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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노량진 스타벅스' 공감 없는 논란

 

하영인 기자 | hyi@newsprime.co.kr | 2018.04.19 19:07:46

[프라임경제] 최근 '카페불모지'라 불리던 노량진에 스타벅스가 들어서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다. 그 상권 분석을 꼼꼼하게 재고 따지고, 입점한 건물의 가치까지 올려준다는 명성의 스타벅스가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노량진은 상권 특성상 공시생이 많아 카페에서 공부하는 이들, 일명 '카공족'이 진을 쳐 몇몇 카페는 결국 문을 닫고야 말았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전해지는 곳이다.

해당 매장 오픈 일시에 맞춰 한 커뮤니티에 내부 전경이 올라왔고 스타벅스는 여론의 뭇매에 시달렸다. '다른 매장과 비교해 유독 테이블이 낮고 콘센트도 적다. 이건 카공족을 외면하는 것' '스타벅스가 카공족과 전면전을 선포했다'는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한편으로는 스타벅스가 머리를 잘 굴렸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스타벅스 측은 별다른 의도는 없다며 건물과 계약 관계와 전압 안전 수칙에 따라 롯데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등 콘센트가 아예 없는 매장도 일부 있다는 입장이다.

뭐가 그렇게 다른지 278㎡(84평), 2층 규모의 스타벅스 노량진역점을 훑어봤다. 1층에는 긴 원목 타입의 테이블이 중점적으로 놓여 있었고 여기에는 콘센트가 달려있다.

2층에는 일반적인 테이블도 있지만 다소 불편할 여지가 있는 낮은 테이블도 눈에 뛴다. 그럼에도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손님으로 가득하다. 담소를 나누는 이들부터 노트북을 두드리거나 공부하는 이들까지 제각각인 모습이다.

다만 여론에 콘센트가 단 4개라고 노출된 것과는 달리 콘센트는 중앙에 있는 소파에서, 맨 안쪽 의자에서도 더 발견할 수 있었다. 일반적인 테이블이 없다거나 공부하는 이가 없는 것도 아니건만 이토록 논란이 될 소지가 있었는 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노이즈마케팅으로 작용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기사들과 블로그를 대조하면 뉘앙스는 더욱 확연히 갈린다. 커뮤니티를 시작으로 조작된 논란처럼 비칠 만큼 체감되는 분위기는 그만큼 상이하다. 공시생들이 오래 앉아 있을까봐 스타벅스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콘셉트를 적용했다는 의혹의 화살은 스타벅스 불매운동이 아닌 카공족에게 쏘아졌다.

연간 1조2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스타벅스코리아가 노량진 카공족에 시달려 어려워질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겠다. 설사 테이블 회전율은 낮을지 몰라도 인근 커피숍이 적은 만큼 테이크아웃 손님도 적잖이 보였다.

콘셉트 논란은 모르겠고 만일 스타벅스가 매장을 철수한다면 그땐 체면을 구겼다고 볼 수 있겠다.

스타벅스는 입점할 때 5년 이상 장기계약을 맺을 뿐 아니라 상징적인 의미가 더해져 건물 매각 시 프리미엄이 붙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건물주들은 스타벅스를 입점시키기 위해 신축·리모델링을 해준다거나 매출에 비례하게 임차료를 내는 수수료 매장 형태를 허용해 주는 경우도 있다. 노량진역점도 짐작건대 괜찮은 조건으로 계약하지 않았을까.

손님을 카공족과 비카공족(?)으로 구분 짓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카페 주인이 격분하는 거라면 모를까 오히려 일반 소비자들이 공부하는 이들 눈치가 보인다면서 더 배척하고 있다. 그렇게 불편한 이라면 되도록 시간제 룸카페를 권하고 싶다.

나만의 공간이 아닌 너와 내가 우리가 함께하는 곳에서는 서로 배려가 필요하다. 시끄럽게 한다고 흘겨보지 않게 스스로 정도는 지켜야 한다. 카페에 오래 앉아 있고 싶다면 혼자라도 메뉴 여러 개는 기본으로 시키자. 옆자리 소음을 못 참겠으면 자리를 뜨는게 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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