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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앞에 선 트럼프의 유체이탈 화법? 북·미 대화 고삐 포석

지지 단어 사용해 남측에 역할분담 신호 중요한 의미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4.18 08:41:39

[프라임경제] 남·북 정상회담이 목전에 닥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여러 결의 목소리를 동시에 내고 있어 주목된다.

우리 당국은 북측과 우리의 회담 대화 성공 여부에 미국과 북한간 대화가 큰 폭으로 영향을 받는다고 판단, 대단히 공들여 업무를 준비 중에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상 발언이 주목된다. 

일종의 유체 이탈 화법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사실상 북측과 대화를 준비함에 있어서 고삐를 여전히 쥐고 있겠다는 포석으로 보면 된다는 풀이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대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남측과 북한과의) 논의가 잘 되지 않으면 (북·미)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발언 와중에 그는  "우리는 우리가 취해온 매우 강력한 경로(북한에 대한 압박)를 유지할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고보자"고 제언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북측과 미국간 정상회담을 위한 고위 채널의 논의가 상당히 진전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도 함께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은 6월 초나, 논의가 잘 되면 그보다 더 일찍 열릴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 6월 초 시나리오는 이미 나온 바 있어 새로운 것은 아니다. 다만 그는 "북측과 미국의 회담 개최 후보지로 현재 5개 지역이 검토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또 "그들(남과 북 양측)은 종전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는 그 논의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일반 영어의 blessing은 축복을 의미하지만, 외교적으로는 지지나 승인을 의미하는 것으로 활용된다.

일본이 한반도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상황에서, 일정한 속도 조절론을 꺼내든 립 서비스가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한 지점이다. 아울러, 북측에 대한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전략으로 밀어붙이겠다는 뜻도 시사한 셈이다. 

압박은 미국이 계속할 테니, 우리 당국이 잘 준비해서 일단 27일 회담에서 좋은 성과와 분위기를 만들고, 그 다음에 미국이 북측을 만나 핵 무장 해제 등 최종적 목표를 논의하자는 역할분담론이 부각된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의 노고를 '지지한다'고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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