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재건축 규제 놓고 엇박자…안전진단 강화될까

2018-03-30 14:13:02

- 황희·고용진·박영선·전해철 의원 도정법 개정안 발의

[프라임경제] 황희·고용진·박영선·전해철 등 여당 일부 국회의원이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를 무력화하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정부의 재건축 규제와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6월 지방 선거를 앞두고 지역주민들의 민원을 반영한 결과라 해석되고 있다.

지난 29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황희 더불어민주당(양천구갑)의원이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난 29일 서울 양천구 양천구민회관에서 열린 '재건축 안전진단 정상화를 위한 긴급 간담회'에는 해당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마포, 은평, 서대문, 강동구 등지에서도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를 반대하기 위한 재건축 조합 연합이 방문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 양천발전시민연대

개정안은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 기준을 법률화하는데 평가 항목에 '입주자 만족도' 항목을 신설하며 정부가 상향한 구조안전성 비중을 50%에서 15%로 낮추는 조항이 포함됐다. 발의된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지난 2월 정부가 마련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안이 무력화 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 항목 가운데 구조안전성 비중을 20%에서 50%로 상승시켰고 주거환경은 40%에서 15% 조정토록 했다.

개정안 발의에는 황 의원 이외에도 고용진, 최인호, 어기구, 안규백, 전해철, 박영선, 정재호,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동의했고 이동섭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여당 의원들이 정부와 엇갈린 행보를 보이는 데는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빗발치는 민원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실제로 황 의원의 개정안 발의에 이름을 함께 올린 의원들 대부분이 재건축과 관련해 민감한 지역의 지역구의원이거나 해당지역 출마를 앞두고 있다.

서울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강남, 마포, 강동, 목동, 노원 등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등 정부의 재건축 규제로 수억원 가격이 떨어졌다"면서 "손해를 본 사람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으려 할 것이고 선거에 영향이 갈 수 밖에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최근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지난 1월 16억1000만원에도 거래가 이뤄졌지만, 이달 들어 실거래가가 15억원으로 하락했다. 전용 84㎡도 1월 17억5000만~17억7000만원에서 3월 16억9000만원으로 1억원가량 떨어졌다.

재건축 규제 완화를 위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 본다. 지난 29일 양천발전시민연대가 개최한 '재건축 안전진단 정상화를 위한 긴급 간담회'에는 목동 주민뿐만 아니라 강동, 마포, 서대문, 은평 등의 재건축 조합 연대 주민들도 참석해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를 함께 무력화해 나갈 것으로 약속했다.

양천연대 관계자는 "일부 투기수요를 잡기 위해 전체 주민을 투기꾼으로 호도해 노후주택을 방치하는 정부의 정책에 강력히 반대하고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같은날 국토부에서 안전진단강화에 대한 기존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취지의 발표가 나왔다. 이에 재건축 규제 반대에 반발하는 지역 주민 단체가 점차 확대됨에 따라 정부와의 갈등이 어떤 형태로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남동희 기자 ndh@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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