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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위너스와 닮은꼴' KDB생명, 승자의 미소 지을까

경영 포기한 농구단 위너스처럼 성적 하락세…2년간 매각 없이 경영 정상화 나서

김수경 기자 | ksk@newsprime.co.kr | 2018.03.19 16:18:20
[프라임경제]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KDB생명이 보험업계 M&A 이슈에 빠질 전망입니다.

19일 복수 매체에 따르면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KDB생명에 대해 2년간 매각 없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는데요. 

거듭된 매각 이슈에 조직과 영업이 흔들리자 매각 가치가 더 떨어진다는 이유에서 경영 정상화를 외친 것이죠. 이러한 사명을 받들게 된 정재욱 KDB생명 사장의 역할은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KDB생명은 금호생명이었던 당시 순손실이 약 1676억원이었는데요. 2010년 KDB산업은행에 인수되면서 1년 만에 525억원의 흑자를 달성했으나, 최근 들어 다시 성적이 수직 낙하하고 있습니다. 

KDB생명의 작년 당기순손실은 760억5936만원으로 전년보다 645.7% 폭등했는데요. 같은 기간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은 107%를 찍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상황은 이 회사가 운영하던 농구단 KDB생명 '위너스'와 유사한데요. 

2000년에 창단된 여자프로농구단 KDB생명 위너스는 KDB생명으로 이름을 바꿨을 무렵인 2011~2012시즌 정규리그에 2위까지 오르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었습니다.

그러나 2012~2013시즌부터 최하위를 기록하며 6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했고, 심지어 이번 시즌에서는 22연패를 당하기도 했죠. 결국 KDB생명의 경영 악화와 함께 농구단은 최악의 성적을 거둔 채 해체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했던 선수들은 참담한 심정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8일 열린 'WKBL(한국여자농구연맹)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모범선수상을 받은 한채진 선수는 "팀이 힘든 시기에 우리 선수들도, 감독님도 너무 힘들게 시즌을 치렀다"고 토로했죠.

WKBL은 그동안 KDB생명을 인수할 기업을 찾았지만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하네요. 만약 계속 나타나지 않을 경우 1시즌 동안 네이밍스폰서를 맡아줄 곳을 물색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습니다. 

KDB생명도 마찬가지로 회생하기 위한 여러 일들을 진행했는데요. 악화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과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영업 조직을 축소하는 등의 자구책을 마련했습니다.

또 최근에 대주주 산업은행으로부터 3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방식 유상증자를 성사시켜 RBC비율을 150%까지 올렸습니다. 이 업체는 이를 바탕으로 올 상반기부터 후순위채권과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해 RBC 비율을 20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라네요.

그만큼 올해 숨 가쁜 스퍼트를 올릴 KDB생명의 수장인 정 사장의 어깨는 무겁습니다. KDB생명은 이달 임기만료를 앞둔 5곳의 생명보험사 중 가장 빨리 대표를 선정했는데요.

KDB생명 직원들은 정재욱 사장이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 등 외부환경을 이해하고 변화에 빠르게 반응할 수 있는 전문성과 자질을 갖췄다고 입을 모읍니다.

정 사장도 "최고경영진과 임직원, 대주주의 온전한 삼위일체를 통해 KDB생명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힘줘 말했죠. 

그는 KDB생명의 수장직을 맡은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상품 및 채널 재구성 통한 수익성 복원과 성장동력 확보, 선제적 자본확충 통한 재무건전성 제고와 같은 KDB생명이 현재 가장 필요한 대책들을 제시했는데요.

KDB생명이 위너스처럼 아쉬운 성적을 거둘지, 아니면 다시 한번 재기에 성공할지는 올해 이들의 행보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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