3단지는 고층 비율이 각각 23.5%, 21.6%, 20%를 차지함에도 2종 주거지역으로 분류됐습니다.

2종일반주거지역은 현행법상 재건축이 되면 최고 12층 이하, 용적률 200% 이하를 적용받지만 3종주거지역은 층수제한이 없고 250%의 용적률을 적용받습니다. 용적률이 높으면 일반분양 가구수가 늘어 수익성이 높이지고요.

따라서 3종 주거지역에 해당해도 2종으로 재건축을 진행하면 그만큼 주민들 입장에서는 손해입니다. 그렇다면 3종 주거지역에 해당하는데도 왜 당시 2종 주거지역으로 분류됐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데요.

주민들에 따르면 당시 2004년 주거지역 종 분류 당시 양천구청에서 종 평균을 맞춰야 하는데, 1~14단지를 전부 3종으로 하면 나머지 지역 여분이 8.8%밖에 안 되니 목동 1·2·3동 주민들에게(2종으로 지정에 대해) 양해해달라고 부탁했답니다.

덧붙여 재건축 연한이 도래하면 3종으로 바꿔주겠다고 약속을 했다는데요. 당시 주민들은 한 발 양보해 구청의 약속을 믿어줬다고 합니다.

하지만 목동 1·2·3단지가 모두 재건축연한이 도래한 현재, 이 단지들은 2종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거나 일반적인 종 상향 원칙대로 기부체납 등의 과정을 거쳐야만 됐습니다.

서울시는 목동 1·2·3 단지가 매뉴얼대로면 3종에 부합하긴 해도 법령과 비슷한 효력을 가지는 도시계획의원회를 통해 결정된 사항은 시측에서도 쉽사리 바꿀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주민들의 사정이야 이해하지만 목동 1·2·3단지만 조건 없이 종 상향을 해줄 경우 행정절차상에도 맞지 않아 타 단지들과 형평성이 어긋날 수 있다는 것인데요.

문제는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주민들은 앞으로 박원순 서울 시장에게 탄원서를 제출, 시민대토론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이처럼 우리 사회 발생하는 일들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속사정이 있습니다. 선입견으로 무엇인가를 쉽게 판단하는 것은 안 된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되는 순간입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