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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초대형IB' 빗장 언제쯤 풀리나

여전히 더딘 NH투자증권 인가 심사…금감원장 부재에 근심

이지숙 기자 | ljs@newsprime.co.kr | 2018.03.14 17:58:26

[프라임경제] 지난해 11월 한국투자증권이 첫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업무 인가를 받은 뒤 4개월째 2호 증권사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외에도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이 초대형IB로 함께 선정됐지만 주요 업무인 단기금융업 인가는 받지 못하고 있는 것.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열리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에 NH투자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특히 최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사퇴로 증권사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다. 이미 지난해 관련 부서를 신설하고 업무준비를 마친 증권사들은 늦어지는 허가에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NH농협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검사를 실시하며 발행어음 심사가 미뤄졌던 NH투자증권은 뚜렷한 이유없이 인가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NH투자증권 외에 KB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은 당분간 심사가 힘든 상황이다.

KB증권은 합병 전인 2016년 5월 현대증권에서 불법 자전거래로 영업정지 1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것이 문제되자 인가를 자진 철회했다. KB증권은 제재가 끝나고 2년 후부터 신규 사업 인가를 받을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오는 7월경 발행어음 인가를 재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심사가 보류된 상태다. 삼성증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 진행 중이며 미래에셋대우 또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로 심사가 보류됐다.
 
인가 시기가 늦춰지며 지난해 신설한 발행어음 관련 조직도 증권사의 고민거리다. 증권사들은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뒤 조직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인원 확충 없이 조직을 운영 중이다.

NH투자증권은 초대형IB 업무를 전담하는 '전략투자운용부'를 지난해 신설, 10명에서 두 배 이상 인력을 늘릴 계획이었으나 현재 10명만이 근무 중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 업무를 시작하지 않은 상황에서 인력을 늘릴 수 없어 현재 초기 인원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며 "운용기능을 이 부서로 모아 관련 퇴직연금 운용 등의 업무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도 작년 17명으로 꾸린 초대형투자은행추진단을 50명까지 늘릴다는 계획이었으나 인원 충원 없이 운영 중이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발행어음 업무는 아직 시작하지 못했지만 관심이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고객을 컨택하는 등 사전에 준비할 수 있는 업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또한 10여명의 인력이 종합금융투자팀에서 근무 중이다.

삼성증권 측은 "장기적으로 발행어음 인가는 회사에 꼭 필요한 라이센스인 만큼 준비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며 "종합금융투자팀은 현재 운용 관련 업무를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KB증권의 경우 초대형 투자은행 준비 TF팀에서 단기금융업 인가 신청 철회 후 사업성을 재검토 중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계획했던 것과 달리 업무 폭이 좁고 증자한 자금을 활용하는데 제약이 있으니 증권사 입장에서는 답답한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인력을 외부에서 채용해 충원한 증권사의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니 손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금감원장 이슈가 있어 인가가 더욱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있다"며 "금감원이 빨리 조직을 추스르고 발행어음 인가를 조속히 시행할 수 있도록 힘쒀줬으면 좋겠다"고 말을 보탰다.

한편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의 경우 결과가 곧 나온다고 하니 확인해서 빠르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금감원장 부재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실무적인 사항인 만큼 금감원장이 직접 결정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심사가 끝나면 절차에 따라 진행되며 절차상 문제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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