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리스테린vs가그린' 비교마케팅 밀당의 비밀

2018-03-27 13:57:22

- 미샤 '무임승차' 논란 불지핀 전략, 타 업계로 비화?

























[프라임경제] 기원전 3000년경 이집트 무덤에서 발견된 인류 최고의 발명품, 혹시 아시나요? 바로 칫솔입니다.

남녀불문 상쾌한 숨결과 가지런한 치열이 미인의 기준이 된지 오래인 만큼, 근래들어 단순한 칫솔질을 넘어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것이 하나 더 있죠. 바로 구강청결제입니다.

종류에 따라 충치·치주질환 예방, 구취 제거 기능은 물론이고 항균에 살균 효과까지 있는 구강청결제. 과거 고대 로마인들은 입 속 박테리아를 죽이고자 구강청결제를 사용했다는데요. 그 재료는 무려 포르투갈 사람의 소변이었다고 합니다. 아주 훗날인 19세기 들어 알코올로 대체될 때까지 쓰였다고 하네요.

우리들에게 익숙한 구강청결제 가운데 유명한 브랜드는 1880년대 등장했습니다. 바로 존슨앤드존슨(Johnson&Johnson)의 '리스테린(Listerine)'입니다.

본래 용도는 외과용 살균제 또는 임질 치료제, 발 세정제 등으로 쓰였다고 하는데요. 1920년대부터 입 냄새 제거용 가글액으로 판매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세계시장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1982년 동아제약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인 '가그린'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요. 업계에 따르면 해마다 약 250억원의 매출을 기록, 국내 시장점유율 50%를 석권해 토종의 자존심을 지켰습니다.

최근에는 '타르색소'가 없다는 점을 다른 제품과의 차별점으로 강조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식약처는 유해성 논란이 일자 구강청결제와 치약 등에 타르색소 사용을 금지한 바 있습니다.

안전성을 따지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가그린은 색소가 들어있지 않습니다' '타르색소 무첨가로 투명합니다'라는 문구를 넣어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인 건데요.

문제는 마치 경쟁사 제품에 타르색소가 들어간 것처럼 오해할 소지가 생겨버렸다는 겁니다. 이에 라이벌 한국존슨앤드존슨 역시 방송광고를 통해 '가글 말고 다 되는 리스테린하세요'를 전면에 내세우며 반격했는데요.

제품명 '가그린'을 우회적으로 비꼬면서, 구강관리에 최적화된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런 비교마케팅은 자극적인 문구를 앞세워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기발한 아이디어일수록 재미를 주긴 하지만 지나친 '디스'로 눈살이 찌푸려진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비교마케팅을 하다가 업체끼리 얼굴을 붉힌 사례도 있습니다. 화장품 브랜드 '미샤'를 보유한 에이블씨엔씨가 대표적인데요. 미샤는 아예 고가의 명품브랜드를 콕 찍어 비교마케팅을 펼쳐 상당한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일례로 '나이트 리페어 사이언스 액티베이터 앰플'을 출시하면서 에스티로더의 '나이트리페어 싱크로나이즈드 리커버리 콤플렉스', 일명 '갈색병'에 도전장을 던진 것인데요.

갈색병은 비싼 값임에도 세계에서 100만개 이상 팔린 밀리언셀러입니다. 이에 비해 미샤 앰플은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면서 에스티로더의 갈색병을 연상할 수 있도록 '보라병'이라는 애칭을 붙였죠. '이제 더 이상 값비싼 수입화장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됩니다'라는 카피는 결정타가 됐습니다.

다만 미샤 관계자는 "특별히 갈색병을 대신 우리 제품을 쓰라는 의미는 아니다.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기 위해 명품 1위 제품과 비교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을 내놓았지만요.

앞서 미샤는 한국P&G가 판매하는 'SK-II'와도 비교 마케팅을 벌였는데요. SK-II 에센스 공병을 가져오면 미샤 에센스 정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미샤 제품은 출시 3주 만에 3만개 이상이 판매되면서 그해 전체 제품 중 판매순위 1위를 기록했죠.

이에 분개한 한국P&G는 에이블씨엔씨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에 대한 소송까지 불사했는데요. 위법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다 1심에서는 에이블씨엔씨가 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지만 2심에서 결과를 뒤집어 한 숨 돌릴 수 있었죠.

명품과의 비교마케팅으로 재미를 본 미샤는 해당 판결 이후 더욱 가열찬 마케팅 행보를 고수하는 모양새인데요. 최근에는 랑콤 마스카라와 자사 제품을 견주면서 유명 업체의 인지도에 무임승차한다는 뒷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때문일까요? 비교의 대상이 되는 유명업체일수록 철저히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경우가 보통이 되는 모양입니다. 자칫 노이즈 마케팅에 이용당할 수 있기 때문이죠.

남보다 특별한, 우월한 특장점을 비교해 증명하는 것은 훌륭한 전략입니다. 하지만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살린 제품이 더욱 높은 평가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원칙이 통할 때 제품과 브랜드에 진정한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겠습니다.


이수영 기자 lsy@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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