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인류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칫솔'이 꼽히는데요. 알려진 바로 가장 오래된 칫솔 역할을 한 도구는 기원전 3000년경 이집트 무덤에서 발견됐답니다.
여기에 바쁜 현대인들의 필수품으로 애용되는 '구강청결제'까지 겸해지면서 구강건강을 지키기가 더욱 용이해졌는데요. 구강청결제는 종류에 따라서 충치 및 치주질환 예방, 구취 제거 등의 효과를 가진 항균, 살균 효과가 있는 화학성분 및 불소가 들어 있습니다.
고대 로마인의 경우 구강 박테리아를 죽이기 위해 구강청결제를 사용했는데, 충격적이게도 이는 포르투갈인들의 소변이었다고 합니다. 19세기에 알코올로 대체될 때까지 소변이 쓰였다는군요.
구강청결제 중 가장 유명한 브랜드는 1880년대에 등장한 존슨앤드존슨(Johnson&Johnson)의 '리스테린(Listerine)'입니다. 본래 외과용 살균제, 임질 치료제, 발과 바닥 세정제 등으로 쓰이다 1920년대부터 구취 제거용 가글액으로 판매되기 시작했고 전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1982년 동아제약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인 '가그린'이 국내 구강청결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데요. 업계에 따르면 매해 약 250억원의 매출로 국내 시장점유율을 50%가량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엇보다 유해성 논란을 빚고 있는 '타르색소'가 없다는 점이 가그린의 특징입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타르색소의 유해성 논란이 일자 구강청결제와 치약 등에 타르색소 사용을 금지한 바 있죠.
최근에는 배우 박보영을 모델로 한 광고에서 '가그린은 색소가 들어있지 않습니다' '타르색소 무첨가로 투명합니다', 즉 '무색소'를 강조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였는데요. 마치 타사 제품은 타르 색소를 사용하는 것처럼 비쳐져 가그린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으로, 경쟁사 제품에 관해서는 '불신'을 조장하는 듯합니다.
여기에 한국존슨앤드존슨은 방송광고를 통해 '가글 말고 다 되는 리스테린 하세요!'라면서 반격하고 나섰습니다. 동아제약이 가그린을 무색소 구강관리 제품인 점을 내세우자 한국존슨앤드존슨은 리스테린이 색소보다 구강관리에 더욱 집중한 제품이라는 것을 부각시킨 것이죠.
이 같은 '비교 마케팅'은 자극적인 문구로 소비자들의 눈길이 한 번 더 가게끔 하는데요. 기발하고 재미를 주는 한편, 아직은 국내 정서상 눈살이 찌푸려진다는 견해도 들립니다.
대표적으로, 에이블씨엔씨의 국내 저가화장품 브랜드 미샤가 명품 브랜드를 상대로 한 비교 마케팅을 활발히 하면서 주목받고 있는데요.
미샤는 '나이트 리페어 사이언스 액티베이터 앰플'을 출시하면서 에스티로더 '나이트리페어 싱크로나이즈드 리커버리 콤플렉스', 일명 '갈색병'에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에스티로더 제품은 고가에도 전 세계에서 100만개 이상 팔린 밀리언셀러 제품입니다. 이보다 3분의 1 가격 수준에 선보인 미샤 앰플은 에스티로더 제품을 연상할 수 있도록 에센스 별칭을 '보라병'이라고 붙이기도 했는데요.
'이제 더 이상 값비싼 수입화장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됩니다'라는 카피도 눈에 띕니다. 미샤 측은 "특별히 갈색병을 타깃으로 잡고 명품화장품 대신 우리 제품을 쓰라는 의미가 아니라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기 위해 명품 1위 제품과 비교한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앞서 미샤는 한국P&G가 판매하는 SK-II와 비교 마케팅에서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는데요. 미샤는 SK-II 에센스 공병을 가져오면 미샤 에센스 정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미샤 에센스 제품은 출시 3주만에 3만개 이상이 판매되면서 그해 전체 제품 중 판매순위 1위를 기록했죠.
이에 분개한 한국P&G는 에이블씨엔씨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에 대한 소송까지 불사했는데요. 위법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다 1심에서는 에이블씨엔씨가 5000만원 손해배상하라는 판결에 이어,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기각하고 원고 패소로 에이블씨엔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수차례 비교 마케팅을 해온 미샤는 걱정을 한시름 덜게 된 형국입니다. 미샤는 이에 그치지 않고 랑콤과 마스카라 제품을 견주는 등, 업계에서는 다른 업체들이 쌓아온 노력에 그저 '무임승차'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흘러나오는데요.
자칫 노이즈 마케팅을 돕는 꼴로 전락할까 우려돼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이렇게 특정 제품을 타깃 삼은 마케팅으로 누린 효과가 얼마나 갈지, 당장의 매출이 아닌 브랜드의 장기적인 관점에 무게를 둬야할 텐데요.
비교해 견주는 것도 좋지만 소비자들은 브랜드마다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살린 독보적인 제품을 더욱 높이 평가하고, 고대한다는 점도 유념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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