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임대업으로 변신한 '백화점' 문제는 '상생'

2018-04-02 16:38:49

[프라임경제] 국내 백화점업계의 성장 정체 문제에 앞서 이를 경험한 일본의 백화점들의 방향성이 타산지석이 되는 모양새다. 

수년간의 판촉행사와 증축, 신규 출점에도 총매출은 정체 국면으로 백화점의 몰락은 이미 예상 수순대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최근 백화점업계는 본업인 백화점업보다는 부동산 임대업으로의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   

실제 국내 백화점 총매출도 몇 년째 30조를 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이고, 작년 전국 백화점 매출을 보면 상위권 점포들 중에서도 증축이나 최근 신규 오픈한 지점, 사실상 복합 쇼핑몰 형태인 지점들을 제외하면 많은 점포가 역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하락하는 매출에 비해 높은 수수료 때문에 의류 업계도 백화점 유통채널을 외면하고 소비자들은 점점 더 온라인 쇼핑, 해외직구, 아울렛 등 다른 채널을 통한 구매를 더 선호하고 있다.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백화점 매출의 수익률은 대부분 3~5% 수준으로 불과 10년 전에 비해 반 토막 난 상황이다. 향후 백화점 3사의 출점 계획도 전무한 상황.

이에 백화점업계는 백화점업에서 벗어나 부동산 전략을 통해 성장 동력을 찾는 분위기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복합쇼핑몰에 집중하며 탄생시킨 스타필드 하남, 코엑스, 고양 등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작년 8월말 오픈한 스타필드 고양은 오픈 4개월여 만에 흑자로 전환됐다는 소식이다. 스타필드 고양은 작년 매출액 매출액 376억원, 순이익 35억원을 기록하면서 빠르게 흑자 전환했다. 실제 오픈 1달여만인 9월에 월간 실적에서 16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스타필드 하남 역시 4개월 만에 100억 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초고속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개발비만 1조400억원이 투자된 쇼핑몰이 오픈 4개월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비결은 스타필드하남이 쇼핑몰 운영사업자가 아닌 부동산임대업자란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스타필드하남은 이마트의 부동산 개발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와 미국 쇼핑몰 개발사 터브먼이 합작해 만든 부동산임대업자다. 스타필드하남은 1조원을 들여 쇼핑몰을 지었고, 이 쇼핑몰에 입점한 300여개 브랜드로부터 임대료를 받고 있다. 

즉, 쇼핑몰을 관리하는 회사(스타필드의 경우 신세계 프라퍼티)는 쇼핑몰의 총괄적인 관리와 마케팅만을 담당하고 쇼핑몰에 매장의 운영에는 별다른 관여를 없이 임차인으로부터 임대료를 받으며 운영되는 형태이다. 

때문에 이런 복합쇼핑몰 매장 내 대부분 판매 직원들은 매장에서 직접 고용되는 형태로 운영되고, 따로 운영 직원이 많이 필요하지 않아 스타필드 하남의 경우 연면적이 46만㎡에 달하는 초대형 복합 쇼핑몰에 22명의 종업원만 고용하는 등 운영 인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 

백화점의 경우 그 규모나 운영 형태와 상관없이 법적으로 백화점 업종의 경우에는 본사 직원을 30% 이상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스타필드보다 10배 이상의 인력을 투입하는 실정이다.

또 여기에 세부적인 면에서도 스타필드와 같은 복합쇼핑몰의 경우 매장들이 임대 형태인 만큼 입점 업체가 매장을 직접 시공하고, 세부적인 판촉행사 등은 입점업체들이 직접 진행해 본사 인력과 자본의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다.

스타필드 하남에 이어 스타필드 고양 역시 초고속 흑자 전환에 성공하자 유통산업에서 백화점 시대가 저물고 앞으로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부동산 임대 형태의 복합쇼핑몰이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한국보다 백화점의 쇠퇴가 먼저 진행 중인 일본의 경우 5대 백화점의 평균 영업 이익률은 2.5%인 반면 부동산 임대 사업의 이익률은 7~22%로 일찍이 유통업계에서 백화점을 정리하고 부동산 임대업을 전환, 전문화된 형태의 쇼핑몰을 선보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긴자에 있던 마츠자카야 백화점을 재건축해 △디올 △펜디 △셀린느 △발렌티노 △반 클리프 앤 아펠 등 유명 명품 브랜드들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테넌트로 입점한 복합쇼핑몰 긴자 식스로 재오픈하고, 지방도시들은 물론 주요 대도시들에서도 백화점 매장의 정리가 이뤄지고 있다.

일본과 스타필드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시대는 점점 백화점보다는 복합쇼핑몰로 이동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사업자는 백화점보다는 쇼핑몰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가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사업자의 기회 속에 쇼핑몰 입점 업체들의 기회도 찾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로 남겨져 있다. 

이들 역시 쇼핑몰 사업의 일부분으로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해야만 부동산 임대업 사업에도 빛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도전과 시작단계에 불과한 백화점업계의 변화가 이들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상생이란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추민선 기자 cms@newsprime.co.kr

<저작권자 프라임경제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프라임경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