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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원희룡 지사, 대통령 앞에서 감히 제물 발언을?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4.03 17:12:46

[프라임경제] 4·3 사건 해결, 즉 억울한 희생자에 대한 진상 규명 및 각종 피해의 보상 및 배상 논의가 올해를 기점 삼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제주도 현지에서 열린 추념식에 참석해 이 같은 점을 분명히 선언했기 때문인데요.

이 못지 않게 문 대통령을 맞아 각종 현장 목소리를 전달한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발언에도 관심이 모입니다.

원 지사는 서울에서 3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뒤 고향에 내려가 도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날은 도백 자격으로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오찬간담회에 자리를 함께 해 여러 요청을 넣었는데요.

원 지사는 "국가추념일 지정 이후에 대통령님께서 몸소 처음 참석했는데, 대통령 경호에 따르는 여러 제약이 따름에도 비표 문제를 최소화해 추념 역사상 가장 많은 유족이 온 식구들을 대동하고 올 수 있었다"고 짚었습니다.

그는 "(추념식 현장인) 4·3 공원에 직접 참석한 것만으로도 유족들이 정말 가슴으로 벅차했다"고 제주도민들의 특별한 정서를 현지 감각으로 잘 전달했습니다.

특히 원 지사는 "대통령님께서 국가원수로서 국가 공권력에 의한 폭력의 행사로 억울하게 희생당한 제주도민들에게 진정으로 국가원수로서 사과를 해주셨고, 앞으로는 이념이라는 그 이유로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공권력을 행사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진정한 화해와 평화를 선포를 하셨다"고 평가했는데요.

이어 "여러 미완의 과제들이 담긴 △배·보상 △트라우마센터 △군사 재판의 무효화 등 내용이 특별법 개정안에 담겼는데, 국회에서 본격적인 심의에 첫발을 못 떼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이 부분을 추진해서 우리 유족들의 한이 하루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제언했습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왼쪽)가 3일 추념식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등 귀빈을 안내하고 있다. ⓒ 제주도

중앙정치판을 오래 경험한 중진(많은 이들은 아직 원 지사를 초선으로 기억하기도 합니다. 보수정당에 몸담으면서도 개혁적 성향을 발휘하던 그 시기가 가장 빛나 보였기 때문이라고 누군가는 변명하기도 하던데요)답게 국제정치적 설명도 곁들여 축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4월, 5월에 한라에서 백두까지 남북의 평화와 진정한 통일의 기운을 이곳 평화공원에서 일으켜서 백두산까지 밀고 올라갈 수 있도록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치르시고 남북미 정상회담을 이곳 제주에서 열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언급했습니다.

아울러 이들 두 정상회담 이후에 3자간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식견도 덧붙였는데요.

그는 "이것이 4·3영령들에게 4·3 특별법의 개정, 남·북·미 정상회담 제주 개최가 4·3 영령들에게 드리는 가장 큰 제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이 '제물' 부분인데요. 현지 취재를 한 풀(Pool) 기자는 물론, 서울에서 보고를 받은 많은 언론사 간부들이 의아함을 표시했다고 합니다. 정말 제물이 맞냐고요.

제물삼다 등 억울한 희생양을 가리키는 뉘앙스로 잘 사용되기 때문인데요. 이 경우에는 사전적 의미 그대로 제사에 올리는 물건 등으로 볼 수 있어서 원 지사 발언이 문제가 없다는 풀이입니다. 실제로 잘못 기록한 것이 아니고, 그렇게 발언한 게 맞다는 확인이 있었습니다.

참고로 하나 덧붙이는 이야기로 끝을 맺도록 하겠습니다. 경상남도의 전통 도시 진주는 '진주검무'로도 유명한데요. 이 진주검무는 왜장과 함께 투신해 순국한 의기 논개에게 바치는 제물로 유래돼 전해진 것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이 경우의 진주검무 같은 제물로 제주에는 평화를 논의하는 국제 회담이 가장 좋겠다는 원 지사의 '일상 언어는 아니지만 감각적인' 표현이었던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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