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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대우조선·STX조선 '좀비기업' 지칭 논란

울산시당 유인물에 항의 봇물···경남도당 나서 진화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8.04.20 11:01:54

[프라임경제] 자유한국당(한국당) 울산시당이 홍보물에 대우조선해양(042660) 및 STX조선해양을 '좀비기업'으로 지칭해 경남 지역 노동자와 유권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상위 조직인 경남도당이 나서 사과 성명을 내고 시정조치를 약속했지만 지방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지역 정서를 자극했다는 점에서 후폭풍이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울산시당 앞서 지역 경제 거점인 현대중공업이 정부의 조선산업 발전전략에 따른 지원에서 빠진 것을 지적하는 내용의 홍보 유인물을 제작해 배포했다. 해당 홍보물에는 '국민혈세로 연명하는 좀비기업(대우조선, STX조선 등) 살리느라 현대중공업은 죽고 있다'는 문구가 제목으로 삽입됐다.

이 같은 표현은 구조조정과 경영정상화 여부에 생계가 달린 노동자와 이들 업체가 입지한 경남 거제·창원 주민을 졸지에 '세금 잡아먹는 괴물'로 치부한 것으로, 정부 지원에 대한 여론을 호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소지가 크다.

결국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STX조선지회와 노동자생존권보장 조선소살리기 경남대책위원회(조선소살리기 경남대책위) 등 관련 단체가 공식항의하고 투쟁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놓은 뒤에야 한국당은 한 발 물러선 모양새다.

경남도당은 지난 19일 '울산시당 정책홍보물에 대한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관련 입장을 전했다.

이들은 "울산시당에서 제작한 정책홍보물에 포함된 부적절한 표현에 대해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은 즉각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정요구 조치를 했다"며 "울산시당이 실수를 인정하고 즉각 배포를 중지, 수거작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울산시당은 현대중공업의 일방적 주장과 의견을 담은 정책홍보물로 인해 대우조선과 STX조선 근로자와 가족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것에 대해 깊은 사죄의 마음을 발표하고, 앞으로 이런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부적절한 표현을 홍보물에 버젓이 유포한 것을 단순 '실수'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한국당의 현실 인식이 다소 안이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조선소살리기 경남대책위는 논평을 내 "(자유한국당이)경남지역 노동자들의 고통분담은 외면하고, 여전히 기업과 노동자를 분리해 생각하는 홍보물을 발행 중"이라며 "이런 입으로 노동자와 함께 싸우자고 호소하는 것은 웃지 않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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