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 르노삼성, 쏟아지는 우려 시선

2018-03-14 16:25:13

- 'CEO 기자간담회' 발 빠른 대응vs신차계획은 '수입판매' 뿐

[프라임경제] 그동안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자동차(000270)에 이어 오랫동안 3위 자리를 유지하던 한국GM이 시한부 신세가 됐다. 지난 2월부터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한 모기업 GM과 갑론을박을 펼치며 생존의 기로에 놓여있는 상태다. 

그저 '설'에만 그쳐왔던 GM의 한국시장 철수가 현실화되자 업계에서는 그동안 곪을대로 곪은 것이 드디어 터졌다는 지적이 쏟아져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특정모델에 대한 판매의존도가 심각했던 한국GM은 실적을 이끌던 말리부와 스파크가 부진에 빠지자마자 큰 폭으로 판매량이 하락했다. 여기에 강성으로 분류되는 노동조합과의 갈등과 신차 마케팅 실패 등의 악재들까지 더해지며 사면초가에 빠져버렸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취임 이후 줄곧 "흑자전환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GM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은 지난 2016년 내수시장에서 2002년 법인 설립 이후 최고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의존했던 모델들 말고는 사실상 판매량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고, 판매량이 저조하니 공장가동률이 떨어지고, 결국 폐쇄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한국GM 사태로 국내 자동차시장이 어수선한 상황에 놓이자 덩달아 긴장하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 한국GM처럼 외국자본이 대주주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다. 

르노삼성 역시 그동안 본사 글로벌전략이 바뀔 때마다 구조조정 공포에 떨어야 했으며, 툭하면 터지는 철수설에도 시달려 왔다. 때문에 소비자들이 현재 우려스러운 시각으로 르노삼성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 

무엇보다 GM의 한국GM 군상공장 폐쇄결정이 수익이 나지 않는 지역에서 가차 없이 버리고 떠날 수 있다는 '외국계 기업'의 냉혹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 돼버리자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도미닉시뇨라 르노삼성은 사장은 한국고객은 매우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글로벌시장에서 한국은 매우 중요하다며,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르노삼성자동차

이를 인지한 르노삼성은 곧바로 신년 CEO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비스 인프라 확충 및 서비스 품질 강화에 대한 목표를 강조하는 등 시기적절하게 대응했다. 

도미닉시뇨라 사장은 "올해 판매목표로 내수 10만대·수출 17만대 총 27만대를 잡고, 강화된 고객니즈 분석을 통해 제품, 영업, A/S, 신차 도입 계획 전반에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했다. 

하지만 한편에는 '르노삼성 글로벌 하청기지 전락' 논란이 또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르노삼성이 올해 신차 출시 등을 통해 내수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선보여질 모델들이 국내 생산이 아닌 모두 수입 판매되는 모델인 탓이다. 

여기에 르노삼성의 부산공장 수출물량도 닛산으로부터 위탁생산하는 로그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수출량 증대가 매우 절실하며, 지난 2월에는 사실상 판매가 중단된 거나 다름없던 한국GM 보다도 저조한 내수판매를 기록했다. 

▲(왼쪽부터)르노삼성자동차의 태풍의 눈, 르노의 다이아몬드 엠블럼. ⓒ 르노삼성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은 현재 쌍용차가 신차를 통해 워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다 보니 상대적으로 위축돼 보이고는 있지만 한국GM처럼 극단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빠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다만 "SM6, QM6 이후에 신차가 없는 것이 문제다"라며 "클리오는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출시됐어야하는 모델인데, 출시 지연은 수입 모델 한계인 '제 때 정확한 물량공급이 어렵다'를 확인시켜준 셈이다"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르노삼성은 수입 판매 첫 모델인 QM3 판매량이 떨어질 때면 "물량부족에 따른 판매량 감소"라는 입장을 여러 번 내비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르노삼성이 수입해 판매하는 모델에 모두 르노의 다이아몬드 엠블럼을 장착할 것으로 알려지자 "삼성 브랜드 지우기 수순"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르노삼성은 "오는 5월 출시하는 소형 해치백 클리오에는 태풍의 눈이 아닌 르노의 다이아몬드 엠블럼을 장착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하반기에 선보여질 경상용차(LCV)의 경우 새로운 세그먼트에 도전이기도 하고 현재 정확한 출시계획도 잡히지 않은 상황인 만큼 여러 가지를 고려해 향후 결정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르노의 다이아몬드 엠블럼이 적용된 SM6의 쌍둥이 모델 탈리스만. ⓒ 르노삼성자동차

즉, 르노삼성은 향후 수입해 판매하는 모델에 모두 르노의 다이아몬드 엠블럼을 다는 건 아니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의 이 같은 해명에도 점차 모든 모델의 엠블럼을 르노의 다이아몬드 엠블럼으로 교체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르노와 삼성이 체결한 브랜드 사용계약은 오는 2020년이면 만료되는 데다 르노 브랜드의 인지도가 과거에 비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삼성과의 계약이 끝난 이후에는 사명변경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SM6와 QM6에도 다이아몬드 엠블럼을 단 모델들이 도로에서 심심찮게 보이고 있다. 특히 르노삼성은 앞서 SM6 출시 당시 "유럽에서는 다이아몬드, 국내에서는 태풍의 눈 엠블럼을 동시에 활용하다 보니 보닛과 트렁크 부분의 디자인을 달리하기 위해 추가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고민을 토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본인들이 고민했던 것처럼 수입 판매하는 차량의 엠블럼을 다이아몬드에서 태풍의 눈 엠블럼으로 바꿀 경우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만큼 수입 판매 모델에는 기존 엠블럼을 고수할 확률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르노삼성이 수입이미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굳이 태풍의 눈을 달아 르노삼성화하는 것보다 다이아몬드 엠블럼을 통해 르노라는 수입이미지로 마케팅 하는 것이 판매에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노병우 기자 rbu@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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