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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도 거뜬' 자리 꽉 잡은 증권사 장수 CEO 비결은?

유상호 11번째 연임·김해준 5연임·나재철 3연임 성공

이지숙 기자 | ljs@newsprime.co.kr | 2018.03.13 17:51:37

[프라임경제] 증권사 장수 CEO들이 올해도 연임에 성공하며 당분간 자리를 더 지키게 됐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 2007년 47세로 증권업계 최연소 CEO가 된 유 사장은 열한 번째 연임에 성공해 1년 더 '최장수 CEO' 기록을 연장하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7일 열린 '2018년 제2차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유 사장을 최고경영자 최종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고 알렸다. 유 사장은 오는 22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하게 된다.

유 사장의 '장수 CEO' 비결은 한국투자증권의 꾸준한 성장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1323억원의 영업손실을 보기도 했으나 이후 빠르게 회복에 성공했다.

왼쪽부터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 프라임경제

유 사장 취임 당시 1조7900억원 수준이던 자기자본은 2017년 기준 4조원을 넘겼다.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 5244억원을 거둬 전년 대비 121.5% 증가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자기자본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5049억원)를 앞서는 수치다. 

지난해 11월에는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단기금융업을 인가받기도 했다.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선정된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이 여전히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지 못하는 가운데 우선적으로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하게 된 것이다.

한편 힘든 시기도 있었다. 유 사장은 2015년 KDB대우증권 인수전에 적극 뛰어들었으나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통 큰 배팅에 나서며 쓴 맛을 봐야 했다. 이후 현대증권 인수전에서는 KB금융지주에 밀렸다.

두 차례 인수전에서 실패한 한국투자증권은 초대형IB 진입을 위해 기업어음(CP) 발행 등으로 자기자본을 늘리는 등 자체 체력을 키우는데 주력했고 올 한 해는 초대형 IB 선도의 해로 삼을 예정이다.

유 사장은 신년사에서 "단기금융업 인가 1호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시장을 선점하고 명실상부한 IB 1등을 기필코 이루길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지난 2008년 6월부터 교보증권을 이끌고 있는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역시 지난달 이사회에서 사내이사 단독후보로 추천되며 5연임에 성공했다. 김 사장의 임기는 2년이다.

김 사장은 2008년 금융위기에도 적자를 내거나 구조조정 없이 꾸준히 수익을 유지해왔다. 연결기준 지난해 당기순이익 잠정치는 749억원으로 전년보다 20.3%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26.3% 증가한 912억원을 시현했다.

올해는 당기순이익 660억원과 '수익구조 안정화와 경쟁력 확대를 통한 최고의 금융투자회사로의 도약'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본사 주요 영업본부인 S&T(Sales and Trading), 부동산 구조화금융(SF)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분야 IB, 자산관리(WM)부문에서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2012년부터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도 세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대신증권은 지난 5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나 상장의 대표이사 선임을 의결했다.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며 오는 23일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으면 연임이 확정된다.

특히 지난 1985년 대신증권에 공채로 입사해 증권맨 생활을 시작한 나 사장은 한 회사에서 사원에서 사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대신증권 또한 지난해 우수한 성정표를 받았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1206억원, 영업이익은 67.1% 늘어난 1392억원을 시현했다. 대신증권 외에도 대신저축은행, 대신자산운용, 대신에프앤아이 등 전 계열사가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나 사장도 지난 2014년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노조와 마찰을 빚어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계속되는 실적 부진에 2014년 창사 이후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 대신증권은 302명을 내보냈다. 구조조정과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대신증권은 2015년부터 실적이 안정적인 단계로 접어들었다. 

대신증권은 올해 대신만의 수익모델을 갖추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계열사 간 단순 협업을 넘어 사업부문 간 융·복합을 통해 미래 대신을 이끌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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