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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연이은 원장 사퇴...'진퇴양난' 금감원

 

김수경 기자 | ksk@newsprime.co.kr | 2018.04.18 15:46:56
[프라임경제] 많은 국민들의 바람과 달리 김기식 금융감독원장(금감원장)이 결국 자진 사퇴했다. 얽히고 얽힌 이해관계가 결국 그를 옭아맨 것이다. 

그의 등장으로 많은 개혁이 이뤄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국민들은 청와대 청원에 국회의원 전수조사를 외치며 김 원장의 사퇴에 대해 불만을 품었다. 그 불만은 현재 청원 이틀 만에 20만명의 서명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하나금융지주 시절 채용 특혜 비리에 휘말린 최흥식 전 원장의 후임으로 들어온 김 원장의 경력은 화려하다. 

그는 참여연대 창립 발기인으로 시작해 18년 동안 주요직을 맡으며 활동했다. 또 19대 국회에서는 정무위 위원으로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임원추천위원회 의무화, 순환출자 금지, 은산분리 강화 등을 이뤄내며 금융개혁 혁신에 누구보다 앞장선 인물이다. 

여기 더해 삼성의 차명계좌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등 재벌개혁에 나선 결과 '저승사자'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그만큼 업계에서는 그의 등장을 긴장했고 국민들은 열광했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듯 김 원장은 취임과 동시에 서슴지 않은 행보를 보였다. 일례로 그는 저축은행 대표들에게 "고금리 대출이 과도하거나 기업 대출이 부진한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대출 영업을 일정 부분 제한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산운용사 대표들에게는 "일반 투자자들의 신뢰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투자자의 다양한 수요에 부합하는 혁신적 상품을 개발, 펀드 운용과정에서도 수탁자 책임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제언을 남기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금융권 내 젠더 차별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하며 전반적인 개선을 약속한 첫 금감원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김 원장은 계속된 해외출장 논란과 문제없다던 후원이 다시 위법으로 매듭지어지며 사의를 표했다. 물러나면서도 그는 "금융개혁과 사회경제적 개혁은 그 어떤 기득권적 저항에도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개혁은 계속돼야 한다'는 그의 말은 그 어느 것보다 공감하지만, 연이어 두 명의 원장을 보낸 금감원에게는 버거운 과제다. 차기 원장의 임명도 철저한 검증과 남북 정상회담, 전국 지방선거 등의 이유 탓에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당장 금감원은 원장직이 공백이어도 기존 경영혁신 TF나 채용비리 검사, 삼성증권 배당 사고 처리와 같은 일들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수장직 공백이 길어질 경우 앞 닥칠 어려움을 극복하기는 어렵다. 하루빨리 걸맞은 수장과 함께 국민들에게 신뢰와 안정을 줄 수 있는 당국으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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