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논란에 '자한당 올드보이들' 지방선거 어부지리?

2018-04-15 11:32:49

- 여론조사 많이 틀리는 지선 특성상 중요한 시기인데…도덕성 전쟁 요동칠 가능성 주목

[프라임경제] 댓글 수사가 엉뚱하게 번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초 야권에 불리한 이슈일 것으로 여겨졌던 댓글 수사는 친여권 인물의 조작 문제로 밝혀지면서 충격을 준 바 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현직 의원 관련설이 불거지면서, 지방선거 이슈로 부각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 중이다.

문제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댓글 문제에 연루된 것으로 압축된 데 끝나지 않는다. 그는 민주당 경상남도 지사 후보로 차출된 상황. 이 지역에서는 김태호 전 경남 지사가 자유한국당 구원투수로 낙점됐다. 두 인물은 이전부터 여러 리턴 매치로 악연을 이어온 바 있다. 두 맞수간 대결 구도에 김 의원 문제가 영향을 미치게 된 셈이다.

물론 김 의원은 1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댓글 조작 문제에 자신이 개입됐다는 내용(즉,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에 나선 당원 한 명과 수백 건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의혹)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력히 부인했다.

◆한 지역 도백 선거전에만 국한되지 않을 가능성

의혹에 정면 돌파하겠다는 김 의원의 의지가 굳건한 만큼 당장 역전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무리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 리서치플러스가 경남 지사 문제를 조사한 적이 있다. 지난 3월24~25일 이 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8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이 여론조사는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4%포인트다. 응답률 3.4%의 RDD 조사. 이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경남 지사 양자 대결에서 김 의원이 자유한국당 후보로 거론되던 박완수·윤한홍 의원을 오차 범위를 넘어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2년 총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경수 의원 유세 지원에 나섰다. ⓒ 뉴스1

김 의원은 46.5%를 기록하며 박 의원(31.6%)과의 양자 대결에서 14.9%포인트 앞섰다. 윤 의원(26.2%)과의 양자 대결에서도 45.6%를 기록하며 19.4%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달 들어 자한당이 승부수를 띄웠다는 것이다. 김태호 필승 카드 활용 즉 '전략공천'을 쏘아올리면서 김경수 잡기에 나선 터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두 인물은 국회의원과 도백 자리를 두고 여러 번 팽팽한 경쟁력 다툼을 해 온 호적수다. 이 상황에 음험한 조작 논란 이미지를 김 의원 측에 덧씌우는 선거전으로 치달을 경우 자한당의 역전이 전혀 불가능하다고 볼 수만도 없다.

▲김태호씨(오른쪽)가 경남 지사 선거에 나선다. 2012년 총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유권자들을 만나는 중인 그의 모습. ⓒ 뉴스1

실제로 지방선거는 여론조사가 제대로 맞지 않는 예가 적지 않은 특수성을 자랑한다. 광주광역시장직을 둘러싼 '강운태(당시 현직) vs 윤장현' 매치에서도 강운태 진영 압승이 예측됐지만 윤장현 시장 체제 탄생으로 귀결됐고, 인천광역시장 선거전에서는 '안상수(당시 현직) vs 송영길' 구도에서 안 당시 시장의 우세가 점쳐져지만 결국 송영길 신임 시장 탄생 이변이 빚어졌다.

그 다음 지방선거에서도 인천은 '송영길(당시 현직) vs 유정복' 대결은 현직이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이것이 뒤집히는 변덕을 보여줬다. 유정복 후보가 실제 전투에서는 역전, 현재 그가 시장으로서 인천 시정을 집행하고 있다. 당락 정도는 맞출 수 있는 서울 정도만 빼고는(그나마 서울도 득표율 전망에서 아슬아슬한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지방선거 여론조사는 도무지 안심할 수 없다는 소리가 나온다.

문제는 '전면적인 도덕성 전쟁'으로 프레임이 짜여질 경우다. 한 지역에서만의 후보 개인 신상 문제가 아니라, 도대체 이런 민주당을 왜 심판하지 않냐는 중간선거 전략으로까지 맞닿을 수 있다.

이 경우 큰 업적으로 현직 메리트를 확실히 누리지 못하는 상황인, 우세론 정도인 민주당 후보가 받을 타격은 예상 외로 클 수 있다.

◆무난한 양승조로는 '충남 피닉제' 부활 못 꺾는다?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도백 꿈을 꾸고 있는 무대인 인천광역시장 선거판. 자한당 선발로 나오는 현직 유정복 시장에 그가 맞설 시나리오가 이런 타격 우려의 전형적 예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물론 유 시장은 '전형적 올드보이'인 김태호씨와는 약간 결이 다른, 테크노크라트 이미지에 가깝다는 지적도 있다). 박 의원은 재선 의원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다. 그럼에도 아직 인천시장 '예비후보'의 꼬리표를 떼지 못한 상황. 김교흥-홍미영 두 예비후보와의 대결을 통해 결과를 받아야 한다. 심한 경우 결선투표를 치러야 하는데, 결국 이 과정에서 17일을 훌쩍 넘겨야 정식 공천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전쟁에 임하는 아까운 시간을 불확실한 구도에서 흘려보내고 있는 셈이고 그래서 아직 유 시장과의 대결 자체도 시나리오라고 밖에 평가할 수 없다. 그런데 김경수발 댓글 파장이 수도권으로 넘어오는 건 악몽이다.

이런 터라면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이라는 희망적 예상만으로 버티기 어렵다. 리얼미터가 4월9~10일간 진행해 내놓은 RDD 조사에 따르면(인천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 2만4163명에 통화를 시도한 방식으로 오차 등 신뢰성은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4.2%. 기타 자세한 조사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할 수 있다), 박남춘 vs 유정복 대결을 가정시, 박남춘 49.8% 1위, 2위 유정복 22.9%로 예측된다. 박 후보가 현직 유 시장 대비 26.9%p 높은 것으로 조사된 셈이다.

더욱이 인천권은 여론조사에서 까다로운 지역적 특성이 있으며, 박 의원은 그 자신의 도덕성 논란을 안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박 의원은 △5공화국 당시 보안사 장교로 근무, 녹화사업에 연루됐다는 설 △(청와대 근무자이면서도)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피해가 있을까 우려돼 뉴욕에서 도피생활을 했다는 설 등 '가짜뉴스에 시달리는 대표적 후보'에 해당한다. 예비후보 꼬리를 어서 떼 본격적 진검승부를 해봐야 할 초조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

◆무난한 양승조로는 '충남 피닉제' 부활 못 꺾는다?

충청남도 지사 자리를 둘러싼 대결 역시 김경수발 파장에 크게 출렁일 수 있는 상황이다.

충남 도백 자리 쟁취를 위해 민주당에서 택한 선량은 양승조 의원. 한편 자한당이 택한 공격수는 이인제 전 경기도 지사다.

이 전 지사는 당적을 옮긴 철새 논란이 있고, 올드보이 이미지가 강하다. 불사조(피닉스)에 그의 이름을 더한 피닉제라는 별명마저 회자된다. 양 의원이 선수에 비해서는 뚜렷하게 떠오르는 업적이 많지 않은 '무난한 인물'이라는 점을 거론하는 이들도 있으나, 올드보이 대 개혁적 인물이라는 구도만으로 잘 흘러갈 것으로 예측됐었다.

8~9일 리서치플러스가 충남 유권자 806명을 대상으로 양승조 vs 이인제 대결 여론조사를 진행한 바에 따르면, 양승조 47.0%에 이인제 29.2% 득표 가능성이 점쳐졌다(유선전화 및 무선전화 ARS 병행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4.2%이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러나, 새 변수가 생긴 것이고 무난하게 도청 진입을 꿈꾸던 양승조 캠프에서는 무난하게 대응하다 무난하게 지는 최악의 국면을 대비해야 할 상황을 맞게 됐다. 

도덕성 문제가 단순히 댓글 분란에서만 기인하지 않는다는 점 역시 각 지역에서 자한당 올드보이들의 반사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더 키운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도덕성 논란을 청와대가 감싸려 하고 있지만, 자한당에서 촉발시킨 검찰 고발에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질의 전략을 택하면서 일이 수습되기 보다는 오히려 상처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청와대의 국정 전반 운영 구상과 그에 필요한 인재 대책으로는 불가피한지 몰라도,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민주당에게는 달갑지 않은 것.

▲신보라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4월 국회를 김기식 방탄 국회로 쓰지 말라고 비판했다. ⓒ 뉴스1

한국의 대표적인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10일 "무엇보다 김기식 원장이 금융감독원장의 자질과 업무의 중요성·시급성을 잘 알고 있을 터, 스스로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옳다"며 조속한 사퇴 결단을 촉구했을 정도로 여론은 좋지 않다.

신보라 자한당 원내대변인이 14일 "4월 국회를 김기식 방탄 국회로 만드는 상황"이라고 짚은 정도만 해도 이미 지방선거로의 나비 효과 우려가 나돈 바 있다. 그 정도로 원내 사정 등 정치 상황은 개헌과 추경 이슈, 거기에 방송법 고치기 등 각종 문제가 버무려져,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만으로 돌파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터에 또다른 도덕적 타락 의혹에 말려든 인물이 나오고, 그 의혹을 벗을 때까지 그가 감수할 손해가 클 수밖에 없으며 그 손해 중심 인사가 '노짱의 마지막 비서관'인 만큼, 다른 민주당 지방선거 주자들에게 연쇄적 파장이 가지 않을 수 없다는 전망이다. 아직까지도 자한당 주변에서는 자살한 고 노 전 대통령 주변 비리 의혹을 다시 수사해야 한다는 소리를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전쟁이 '너희는 뭐가 깨끗하냐'는 냉소적인 도덕성 프레임 전쟁 그리고 중간선거로까지 악용(?)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임혜현 기자 tea@newsprime.co.kr

<저작권자 프라임경제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프라임경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