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는 도구, '김동연 패싱'까지? '친한 척' 공항 공약 우려

2018-04-09 16:10:23

- 당장 선거에 눈 어두워 나중에 기재부에 광주 패싱 보복 당할 수도

[프라임경제] 강기정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자격으로 광주광역시장 선거를 위해 뛰고 있다. 다른 광역시들도 그렇지만 지역경제가 녹록하지 않다는점에서 도백 자리를 염두에 둔 그의 고심도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의원은 그런 점에서 '시민생활 살림은행' '공항 이전에 국민연금 공공투자 유치' 등 굵직한 이슈들을 다양하게 개발해 표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공항 이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높다. 그는 "군공항 이전사업은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총 5조7000여억원의 대규모 사업비가 투입되는 사실상 국책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국비를 한 푼도 지원받지 못하는 지자체 사업인데다, 연간 1000억원 수준에 불과한   광주시의 지방채 발행 규모만으로는 사업 추진에 한계가 있다"며 국민연금 끌어들이기의 명분을 제시한다.

▲공항 이전 공약의 주요 부분. ⓒ 강기정 예비후보 블로그

또한 "광주시는 민간 금융시장의 절반 수준인 3%가 넘지 않는 국공채 금리로 사업 자금을 조달하고, 국민연금은 안정적 장기 수익이 가능한 투자처를 확보함으로써 서로가 윈윈하는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공약 아이디어의 장점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평소 친분이 깊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만나겠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국민연금의 공공투자나 대여 등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나이브한 아이디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관련 부처 수장들을 깡그리 무시한 것이라는 비판도 성립 가능하다.

대여식이 아닌 투자라고 해도 문제가 남는다. 제102조 제3항에서는 "제2항제5호와 제6호에 따른 사업 외의 사업으로(즉 기금 본래 목적 사업 등) 기금을 관리·운용하는 경우에는 자산 종류별 시장수익률을 넘는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신의를 지켜 성실하게 하여야 한다"고 한다. 금융시장 절반의 금리로 이걸 충족하는 게 가능한지 의문을 낳는다. 그렇다고 '광주 시민들의 숙원인 공항 문제'가 국민연금 기금의 본래적 목적 사업일 리는 만무하다.

▲2015년 함께 대화 중인 강기정 전 의원(왼쪽)과 김성주 전 의원. ⓒ 뉴스1

이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능멸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도 맞닿는 일이다. 학자 출신인 박 장관은 기금의 공공투자와 관련 소극설을 주장하다 입각이 임박하니 입장이 바뀌었다는 비아냥까지 들었다. 그런 터에 감독부처인 국민연금 이사장만 따로 만나면 된다는 듯 이야기를 꺼낸 게 아니냐는 것.

아는 사람을 강조했고 이들을 먼저 만나겠다는 제스처일 뿐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김 이사장은 과거 국회 활동을 같이 한 인연이 있기 때문. 하지만 그렇게 애써 좋게만 보기엔 또다른 문제가 남는다. 바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문제다.

위 법의 제2항을 보면 "제2호의 경우에는 기획재정부 장관과 협의하여 국채를 매입한다"고 했다. 할 수 있는 재량 선택이 아니라, 필수 협의 의무로 읽어야 한다. 그런데 기재부 장관은 온 데 간 데 없고, '김부겸 접촉 가능'만 강조한다.

김 행안부 장관은 정치인으로서의 역량을 널리 검증받았다는 평. 험지인 대구 출마 등으로 저력과 뚝심을 과시한 바도 있다. 행안부 장관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일을 할 수도 있고, 현 정권과의 끈이 있다는 평 즉 '실세 장관'으로 평가받는다. 법적 협의 대상인 보건부와 기재부 수장들은 빼고 실세를 보면 된다는 발상은 대단히 위험한 게 아니냐는 우려로 이어진다. 그렇잖아도 '김동연 패싱 논란'으로 설움이 불과 집권 2년차임에도 뼈에 사무친 상황에서 이런 푸대접은 지나치다는 평.

김 부총리 진영은 패싱 논란을 극복하기 위해 무척 노력해 왔다. 실제로 다양한 이슈에서 세수를 충당하고 부족한 국고를 바탕으로 많은 일을 하고자 노력해 왔다. 이번에도 추경 통과를 당부하러 국회를 찾는 등 할 일을 다했다는 평 이상의 찬사를 듣기에 충분할 정도로 노력해 왔다.

▲김동연 부총리(왼쪽)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 뉴스1

보기에 따라서는 논란도 있겠지만,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 추진' 국면에서도 기재부가 외교부보다 오히려 더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자 뛴다는 소리도 나온다. 그래서 해당 부처에서는 '외교부 패싱'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불만까지 내놓는다고 한다. '센 부처인 기재부에서 달려드니 안 된다'는 자조론이 도는 이유로는 담당 부처 신설 등에서 외교부 바람이 물먹는 분위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지금 그런 부총리급 부처를 패싱하는 현상이 광역지자체장 선거판에서 벌어지고 있다. 5조7000억원짜리 구상을 마음대로 그리고, 이 중에 얼마를 공공기금 투자로 메워달라는 건지, 그 정당성은 왜 모두 엉뚱한 이들과 논의하자는 건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다.

나중에 기재부 예산실을 광주 공무원들이 어떻게 드나들라고 저러냐는 경악이 지방 관가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러 중앙부처나 지자체 공직자들이 예산 아전인수 전쟁을 벌일 때 광주는 공항 공약 덕에 손만 빨지도 모른다는 걱정인 셈이다.   


임혜현 기자 tea@newsprime.co.kr

<저작권자 프라임경제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프라임경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