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해부] KTB투자증권 ②지분구조… '새 막 열리기까지' 이병철 시대

2018-04-03 10:51:54

- 6개월 만에 마무리된 경영권 분쟁…안정기 접어들며 고객 신뢰 회복할까

[프라임경제] 권성문 시대를 마무리한 KTB투자증권이 이병철 시대를 맞아 새로운 도약을 다지고 있다. 8개월 정도 금융투자업계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린 두 사람의 경영분쟁설이 권 전 회장의 퇴진으로 귀결된 만큼 권성문 없는 KTB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1대 주주로 역할 '톡톡히' 한 권성문

2008년 KTB네트워크가 종합증권업 본인가를 받은 후 사명을 KTB투자증권로 바꿨을 당시 권성문 회장이 전 계열사의 지분을 본인이 소유하며 그룹의 모든 계열사들을 직접 지배하고 있었다.

그룹 핵심은 KTB투자증권으로 권 회장은 지분의 10.14%를 갖고 있었으며, KTB투자증권은 △KTB캐피탈(100.0%) △KTB자산운용(90.53%) △KTB엔터테인먼트(91.63%) △나라신용정보(51.0%) △KTB벤처스(100.0%)를 보유한 구조였다.

아울러 권 회장은 KTB투자증권그룹 계열이 아닌 △미래와사람(11.47%) △한국엠앤에이(99.97%) △한국기업투자(100.0%) 등 9개 계열사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었다.

이처럼 모든 계열사가 권 회장의 직접 지배하에 놓이면서 나름 수직계열화를 이뤄 비교적 지배구조가 투명한 편이었다.

2010년 5월 권 회장은 100억원이 넘는 현금을 동원해 지분을 확대했다. 권 회장이 대주주였던 게임회사 엔도어즈를 넥슨에 매각하면서 생긴 현금 중 일부를 KTB투자증권 지분 매입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를 위시해 석 달 가까이 연속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이며 주가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다음 해에도 두 달간 매일 자사주 5000주씩을 매입하며 금융투자업계의 화제를 모았다. KTB투자증권의 주가가 자회사인 KTB자산운용이 저축은행 사태에 휘말린 여파로 약세를 보이던 때였다.

다소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며 당시 실적도 기대치에 미치지는 못했다. KTB투자증권은 지난 2008년 이후부터 3년 내내 적자였다. 신규 사업의 적극적인 영업에도 기존 투자자산 평가손실로 334억원의 적자를 내는 부진한 성적이었다.

이에 그는 임원들과의 공격적인 지분 확보로 시장의 안정을 꾀했고, 당시 권 회장은 낮은 지분율로 인해 KTB투자증권에 대한 대주주 의지가 강하지 않다는 등의 지적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제 발 찍은 권성문' 이병철 입지 '쭉쭉'

그는 '투자의 귀재'라는 별칭답게 조금씩 지분을 늘려가며 KTB투자증권의 안정과 회사 내의 입지를 다지는 데는 성공했지만 단 한 번의 결정으로 아쉬운 결말을 내는데 그쳤다.

2016년 7월 KTB투자증권은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이병철 전 다올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같은 날 최석종 전 교보증권 구조화금융본부장은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출됐다.

이 부회장은 이사회에서 부회장으로 선임되기 약 4개월 전인 2016년 3월 경영투자를 목적으로 KTB투자증권의 지분 5.81%를 매입해 이미 KTB투자증권의 2대주주에 등극했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KTB금융그룹의 총괄 부회장에 선임될 예정이라는 전언이 돌아 책임경영 차원에서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병철 부회장 영입은 권성문 회장의 러브콜로 성사됐다. 권 회장은 잦은 경영진 교체, 실적 부진 등으로 침체를 보인 KTB투자증권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부동산시장 전문가로 꼽히는 이 부회장을 영입,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당시 KTB투자증권은 △KTB자산운용 △KTB네트워크 △KTB PE △KTB신용정보의 지분을 97~100% 보유하고 있었으며, KTB투자증권은 물론 KTB PE 등 계열사의 경영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행보가 권 회장이 KTB투자증권의 경영권 매각을 장기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관계자들은 경영권 매각 검토 등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시장의 KTB에 대한 관심은 끊이질 않았다.

권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KTB투자증권의 지분율은 특수관계인(신진호, 최희용, 이병철, 최석종)을 포함한 경우 32.65%에 달했지만 권 회장 개인 지분율은 20.22%에 머물렀었다.

반면, 이 부회장이 2016년 하반기부터 KTB투자증권 주식 매입에 집중적으로 나서며 5.81%의 지분율이 지난해 4월엔 13.60%까지 뛰어 양측의 격차는 7%대까지 좁혀졌다.

업계에서는 권 회장과 이 부회장의 지분 보유 경쟁을 시작으로 경영권 다툼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문까지 퍼지며 KTB는 바람 잘 날 없는 하루들을 보냈다.

'경영분쟁 본격화' 치열한 지분다툼

두 경영진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 것은 권 회장이 직원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부터다. 이후 금융감독원이 포착한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까지 받으며 집무실, 자택 압수수색 등으로 수사가 이뤄지자 권 회장은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권 회장은 장내 매수를 통해 KTB투자증권 지분율을 기존 21.96%에서 23.51%로 확대했다고 공시하며, 경영권 강화를 꾀했다. 6년 만에 지분 매입에 나선 것으로 같은 달 28일까지 잇달아 장내 매수해 결제일 기준 12월 동안에만 11차례에 걸쳐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긴급 경영현황 점검'을 이유로 긴급 이사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권 회장과 이 부회장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이사회 개최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 부회장을 해임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나돌았으나, 결국 특별한 안건 결의 없이 이사회는 마무리됐다.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는지 권 회장은 돌연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본인과 가까운 PE에게 넘기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매도참여권을 행사하지 않고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권 회장의 의도는 가로막힌다.

두 사람은 이 부회장이 KTB투자증권 부회장으로 선임되기 석 달 전인 2016년 4월 우선매수청구권을 주요 내용으로 한 주주 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권 회장이 자리를 지키는 데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결국 권 회장은 갈등 속에서 이 부회장의 조건을 받아들이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였던 권 회장의 지분은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으로 24.28%(1714만3226주)에서 5.52%(389만8270주)로 감소하게 됐다. 반면 이 부회장의 지분율은 14.00%(988만4000주)에서 32.76%(2312만8956주)로 늘어나면서 2대 주주에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와 함께 본래 거래 조건으로 명시됐던 권 회장 측 사외이사 2인(김용호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이훈규 법무법인 원 고문)의 사임도 예정대로 이뤄지며 권성문 체제가 막을 내리게 됐다.

또한 이 부회장은 권 회장이 12월 매수한 자사주 287만주와 기존 보유 중인 우선주 102만8270주(도합 5.52%)에 대해서도 특정 기간 내에 주당 5000원과 해당 시점까지 발생하는 이자를 포함해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이 부회장은 권성문 회장의 지분 1324만4956주(18.76%) 중 903만5051주(12.79%)에 대해 중국 기업과 손을 잡고 인수를 추진했다.

중국 판하이홀딩스그룹 계열 엠파이어오션인베스트먼트(Empire Ocean Investments)가 8.53%(301억원)를, 중국 쥐런그룹 계열 알파프론티어(Alpha Frontier)가 4.26%(150억원)를 나눠 인수하게 된다.

최근 이 부회장의 결제 대급 지급에 따라 주식 양도가 완료되며 KTB투자증권은 이병철 부회장은 지분 19.96%를 확보한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이 부회장 지분을 동반 매수했던 중국 판하이 그룹(8.53%), 중국 쥐런 그룹(4.26%)이 주요 주주로 참여한 새 지배구조를 갖추게 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이사회에서 "고객 신뢰와 주주가치를 극대화 하고 책임 있는 금융그룹으로 사회에 보다 공헌할 수 있는 새 도약의 원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20여년간 KTB를 이끌었던 권성문 회장의 퇴장이 다소 쓸쓸하기는 하지만 새 체제를 맞은 KTB가 경영권 분쟁을 통한 혼란을 씻어내고 과거의 명성을 넘어서는 증권사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한예주 기자 hyj@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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