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소싱 업계 "특성 고려해 장애인 고용 제도 개선" 강조

2018-04-24 12:07:05

- "장애인 고용 앞장 섰지만..." 일괄적 기준에 우는 아웃소싱 업계

[프라임경제] 아웃소싱 업계는 타 업종에 비해 장애인 채용이 활발히 이뤄지는 산업임에도 정부가 정한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지난 2017년 10월 제니엘의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 제니엘플러스에서는 카페오카페를 열었다. ⓒ 제니엘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체 중 의무고용률 상위 1위~19위까지가 아웃소싱 업체인 것으로 조사됐다. 

박관식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촉진이사는 "2017년 6월 기준으로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체 중 의무고용률 상위 19위까지가 모두 아웃소싱 업체며, 이들의 고용률은 8%가 넘는다"고 밝혔다. 

또 "아웃소싱 업계의 장애인 고용률은 타 업종에 비해 높은 편"이라며 "장애인 의무고용을 초과해 고용장려금을 가장 많이 받는 산업군 역시 아웃소싱 업계"라고 강조했다.

◆ "업계 특성 전혀 고려 않돼" 획일화 된 정책이 문제 

현재 아웃소싱 업계는 장애인 고용에 적극적이다. 정부 관계자도 이를 수긍한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장애인근로자 고용 저조기업(공공 1.8%, 민간 1.35% 미만) 명단에 오른 539개소 중 아웃소싱(인력공급) 업체가 9곳이 포함됐다. 대부분이 상시근로자 1000명 이상의 대형업체였다.

이에 대해 아웃소싱 관련 업계는 "아웃소싱 기업은 규모가 커질수록 근로자가 많아지는 반면, 근로자 1인당 매출과 영업이익은 규모와 상관없이 절대적으로 낮은 편이다"고 강조했다.  

1인당 매출액이 높은 업종으로 분류되는 제약업계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욱 극명하다. 실례로 2017년 광동제약은 1인당 11억508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웃소싱 업계는 1인당 적게는 3000만원에서 많아야 3500만원의 매출을 올릴 뿐이다. 

업계 평균 수수료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파견 5%, 도급 3%대 수수료만이 인건비에 추가될 뿐이다. 매출 대부분이 고스란히 인건비로 지불되는 구조다.

2017년 '저조기업' 리스트에 올랐던 한국고용정보는 1998년 설립된 20년차 중견기업으로 작년에 1176억원의 매출과 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한국고용정보의 2017년 1인당 매출은 3447만원(고용노동부 발표 직원 수 기준)이며, 1인당 순이익은 73만원에 불과하다. 당기순이익은 매출 대비 2%를 조금 넘을 뿐이다. 

아웃소싱 업계 한 관계자는 "현 정부의 장애인 고용 정책이 아웃소싱 산업의 특수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정책"이라며 "장애인 고용 정책의 목적이 장애인 고용 창출이 아닌 부담금 징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고 하소연했다. 

장애인 고용이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아웃소싱 업체가 만년 '을'일 수밖에 없기 때문. 인력 공급을 의뢰하는 고객사가 장애인 채용에 반대하면 업체로선 뾰족한 수가 없다. 입찰을 수주할수록 장애인 의무고용률만 늘어날 뿐이다. 

결국 매출 중 일정 비율이 '장애인 고용부담금'이라는 비용으로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는 "만년 을인 아웃소싱 업체가 고객사에게 장애인 고용을 요구할 수 없지 않겠나"라며 "부담금이 부담돼도 별다른 방법이 없다"라고 푸념했다.

◆아웃소싱 업계에 부는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바람

이같은 정부 정책에 대한 아쉬움과는 별개로 아웃소싱 업계는 꾸준히 장애인 고용에 앞장서 왔다. 특히 이미 오래 전부터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을 설립해 운영 중인 곳도 많다.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제도는 사업주가 장애인 고용을 목적으로 일정 요건을 갖춘 자회사를 설립할 경우, 자회사가 고용한 장애인을 모회사에서 고용한 것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다. 

실례로 제니엘은 2011년 '제니엘플러스'를 설립해 장애인 고용에 앞장서 왔다. 현재 85명의 장애인 근로자가 근무 중이며, 그 중 63명은 중증 장애인이다. 

제니엘플러스 소속 장애인 근로자의 주 업무는 카드배송, 헬스키퍼, SNS홍보, 카페 업무와 HR컨설팅 등이다. 2016년에는 정부로부터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기도 했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업무성과가 우수한 장애인 사원을 대상으로 해외연수도 계획하고 있다. 오는 4월30일부터 5월3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장애인 사원 10명과 비장애인 4명이 일본의 장애인 시설을 방문하고, 오사카, 나라, 교토 지역 문화도 체험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장애인 근로자 추가 고용을 검토하고 있다. 제니엘 관계자는 "금년 상반기 중 발달장애인 20여명을 추가 고용해 카페사업을 확대하거나 시각장애인 10여명을 고용해 치료 목적의 지압원을 운영하는 사업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 중"이라고 알렸다.

▲효성ITX 장애인 표준사업장 행복두드리미 직원들은 효성ITX의 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 효성ITX



효성ITX는 2013년 10월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행복두드리미'를 설립했고, 2016년에 5호점까지 확대했다.

현재 네일아트, 헬스키퍼, 매점운영 등의 영역까지 장애인 근로자의 직무를 확대했으며, 지속적으로 장애인을 채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장애 특성에 맞는 신규 직무를 개발해 새롭게 업무지원팀을 꾸리기도 했다. 해당 업무 장애 근로자들은 교육자료 제본, 코팅업무, 우편물 배송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행복두드리미에는 50여 명의 장애인 직원이 정규직으로 근무 중이며, 대다수가 고용시장에서 가장 취약한 중증 청각, 발달장애인 근로자들이다.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에는 '올해의 편한 일터 우수상'을, 2016년과 2017년에는 2년 연속으로 고용노동부로부터 '장애인 고용촉진 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에는 고용노동부와 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장애인고용 우수사업주 인증서'를 받았다.

효성ITX 관계자는 우수한 업무 능력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장애인 근로자를 소개하기도 했다. "행복두드리미 1기로 입사한 여성 중증 청각장애 바리스타는 우수한 업무능력과 탁월한 리더십으로 우수 바리스타로 선정된 후 입사 4년차에 한 지점의 관리자로 승진해 근무 중"이라며 "이는 관리자는 비장애인만 가능하다는 사회적 편견을 깬 사례"라며 자랑스러워했다.

장애인 운동선수를 고용해 안정적으로 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업도 있다. 

한국고용정보는 지난 13일 스포츠마케팅사인 갤럭시아에스엠과 '장애인 운동선수 추천 및 지도교육' 계약을 체결하고 장애인 운동선수 36명을 직접 고용했다.

손영득 한국고용정보 대표는 "장애인 고용이라는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제일비엠시는 장애인 근로자의 사기증진과 화합을 위한 걷기 행사를 개최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근로자들이 90분 동안 관악산 입구에서 낙성대 공원에 달하는 3.8km의 거리를 함께 걸으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아웃소싱 업계 한 전문가는 "아웃소싱 업계는 현재까지 활발한 장애인 고용이 이뤄져 왔고, 어떤 회사도 '장애인 고용'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부정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업계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정부의 일률적 장애인 고용 정책이 낳은 과도한 의무가 너무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 고용의 양적 증가와 더불어 질적 향상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지금이야말로 산업 특성을 고려한 발전된 정부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조규희 기자 ckh@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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