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착한투자'보다 더 착한 '임팩트 투자'

2018-03-22 11:56:42

[프라임경제] 올해 초, 각국의 주요 기업과 월스트리트는 한 통의 편지로 술렁였습니다. 편지의 발신인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 Rock)의 최고경영자 래리 핑크였는데요. 미국 유력 언론인 뉴욕타임스는 편지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보도했습니다.

'사회에 공헌하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지지를 잃을 위험을 감수하라(Contribute to Society, or Risk Losing Our Support)'

6조 달러가 넘는 투자금을 운용하는 거대 투자사인 블랙록이 기업의 사회공헌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글로벌 투자시장에서는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ment)'가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이에 최근 대신증권에서는 임팩트 투자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알아보고 국내외 임팩트 투자시장과 사례들을 소개했습니다.

임팩트 투자란 수익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업에 돈을 투자하는 것을 뜻합니다. 기존의 '착한 투자'로 알려진 사회책임투자(SRI)가 나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배제하는 다소 소극적인 방식이라면, 임팩트 투자는 '착한 기업'을 발굴해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이죠.

'임팩트 투자'라는 단어는 2007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록펠러재단 회의에서 처음 사용됐는데요. 이 회의에서는 임팩트 투자의 개념을 '측정 가능하고 긍정적인 사회적·환경적 결과를 위한 의도적인 투자'라고 정의했습니다.

록펠러재단은 이후 글로벌 임팩트 투자 네트워크(GIIN, Global Impact Investing Network)의 설립을 지원하는 등 임팩트 투자 생태계 조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죠.

그렇다면 왜 임팩트 투자가 중요할까요? 래리 핑크의 편지에 따르면, 블랙록의 고객들은 노후를 위해 장기적인 목표를 세운 이들입니다. 이들의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성과가 아닌 공생을 위한 지속가능하고 장기적인 경영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죠.

그렇기에 사회에 대한 공헌이 곧 기업의 장기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기업의 사회적, 윤리적 가치에 동참하는 투자사는 블랙록뿐만이 아닙니다. 골드만 삭스, TPG(텍사스퍼시픽그룹), 베인캐피털 등 세계적인 대형 펀드사들도 임팩트 투자에 합류하고 있죠.

GIIN에서 발간한 '2017 임팩트 투자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시장에 운용되고 있는 임팩트 투자 자산은 1140억 달러(약 123조원)이며, 2020년에는 4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하네요.

국내에서도 임팩트 투자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국내 임팩트 투자 시장 규모는 2015년 540억원, 2016년 760억원 규모로 추산돼 아직 글로벌 시장과 견주기엔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난해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임팩트금융추진위원회가 발족돼 펀드모금을 시작했으며, 올해 초 정부에서는 '사회적 금융(임팩트 금융) 활성화 방안'을 확정해 '향후 5년간 3000억원 수준의 한국형 사회가치기금을 조성한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죠.

이 같은 임팩트 투자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영국의 '사회성과연계채권(SIB)'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2010년 영국 법무부와 사회투자은행 '소셜 파이낸스'는 잉글랜드 동부의 피터버러에서 실험을 진행했는데요. 민간에서 투자 받은 500만 파운드를 활용해 피터버러의 교도소 단기 수형자 재활교육 사업을 운영하고, 이 과정을 통해 나타난 재범률 절감 성과에 따라 투자자에게 수익률을 얹어 돌려주는 프로젝트였습니다.

투자 조건은 교도소 퇴소자의 재범률이 평균 7.5% 이하가 되면 투자자에게 수익률 13%를 적용하는 것이었는데요. 프로젝트의 결과는 대단히 성공적이었습니다. 프로젝트 시행 한 해만에 재범률이 크게 떨어져 영국 정부는 관련 예산 75% 이상을 절감한 것인데요. 이후 피터버러에서 시작된 사회성과연계채권 프로젝트는 현재 18개국에서 84건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도의 노상배변 문제 해결에도 임팩트 투자가 이뤄졌습니다. 인도는 130만 가구가 화장실을 갖추고 있지 않아 노상배변이 일상적이었고, 이런 환경이 성범죄 유발에 영향을 주기도 하는데요.

인도의 인팩트 벤처펀드 운용사인 아비쉬카르는 저가형 이동식 화장실을 설치하는 벤처기업 사라플라스트에 투자해 지분 21%를 인수했습니다. 현재 사라플라스트가 인도에 공급한 이동식 화장실은 3000여개로 사용자는 1000만명이 넘는다고 하네요. 또 아비쉬카르의 투자 수익률은 약 30%로 예상돼 놀라운 성과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임팩트 투자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향후 임팩트 투자와 관련된 비즈니스가 대거 등장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임팩트 투자로 성장하는 착한 기업들의 활약상을 기대해 보며 여러분도 돈과 가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얻는 임팩트 투자에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한예주 기자 hyj@newsprime.co.kr

<저작권자 프라임경제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프라임경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