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기대감 너무 높았나" 잘 나가던 바이오株 휘청

거품논란·임상실패·회계처리 문제 악재에 상승세 멈춰

이지숙 기자 | ljs@newsprime.co.kr | 2018.04.19 17:38:55

[프라임경제] 고공행진하던 바이오주가 휘청이고 있다. 거품논란에 계속되는 임상 실패, 회계처리 문제 등의 악재까지 겹치며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1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2월28일 대비 100% 이상 상승한 코스닥 상장사 59개 종목 가운데 제약·바이오업종이 10개 종목(16.9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품 등 화학물질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비임상업체인 바이오톡스텍(086040)은 지난 12월28일 7020원에서 지난 18일 2만2000원에 마감해 213.39% 뛰었다. 바이오톡스텍은 제2의 가습기 사태를 막기 위한 화평법 개정안 시행이 임박하며 관련 업체들의 수주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입어 최근 상승세를 키워왔다.

같은 기간 삼천당제약(000250), 안트로젠(065660) 등도 각각 207.44%, 201.52% 올라 200% 이상 상승률을 보였으며 대성미생물(036480, 162.02%), 동구바이오제약(006620, 135.63%), 진매트릭스(109820,121.60%) 등은 100% 이상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미국 신약개발업체를 인수한 필룩스(033180)가 지난 12월28일에서 18일까지 무려 541.63%의 상승률을 보였고 인스코비(006490)와 삼일제약(000520)도 각각 511.11%, 326.14% 점프했다.

하지만 잘 나가던 제약·바이오주는 최근 계속되는 악재에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임상 지연·실패 등의 소식이 나올 때마다 관련 종목 다수가 영향을 받고 있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의약품업종지수는 전일 대비 5.29% 하락한 1만1416.76, 코스닥시장에서 제약업종지수는 3.91% 내린 1만2602.61로 마감했다.

이날 안트로젠(065660)은 전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당뇨병성족부궤양 줄기세포치료제 'ALLO-ASC-SHEET'의 임상 일정이 5개월 연기됐다고 밝히며 주가가 8.36% 하락했다.

제넥신(095700)도 지난 17일 줄기세포 기반 항암체료제 파이프라인 GX-02, GX-051에 대한 개발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히며 주가가 나흘째 하락세를 타고 있다.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퇴행성 골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조인트스템'의 의약품 조건부 품목허가가 거절된 네이처셀(007390)은 3월16일 종가기준 6만2200원이었던 주가가 19일 3만1100원까지 하락하는 등 반토막 난 상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2일 연구개발비를 과도하게 자산으로 처리한 제약·바이오기업에 대해 회계감리에 착수한 점도 제약·바이오주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상장사 대부분이 지난해 결산에서 연구개발비를 비용 대신 자산으로 회계처리한 부분이 문제가 된 것.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우 연구개발비 비중이 높은 만큼 비용처리를 하지 않을 경우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왜곡 현상이 발생한다. 

신약에 대한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지만 아직까진 영업이익이 크지 않아 지속적으로 '거품 논란' 의혹을 받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18일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중소형주 시장의 바이오 버블이 시장 건전성을 심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많은 업체들이 비정상적인 고평가를 받고 있고 버블 붕괴가 사회적 논란거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연구원은 "글로벌 픽파마들에게 라이선스아웃을 한다고 해도 최종 임상을 통과할지 불투명하고 당국의 판매승인을 받을 확률은 더욱 낮다"며 "판매승인을 받는다고 해도 국내업체들이 개발한 약이 의미있는 판매를 기록할 가능성은 일부 바이오시밀러를 제외하고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진행되는 중소형주 시장내의 바이오 버블은 과거 IT버블보다 사회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인 여파가 더 클 것"이라며 "무늬만 바이오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많은 투자자들이 검증도 하지 않고 뉴스에만 의존한 매매를 하고 있는 만큼 바이오주를 제외한 건전한 성장을 하는 중소형주들로 바구니를 채워갈 때"라고 말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