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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만vs장제원 '박근혜 늦잠'에 정반대 논평

세월호 보고조작, 한 나절 만에 '朴 옹호→비판'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8.03.29 14:23:04

[프라임경제] 박근혜 청와대의 세월호 참사 당시 직무유기 및 보고조작 정황이 검찰 수사 결과로 드러난 것에 대해 당시 여당인 자유한국당이 하루 만에 180도 상반된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끈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은 오전 10시20분까지 사저 침실에서 늦잠을 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김장수, 김관진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은 청와대를 향한 사고 책임을 피하기 위해 당일 대응시점을 다룬 문건 등을 불법 조작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온종일 국민적 공분이 끓은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후 8시20분경에야 공식논평을 냈다.

문제는 당시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감을 논하지 않고, 유가족과 이를 지지하는 시민단체들을 폄훼하는 내용이라는 점이다.

오히려 박 전 대통령의 '7시간 의혹설'을 제기한 더불어민주당과 '좌파단체'의 사죄 요구가 주를 이뤘다.

홍지만 자유한국당 대변인. ⓒ 뉴스1

홍지만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상적인 근무 상태가 아니었을 수 있다는 말, 정윤회 씨와의 밀회설, 종교의식 참석설, 프로포폴 투약설, 미용 시술설 등 온갖 유언비어가 나라를 뒤흔들었다"며 박 전 대통령의 결백을 옹호했다.

이어 "세월호 7시간을 탓하며 광화문에서 촛불을 태워 올린 그 많은 세력과 사람들은 무엇이냐"면서 "광화문 광장을 몇 년간 불법으로 쓰며 세월호를 불쏘시개 삼아 버티던 시민단체, 찌라시 같은 얘기를 사실인양 호도한 언론은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300여명이 생명을 잃을 동안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던 지난 정부 청와대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동정론을 편 것이다.

반면 이튿날 장제원 수석대변인의 논평은 정반대로 당시 책임을 일부 수긍하며 머리를 조아렸다. 공당의 대변인들끼리 같은 사안을 두고 180도 다른 논지를 펼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장 수석대변인은 29일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어떤 이유로든 활기차게 일해야 할 시간에 (박 전 대통령이)침실에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할 말이 없다"고 입을 뗐다.

그러면서 "대책 없이 우왕좌왕하는 소신 없는 비서진과 국가 대재앙 앞에 비선실세(최순실)와 회의를 해야 하는 무기력한 대통령이 결국 국민께 거짓보고까지 하게했다"고 말했다.

장 대변인은 또 "제왕적 권력 앞에 스스로 무너져 견제하지 못한 무기력함을 반성한다"며 "국민과 소통하며 혁신 또 혁신을 통해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새로운 보수로 태어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성태 원내대표 역시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한 듯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홍지만 대변인의 세월호 관련 논평은 개인논평"이라며 당과 선을 그었다.

다음은 홍지만 대변인의 29일 논평 전문이다.

세월호 7시간 진실이 밝혀졌다. 이제는 농단 주범이 책임을 말해야 한다.

검찰의 세월호 7시간 의혹 수사결과 발표에 경악한다. 검찰은 7시간 의혹엔 실체가 없다고 발표했다.

그 7시간을 두고 긴 세월 벌어졌던 일은 참담하다. 정상적인 근무 상태가 아니었을 수 있다는 말, 정윤회 씨와의 밀회설, 종교의식 참석설, 프로포폴 투약설, 미용 시술설 등 온갖 유언비어가 나라를 뒤흔들었다. 의혹에 목청 돋구는 당시 야당과 시민단체의 말을 받아 일본 언론은 찌라시 같은 연애 소설을 썼고, 모 의원은 있지도 않은 성형 수술을 제기해서 온갖 곳을 쑤시고 돌아다녔다.

시민이 쓰라고 만들어 놓은 광화문 광장을 몇 년간 불법으로 사용하며 세월호를 불쏘시개 삼아 버텼던 시민단체는 무엇이며, 찌라시 같은 얘기를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사실인양 호도하며 쓴 언론은 또 무엇인가. 그리고 세월호 7시간을 탓하며 광화문에서 촛불을 태워 올린 그 많은 세력과 사람들은 또 무엇인가. 합리적 의심을 뛰어넘는 광란의 시간이 너무 오래갔다.

실체는 단순하다. 박 전 대통령은 ’구조 골든타임‘이 지난 뒤에야 참사 발생을 알게 됐고, 최순실씨가 청와대로 오기 전까지 국가안보실장, 해양경찰청장에게 전화 지시를 한 번씩 한 것 외에는 별다른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업무를 잘못했다고 탓을 했으면 됐지 7시간의 난리굿을 그토록 오래 벌일 일이 아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을 만난 것도 사전에 예약된 만남일 뿐이다. 7시간을 두고 난무했던 주장들 가운데 사실로 드러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권력의 정점에 있으면서도 그런 광풍을 저지하지 못해 수모를 당하고 결국 국정농단이란 죄목으로 자리에서 끌려 내려온 박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

당시 이처럼 거짓말을 일삼았던 세력에게 참회와 자숙을 요구한다. 현재의 야당 뿐 아니라 시민단체, 소위 좌파 언론을 포함해 7시간 부역자는 모조리 석고대죄 해야 한다. 세월호 7시간을 원망하며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리고 거짓말을 일삼았던 세력들에 대한 처벌을 고민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세월호에 대해 고맙고 미안하다고 쓴 문재인 대통령의 글도 이제는 다시 해석되고, 그의 집권 과정의 정당성을 고민하게 된다.

국민들에게는 오는 지자체 선거에서 이런 거짓말로 천하를 덮고, 허공에 온갖 것을 쑤셔 넣어 스토리를 만들고 그 허상 위에서 권력을 잡은 이들을 단죄해 주십사하고 요청 드린다. 그동안 세월호 7시간으로 세상을 농단한 자들을 주시하고 추적해야 한다고 말씀드린다.

2018. 3. 28.
자유한국당 대변인 홍 지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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