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서현 버드나무 영상, 저작권 주체와 임의편집 불가 이유

2018-04-06 08:56:34

- 안보 비롯한 중요 이유나 제3자와 공유하는 저작권 사용 한결 까다로워

[프라임경제] #. 소녀시대 서현을 좋아하는 방송국 기자 A씨는 편성실에 근무하는 현 상황을 한껏 이용해 당국에서 제공한 평양 공연 예술단의 전체 자료 중 일부를 따로 편집하고자 한다. 단순 개인 소장용이 아니라 기사용이라는 명목으로 서현의 버드나무 열창 부분만 짧게 편성해 남기면, 두고두고 한반도 관련 기사 사용 때마다 널리 활용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에 청와대 측이 난색을 표한다면 이는 정당한가?

최근 평양을 찾은 우리 예술단이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친 가운데, 5일 밤에는 방송 3사를 통해 이 영상이 시청자들에게 전파됐습니다.

현장 중계를 한 게 아니라 받은 자료를 3사가 각자 튼 것이라 이리저리 채널 이동을 한 시청자들은 서로 조금씩 시간차가 있었음을 느끼는 진귀한 경험도 하셨을 텐데요(물론 현장 중계를 해도 생방송이 아니라 지연 중계를 기술적으로 하기는 합니다. 돌발상황이 염려될 경우인데, 김만철씨 일가 귀순 중계를 그렇게 했죠).

우리 당국에서는 예술단 방송과 관련해 우선 방송이 가능하도록 하고, 방송사 포털에 다시보기를 걸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단 이렇게 스트리밍서비스는 해 주되, SNS를 통한 배포는 할 수 없도록 조건을 달아, 기술적으로 속칭 '퍼가기''공유' 등을 하지 말도록 요청했습니다. 

이에 일부 언론사에서 청와대 관계자에 질문을 했습니다.

"평양 공연을 언론사가 전체 공연을 트는 방식이 아니난 주요 장면을 편집해 3~5분가량으로 편집하는 게 가능한지?"

이 문의가 들어갔는데, 이런 장면은 적당히 요점만 모아 붙여놓으면 요긴하게 각종 자료에 예능으로서만이 아니라 통일 등 다양한 이슈를 다룰 때 배경 영상으로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의 사례 같은 영상만 만든다면 먼 훗날 '돌아보는 소녀시대: 국내에서 한류로, 서울에서 평양까지' 이런 특집을 만들 때 그보다 더 요긴할 수가 없겠죠.

하지만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난색을 표했는데요. 편집본 만들기와 게시는 불가하다는 것이고 방송사에만 제공한다는 점도 재확인했습니다. 불공평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남북관계의 특수성상 출연진 및 북측과의 협의에 따라 일정한 제한을 걸 수밖에 없었던 사정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 다음 질문도 제기됐습니다.

"저작권은 우리 정부와 평양이 같이 갖는 것이고 방송사에는 (전체 영상의 5일 당일 송출 사용 및 홈페이지 다시보기) 사용권만 주는 것인가?" "일부 방송사 이에 자른 영상이나 장면 캡처 등은 허락이 전면(종편 등 다른 방송을 포함) 불가한 것인가?" 등 2개인데요. 답은 맞다는 겁니다.

여기서 이렇게 사용의 방식을 꼼꼼히 따져 부여할 근거를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간단히 말해, 나라의 물건을 쓰는 기본 구조는 이렇습니다.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하는 재산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국유재산법이나 공유재산 등 관리법에 따라 사용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저작권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자, 이번 공연 실황을 녹화한 물건이 과연 공공저작물인지, 혹은 허락을 받고 방송사가 찍은 자기 물건인지 논의가 있을 수 있는데요.

저 답변만 보면 전자로 보입니다(후자라도 대단히 활용 제약이 걸린 물건이라 실제 활용도 면에선 큰 차이가 없긴 합니다). 국가나 지자체의 공공저작물은 저작권법상 사용 허가를 받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저작권등록위원회에 등록된 저작물에 대해서는 국유재산법 등에 따라 사용 허가가 있어야 한다고 짚은 이들도 있는데, 이 경우라도 사용 허락을 받으면 되니 제약을 위한 법이 아니라 관리 차원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이 무사히 치러졌고 5일에는 방송3사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사진은 이 행사의 사회를 맡았던 서현이 평양 고려호텔에 도착한 장면. ⓒ 뉴스1

다만 국가안전보장에 관한 정보나 다른 법률에 따라 공개가 제한되는 정보가 포함된 경우, 개인 사생활 비밀 등이 포함된 경우는 자유 이용이 제한된다고 하는데요. 특히 공공저작물의 일부를 가진 있는 제3자가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위의 질문을 다시 보면 '평양'과 같이 갖고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정확한 형식의 계약(계약서라는 제목보다는 아마 양해각서로 짐작되는데)은 아마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간에 이뤄졌다고 표현되겠지만, 일단 서울과 평양이라고 대유법으로 말하기로 합니다.

바로 저 제3자와 저작권을 일부 같이 가진 경우라 제동이 걸릴 여지가 생긴 겁니다. 안보 문제 등과 교집합이 생긴 셈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부분도 함께 생각해봅니다. 자유 이용이 가능한 공공저작물에 대해서는 '상업적 이용' 가능 여부 및 '2차적 저작물' 작성 가능 여부에 따라 네 가지까지 경우의 수가 구분됩니다.

2차적 저작물은 원작은 가공해 새 물건을 만든 경우의 저작권 적용 개념입니다. 공연 하이라이트 부분만 모아 홈페이지에서 스트리밍하거나, 서현 부분만 따로 떼어내 방송사 홈페이지 한 구석에 모셔뒀다 나중에 이용하는 경우를 생각하면 쉽습니다.

그런데 이 점에서 청와대 관계자가 검토 후 난색을 표한 것입니다. 통일부와 문화체육부 등 문제와 관련된 여러 부처에서 미리 여러 경우를 꼼꼼히 검토해 본 결과 나온 결단으로 여겨집니다. 

못본 이들을 위해 전편을 다시 틀어볼 수 있는 호의를 방송사 홈페이지를 통해 보이는 외에, 어떤 형식으로든 재가공이 들어가면 북측과의 화해 기류 조성이라는 원목적에 역행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질문은 일종의 기우였는데, 결국 기우가 아닌 걸로 판명됐습니다. 일부 언론사 등에서 방송 장면을 포착해 사진 파일로 기사를 쓴 경우가 이미 발견됐기 때문이죠.

참고로 언론사에서는 공연 당일 취재진이 찍은 장면을 통신사 릴리스 등으로 쓰는 정공법이 있으니 굳이 이렇게 캡처를 하는 건 상도의가 아니라 할 수 있는데요, 굳이 말씀드리자면 한반도 정세 격변의 와중에 의미 있는 공연을 따로 기사로 남기는 중에 일어난 일이니 심정적으로는 이해 못할 바는 아닙니다.

여러 복잡한 저작권 활용 물밑 셈법까지 고려하며 일하는 통일 유관부처들 그리고 청와대의 건투를 기원합니다.  


임혜현 기자 tea@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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